살아야 하는 이유 - 불안과 좌절을 넘어서는 생각의 힘
강상중 지음, 송태욱 옮김 / 사계절 / 2012년 11월
장바구니담기


글자들 사이에 깊은 골짜기가 흐른다. 문장들 사이에는 더 깊은 골짜기가 흐른다. 글자와 문장 사이의 골짜기를 건너는 것이 읽는다는 행위다. 건너면서 내려다보는 골짜기는 사람만큼 다르다. 일부러 보지 않아도 보이고 마는 얕은 골짜기가 있고 깊이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아득하고 캄캄한 골짜기가 있다. 읽는 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골짜기라 그 골짜기는 곧 그 사람이다. 그러니 읽는다는 것은 곧 자신을 읽는 일이다. 그 골짜기에는 무수한 시간이 흐른다. 죽어 있는 것과 살아 있는 것의 시간이 흐른다. 연민과 분노, 슬픔과 긍지, 회한과 쾌락이 흐른다. 그 골짜기를 들여다보는 것은 두려우면서도 설레는 일이다. 뭔가를 이해한다는 것이 그런 일이다. -196쪽

조금 전 저자 강상중이 보내온 '한국어판 서문'을 읽었다. 묵직한 울림이 전해졌다. 내 안에서는 글자 하나하나가 다시 제자리를 찾느라 분주하다. 버려진 말들이 생기를 찾아 꿈틀거린다. 내 안의 시간이 스멀스멀 기어 나와 골짜기에 드러눕는다. 같이 운다.
강상중이 이 책에서 하고 싶은 말을 그대로 옮긴다.
좋은 미래를 추구하기보다 좋은 과거를 축적해가는 마음으로 살아가야 한다. 두려워할 필요도 없고 기가 죽을 필요도 없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도 괜찮다. 지금이 괴로워 견딜 수 없어도, 시시한 인생이라 생각되어도, 인생이 끝나기 1초 전까지는 언제든 좋은 인생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특별히 적극적인 일을 할 수 없어도, 특별히 창조적인 일을 할 수 없어도, 지금 거기에 있는 것만으로 당신은 충분히 당신답다. 그러니 녹초가 될 때까지 자신을 찾을 필요 같은 건 없다. 그리고 마음이 명령하는 것을 담담하게 쌓아 나가다 보면, 나중에 돌아보았을 댄 저절로 행복한 인생이 되어 있을 것이다. -197쪽

그리고
우리는 덧붙인다. 죽지 마라. -198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식탐 - 길 내는 여자 서명숙 먹으멍 세상을 떠돌다
서명숙 지음 / 시사IN북 / 2012년 9월
장바구니담기


인간이란 얼마나 사소한 것에 마음을 붙이고, 작은 근거에 희망을 품고 사는 존재인가. 라면 한 봉지가 살을 에는 듯한 교도소의 스산한 초겨울과 무료한 나날을 견디게 해주었다. -54쪽

"전 소바가 싫어요!"
그날 우리는 여자 편집장의 난동에 놀란 대표가 중재안으로 제안한 한정식집에서 2만 원짜리 정식을 먹었다. 보신탕의 두 배, 모리소바의 네 배나 되는 비싼 한정식이었지만 모래알을 씹는 기분이었다. 좌중의 누구도 아까 벌어진 일을 입에 올리지 않은 채 겉도는 이야기만 나눈 '내 인생 최악의 오찬'이었다. 그 뒤 후배들은 걸핏하면 날 놀려댔다.
"이승복의 '공산당이 싫어요'이후 최고의 명대사였어요."
"그럼, 광복절에 일본 모리소바는 좀 그렇지."
"보신탕 하나 때문에 윗사람 앞에서 난동 부린 사람은 드물 걸. 그것도 여자가."-88쪽

다른 맛이어서 싫다니? 다른 맛을 맛보려고 다른 나라를 여행하는 게 아니었나? 난, 다른 맛에 강렬한 호기심을 느낀다. 왜? 다르니까.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으니까. 먼 곳에 왔음을 실감하게 되니까. 그래서 돌아오는 길에 명품 백이나 비싼 화장품은 안 사도 가끔 외국 향신료나 소스는 사들고 온다. 가끔 병을 열어 그 냄새를 맡다 보면 그 나라, 그 땅에서의 기억이 절로 떠오른다. -147쪽

파리 시내에서도 손꼽히는 초일류 레스토랑의 요리사였지만, 프랑스 혁명 와중에 가족을 다 잃고 이국의 땅끝 마을에 흘러들어온 바베트. 그녀는 이날 단 한끼의 만찬을 위해 복권 당첨금 1만 프랑을 몽땅 쏟아부은 것이다. 금욕적인 사고방식 때문에 지옥불에 떨어질 것을 염려했던 자매 중 한 여자가 마침내 인정하고야 만다.
"당신의 예술은 하늘의 천사를 기쁘게 할 거예요."
그렇다. 음식은 만드는 이에게는 예술이요, 먹는 이에게는 지상에서 누리는 천상의 기쁨이다. <영화 바베트의 만찬>-264-265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 / 위지안 지음

2. 김수영을 위하여 / 강신주 지음     : 알수록 매력적인 두남자 ★★★★★

3. 살아야 하는 이유 / 강상중 지음     : 아버지의 슬픔 ★★★★★

4. 식탐 / 서명숙 지음    

5. 에키벤 1~10 / 하야세 준 글과 그림     : 나도 하고 싶은 에키벤 여행 ★★★★★

6. 꼬닥꼬닥 걸어가는 이길처럼 / 서명숙 지음

7. 레 미제라블 1 / 빅토르 위고 지음

8. 다산의 독서 전략 / 권영식 지음

9.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 / 고미숙 지음

10. 타니타 직원식당 / 타니타 지음

11. 솔비의 바디 시크릿 / 솔비 지음

12. 북미 도서관에 끌리다 / 전국학교도서관담당교사 서울모임 지음

13. 같이 살자 -여기는 이타카 / 송호창 지음

14. 나를 변화시키는 좋은 습관 -실천편 / 한창욱 지음

15. 정민 선생님이 들려주는 고전 독서법 / 정민 지음

16. 케빈에 대하여 / 라이오넬 슈라이버 지음

17. 레 미제라블 2 / 빅토르 위고 지음

18. 서른, 머뭇거리지 않기로 결심했다 / 한창욱 지음

19.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 이병률 글과 사진

20. 안녕 다정한 사람 / 은희경 외 다수 공저

21. 당신에게 힘을 보낼게, 반짝 / 김효정 글과 사진

22. 길 위에서 하버드까지 / 리즈 머리 지음

23. 처음처럼 / 신영복 지음     : 늘 곁에두고 펴보고 싶은 ★★★★★

24. 유럽 도서관에서 길을 묻다 / 전국학교도서관담당교사 서울모임 지음

25. 1日1食 / 나구모 요시노리 지음

26. ONE PAGE 정리기술 / 다카하시 마사후미 지음

27.  세계가 두 번 진행되길 원한다면 / 정혜윤 지음

28. 여행자의 밥 / 신예희 지음

29. 일생에 한번은 독일을 만나라 / 박성숙 지음

30. 교회 속의 세상, 세상 속의 교회 / 김두식 지음

31. 도서관의 주인 1~3 / 시노하라 우미하루 지음

32. 한 달쯤, 로마 / 이주영 지음

33.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 / 강신주 지음

34. (노벨문학상 작가들과의 대화) 16인의 반란자들 / 사비 아옌 지음

35. 임꺽정, 길 위에서 펼쳐지는 마이너리그의 향연 / 고미숙 지음     : 내가 애정하는 조합 ★★★★★

36. 비폭력대화 / 마셜 B. 로젠버그 지음

37. 철학자와늑대 / 마크 롤랜즈 지음

38. 나 자신과의 대화 / 넬슨 만델라 지음

39. 나는 내일을 기다리지 않는다 / 강수진 지음     : 그녀앞에선 핑계댈수 없는 ★★★★★

40. 삶을 바꾼 만남 / 정민 지음     : 정약용과 제자 황상의 이야기, 그리고 정민 ★★★★★

41. 생존의 비용 / 아룬다티 로이 지음

42. 어떻게 살 것인가 / 유시민 지음

43. 동양고전의 바다에 빠져라 / 최진기 지음

44. 이슬람 / 프란체스카 로마나 로마니 지음

45. 그 겨울 바람이 분다 1,2 (사진에세이) / 노희경 지음

46.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 신경숙 지음

47. 제 36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옥수수와 나 외 / 김영하 외 공저

48. 타고난 거짓말쟁이들 / 이언 레슬리 지음

49. 살면서 포기해야 할 것은 없다 / 김수림 지음

50. 심플하게 산다 / 도미니크 로로 지음

51. 걷기예찬 / 다비드 르 브르통 지음

52. 돈보다 운을 벌어라 / 김승호 지음

53. 지식e. 8 / ebs 지식채널 지음     : 기대함과 만족감이 비례 ★★★★★

54. 도쿄 산책자 / 강상중 지음     : 살아있는 지식인 ★★★★★

55. 다시 나를 생각하게 하는 시간, 서른 / 서현진 지음

56. 주말엔 숲으로 / 마스다 미리 지음

57. 오직 독서뿐 / 정민

58. 위대한 개츠비 /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59. 여덟 단어 / 박웅현 지음

60. 두개의 별 두개의 지도 / 고미숙

61. 빅 픽처 /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62. 밤은 책이다 / 이동진 지음

63. 예수전/ 김규항 지음

64. 1984 / 조지 오웰 지음 / 정회성 옮김 / 민음사     : 요즘 가장 핫한 고전 ★★★★★

65. 맛있는 위로 / 이유석 지음

66. 연을 쫓는 아이 /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67.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하다 / 김선주 지음     : 살아있는 언론인 ★★★★★

68. (미스터) 초밥왕 1~14  / 다이스케 테라사와 지음

69. (미스터) 초밥왕 전국대회편 1~8 / 다이스케 테라사와 지음      : 일본 원전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땡긴 ★★★★★

70. 불온한 교사 양성 과정 / 홍세화 외 공저     : 말이 필요없는 ★★★★★

71.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1~4/ 김태권 글과 그림      : 김태권의 인문학적 통찰력에 박수를 ★★★★★

72. 현미선생의 도시락 1~9 / 키타하라 마사키 지음 우토 오사무 그림

73. 무슨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 김영하 지음     : 한장짜리도 있는 단편집

74.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 한나 아렌트 지음     : 몇년간 벼르던 드디어 만난 한나 아렌트! ★★★★★

75.  김태권의 한나라 이야기 1~2 / 김태권 지음

76. 암스테르담 한 달 여행자 / 백철현 지음

77. 죽음의 수용소에서 / 빅터 프랭클 지음     : 생존의 문제라는 인식을 통해 현재의 문제해결 ★★★★★

78. 사기열전 1 / 사마천 원작, 김원중 옮김

79. 일생에 한번은 동유럽을 만나라 / 최도성 지음

80. (저스트고) 유럽 / 최철호 지음

81. (핵심) 유럽 백배즐기기 / 홍수연 외 공저

82. 유럽의 맛집 / 김보연

83. (론리 플래닛) 유럽 / 라이언 베르 버크모스 외

84. 슬림 유럽데이 / 곽정란 외 공저

85. 김태권의 한나라 이야기 1~3 / 김태권 지음    : 김태권의 책은 연계독서를 할수있게 해주는 힘 ★★★★★

86. 비글호에서 탄생한 종의 기원 / 찰스 다윈 원작 ; 신웅 작화  

87. 신과 다윈의 시대 / ebs 다큐프라임 제작

88. 찰스 다윈 : 진화를 말하다 / 파트리크 토르 지음

89. 다윈 지능 / 최재천 지음

90. 다윈 평전 / 에이드리언 데스먼드;제임스 무어 공저  

91. (살림시리즈) 프라하. 239 / 김규진 지음

92. 나는 침뜸으로 승부한다 / 구당 김남수 지음

93. 공범들의 도시 / 표창원과 지승호 공저

94. 말과 활 2호 / 홍세화 발행

95. 역사 e / ebs 역사채널                                  : 이 한번의 젊은 나이를 어찌할 것인가 ★★★★★

96. 유토피아 / 토머스 모어 지음, 정순미 풀어씀

97. 모든게 노래 / 김중혁 지음

98. 엄마, 일단 가고봅시다! / 태원준 글과 사진

99. 파리에선 그대가 꽃이다 / 손미나 지음

100. 엄마, 결국은 해피엔딩이야! / 태원준 글과 사진

101. 인페르노 1,2 / 댄 브라운 지음                      : again 다빈치 코드, 이번엔 단테다★★★★★

102. 우리는 어떻게 바뀌고 있는가 / 존 브록만 엮음

103.

 

                                                                          ing..  (+4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살아야 하는 이유 - 불안과 좌절을 넘어서는 생각의 힘
강상중 지음, 송태욱 옮김 / 사계절 / 201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넘어가는 페이지가 아까워 소리내서 읽을 정도였던 전작, <고민하는 힘> 이후로 저자가 내.외적 고민을 모두 겪은 후 쓴 책. 저자의 마지막 말(죽지 마라)을 보고 표지의 저자를 보자 그의 슬픔이 전해져 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식탐 - 길 내는 여자 서명숙 먹으멍 세상을 떠돌다
서명숙 지음 / 시사IN북 / 201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사 in의 편집장이었던 올레길을 만든 그녀의 또 다른 신간. 어찌나 제목이 남 얘기 같지 않은지. 내 식탐에 불을 질러 버린 그녀. 올해는 올레길도 도전해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