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진지합니까?> 그렇다면 무엇이 중요할까요. 결국 타자와의 유대가 아닐까요. 타자와의 깊은 유대 없이 고민의 바다를 건널 수는 없으니까요. 소설 <마음>에는 '선생님'이 주인공 '나'에게 "당신은 진지합니까?" 하고 몇번이고 묻는 장면이 나옵니다. 일찍이 친구를 배신하고 그 죄책감에 고뇌하는 '선생님'입니다만, '나'나 '시대'와 진지하게 맞서려고 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 진지함이고, 진지하게 타자와 대면하는 일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사람은 고민을 안고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진지함'이라고 하면 어딘지 멋쩍은 울림이 있습니다만, 여러분은 이제 진지하게 다른 사람과 마주하고 고민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가치 있는 인생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76쪽
하지만 현재는 위기에 대한 체감온도가 낮아져 있습니다. '안전'이라는 이름하에 국가권력이 철저하게 개인의 생활이나 사상을 감시하고 통제하고 되면, 그 앞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조지 오웰이 그린 초감시사회가 아닐까요. 1949년에 출판된 근미래소설 <1984>에서 조지 오웰이 쓴 것은 실내에서든 실외에서든 모든 행동이 당국의 감시카메라에 감시되는 끔찍한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지금의 현실이 그것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127쪽
인생은 한 통의 성냥갑과 닮았다. 중대하게 취급하면 바보 같다. 중대하게 취급하지 않으면 위험하다. (난쟁이 어릿광대의 말) -134쪽
그리고 고양이는 그런 '수축의 시대'를 상징하는 애완동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양이는 인간에게 달라붙지 않기 때문에 개만큼 손이 많이 가지 않습니다. 먹이도 어느 정도만 주면 그 뒤에는 시치미를 떼고 있습니다. 결코 걸근거리지 않습니다. 점점 살기 힘들어지는 시대의 흐름에 그런 성질이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비해 '개'는 힘차고 역동적이어서 키우는 데도 체력이 필요합니다. 먹이도 주면 주는 대로 먹어 버립니다. 바로 '팽창의 시대'의 애완동물이라고 해도 좋을 겁니다. -1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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