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라 시대의 사랑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98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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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녀보다 십 년 연상이라는 약점을 가지고 노년기의 안개 속을 홀로 비틀거리며 걷고 있었다. 그러나 그보다 더 큰 약점이 있었으니. 바로 그가 여자보다 약한 존재인 남자라는 점이었다. -113쪽

한번도 내색조차 한 일이 없지만, 아마도 그녀는 그와 재혼하기 위해서라면 악마에게 영혼이라도 팔았을 것이다. 그녀는 인색하기 짝이 없고, 어리석게도 늙은이처럼 옷을 입으며, 광적일 정도로 모든 것을 정리 정돈하고, 아무것도 주지 않으면서 모든 것을 요구하는 데만 열심인 그의 태도에 종속되기란 쉽지 않은 일임을 알고 있었다. 이렇듯 단점이 많았지만, 이 세상에서 그보다 훌륭한 동반자는 있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보다 사랑에 굶주린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처럼 붙잡기 힘든 사람도 없었다. 그래서 사랑은 언제나 그와 함께 도달할 수 있는 한계이상을 넘어서지 못했다. -222쪽

그가 계속해서 살아나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 기억에서 고통을 받지 않는 것이었다. 옛 상처가 아무런 예고도 이유도 없이 순간적으로 심하게 아파오는 것처럼, 그는 여생을 사는 동안 가끔식 그 기억이 되살아나는 것을 느끼게 될 테지만, 그 순간만은 자기의 기억에서 그 사건을 지워버렸다. -310쪽

"계속 갑시다. 계속해서 앞으로 갑시다. 다시 라 도라다까지 갑시다."
-330쪽

선장이 다시 물었다.
"언제까지 이 빌어먹을 왕복 여행을 계속할 수 있다고 믿으십니까?"
플로렌티노 아리사에게는 53년 7개월 11일의 낮과 밤 동안 준비해 온 대답이 있었다. 그는 말했다.
"우리 목숨이 다 할 때까지." -3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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