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이 어깨동무 합니다 -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을 꿈꾸며
김제동 지음 / 위즈덤경향 / 2012년 4월
절판


서슬 퍼렇던 독재정권 하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는 용기는 어디에서 나오셨던 걸까. 내가 선생이었다면 총칼 앞에서 무릎 꿇으라면 꿇는 척하면서, 한쪽 무릎은 살짝 드는 정도의 비굴함을 보이지 않았을까. (백낙청 인터뷰)-27쪽

약자들이 이렇게 어처구니없이 당하는 것을 제대로 보았기 때문이죠. 모르던 게 아니라 외면하고 있던 것. 게다가 요즘 세상 돌아가는 것을 봐요. 이 정부 들어 특히 심해지고 있는데, 이처럼 약자가 당하는 것이 남의 일이 아닌 거죠. 나도 곧 저렇게 짓밟힐 수 있겠구나 하는 위기의식을 영화가 일깨워줬다고 할까. 사람들은 그래요. 부자들은 저 영화 안 볼 거라고. 가난한 사람들은 보고 분노할 테고. 어쨌든 사람들은 가진 것이 많을수록 남의 눈을 의식하니 위선이나 꼼수도 부리는 거죠. 당장 분노가 세상을 바꿀 수는 없어요.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다는 것, 이제 너희들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저들에게는 엄청난 위협이 되는 겁니다. -150쪽

내가 요 몇년 새 왜 이렇게 감정적으로 화가 날까 생각해 봤어요. 민주주의의 후퇴니 뭐니 하는데 핵심은 이거지. 지금 권력은 약자를 끝까지 짓밟아. 용산부터 시작해서 김진숙, 유성기업, 쌍용 등 모든 게 다. 헤비급과 플라이급이 싸운다고 쳐봐요. 플라이급이 덤비면 헤비급이 한 대 뻥 찰 수 있어. 와서 또 덤빈다고 해도 한대 쥐어박고는 '까불지 마라' 이러고 상대를 안하죠. 그게 무림의 세계에서도 자연스러운 건데 지금 권력이 하는 것을 봐요. 약한 사람이 잽을 한 번 날렸다는 이유로 가루가 될 때까지 밟아. 항복은 물론이고. 관전자들이 잔인해서 못 보겠다고 할 때까지 곤죽을 만들어요. 그게 지난 몇 년간 반복됐어. 매일 그런 뉴스를 접하게 되고. 아마도 현실의 그런 모습이 <도가니>를 통해 한꺼번에 분출한 거죠. 소설을 쓸 때는 이런 현실을 반영하겠다는 의도는 없었어요. (공지영 인터뷰)-151쪽

어떤 사람이 저를 그렇게 극렬하게 미워하는 건 기분 좋을 수 없습니다. 절대로 없습니다. 그러나 또한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의 자유입니다.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싸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도 그들 나름의 논리로 보면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역시 싸울 수 있죠. 그것은 가치관의 문제입니다. (김제동)-24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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