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 - 공지영 에세이
공지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09년 2월

 
공지영. 그녀를 처음 만나게 된 것이 언제일까? 아마 티비프로 느낌표를 통해서 처음으로 그녀를 알게 되지 않았을까? 그러다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통해 공지영이라는 작가를 새롭게 보게되었고, 차츰 공지영이라는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그녀의 작품은 어떤 것인지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던것 같다. 그러다가 점점 좋아하게 되고 말이다. 물론, 그녀의 말을 들어보자면 자신은 엄청난 양의 악플이 달리고 남들의 입방아에 많이 오르내린다지만, 나는 그런 것에는 관심이 없다. 단지 공지영이라는 작가를 내가 좋아한다는 것에만 관심이 있을뿐.

 

그녀가 한겨레에 연재를 한다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지만, 시간이 없어 챙겨보지 못했는데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언제나 그랬을까, 공지영의 작품은 상당히 가벼운것같으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고, 마음을 움직이는 그런 느낌이 있었다. 그래서 나혼자 공지영은 정말 진지한사람이고, 공지영은 분명 재미없는 사람일거야 라는 생각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 서문에 공지영은 자신은 재미있는 사람이라고,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미리 밝혀두었던 그 이야기를 이제는 믿을 (?)수 있을 것만 같다.

 

바쁘고 지친 내 일상에 날아온 아주 가벼운 깃털하나. 그 깃털 덕분에 요 며칠이 굉장히 즐거웠던 것같다. 공지영이 펼쳐내는 자신의 주변의 이야기들, 자신의 내면을 담고 있는 이야기들, 가족들의 이야기  참 많은걸 생각할수 있었던 것같다. 정말 재미있는 유머가 담긴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부모 마음이란게 어떤 것인지, 작가로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읽어 내려가는 내내 눈을 뗄수가 없었던 것같다. 동경하는 한 사람의 삶의 일부를 몰래 훔쳐보는 느낌? 그런 느낌이었던 것같다. 사실 더 솔직히 말하면 그녀의 삶이 부러웠는지도 모르겠다. 주변에 얼마나 좋은 사람들이 많은지, 평범한 일상도 작가에게는 평범하지 않은 일상일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내 나이 오십이 된다면 나 역시 저렇게 살아갈수 있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작가 공지영이 풀어내는 일상의 이야기들은 나로 하여금 평범한 일상을 더 특별한 일상으로 바꿔 놓은 것같다. 정말 작고 가벼운 이야기들, 너무 힘들고 무거운 일만 자꾸만 일어나는 요즘 같은 때엔 정말 달콤한 휴식같은 느낌이다. 가벼우면서도 그 내면에 담긴 공지영의 마음이, 진지함이 와 닿는 것이 이 책을 사랑할수 밖에 없는 이유인것 같다. 뭐 사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읽었을지 모르겠지만 나 같이재미도 없고, 유머를 모르고, 단조로이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정말 재미있게 느껴지지 않을까? 남들은 모르는데 나혼자 키득키득 웃으면서 책장 넘기는 그 즐거움이란 정말 오랫만에 느껴본 것같다.

 

일상의 가벼움, 일상의 즐거움. 참 오랫만에 느껴보는 행복이었던 것같다. 매일매일은 우리는 쳇바퀴 돌리듯 살아가고 있고 그 일상에는 단조로움만이 존재할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오늘도 살아가야하고 앞으로도 살아가야한다. 그 단조롭고 평범한 일상에 날아든 이 가벼운 깃털, 아마 그 깃털이 우리를 행복으로 이끌어 주지 않을까? 재미있고, 유머있는 사람, 작가 공지영을 좋아하는 이라면 꼭 한번 읽어봤으면 좋겠다. 가벼움에 녹아든 진지한 삶에 대한 고찰이다. 슬며시 미소가 지어지는 책, 아주 가벼운 깃털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