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메일

체인메일
이시자키 히로시 지음, 김수현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5월

체인 메일은 노블 마인에서 최근에 펴낸 파프리카 북스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다. <파프리카북스>는 노블마인에서 펴내는 ‘1525세대를 위한 엔터테이먼트 소설입니다’ 라는 설명까지 친절하게 앞장에 나와 있다. 물론 내가 저 세대에 들어서 이 책을 든 건 아니고, 체인 메일이라는 책 자체가 사람의 관심을 끄는 것 같다. 노란색 표지에 한 의자에 등을 기대고 앉아 있는 두 소녀. 그녀들의 손에는 노트북과 핸드폰이 주어져 있다. 체인 메일이라는 제목과 함께 언제까지나 너랑 이어져 있고 싶어 라는 문구가 가장 먼저 보인다. 처음 앞 표지가 의미 하는 것이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가졌었다.

 

단순히, 소녀둘의 이야기를 표현 하는 것일까 하고 말이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난 후 지금은 어렴풋이 표지가 의미하는 것을 알게 된 것 같다. 나의 자의적 해석에 의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이 책은 1525세대를 위해 나왔다는 책이라기보다는 전 연령대에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같다. 읽으면 읽을 수록 쉽게 빠져 드는 자신을 발견 할 것이다. 그리고 현실세계를 그 어느 책보다 잘 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 인터넷이라는 가상 세계 속의 이야기와 현실 세계의 절묘한 조화 속에서 우리 사회를 다시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 인 것 같다.

 

체인 메일은 첫장부터가 사춘기 소녀의 성장기 소설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품게 된다. 사와코라는 소녀 있다. 그 소녀의 아버지는 소녀가 공부를 잘하기를 원한다. 자기가 원하는 만큼의 딸의 성적이 나오지 않자 어머니를 폭행한다. 그래서 딸은 열심히 공부한다. 모의고사에 1등을 하지만, 그녀를 지켜볼 어머니는 그녀를 떠나고 없다. 그리고 그녀는 학교에서도 외톨이다. 그러다가 유카리라는 정체 모를 소녀의 메일을 받게 되고, 릴레이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그녀와 마찬가지로 학교에서나 집에서나 겉도는 마유미와 마이라는 두 소녀 역시 가상공간에서의 릴레이 소설쓰기에 동참한다. 그들은 각각 스토커와 그에게 쫓기는 소녀, 소녀의 남자친구, 스토커를 쫓는 형사의 역할을 맡아가며 릴레이 소설을 쓰게 된다. 그러다가 소설 속에서 일어나던 일이 실제로 현실에서도 일어나기 시작한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엔터테이먼트 소설이 아니라, 추리 소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딱히 집어서 어떻다고 말하긴 그렇지만, 그 소설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야기 자체가 현실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인 것 같아서 더 쉽게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끝까지 전개되는 이야기를 읽어야 처음의 이야기 전부가 이해가 되었다. 마지막의 반전이 이책을 드는 순간부터 내가 책을 놓는 순간까지 긴장하고 눈을 뗄 수 없었던 이유가 아닐까 싶다.

 

오랜만에 가볍게 푹 빠져 들 수 있는 소설책을 읽었던 것 같다. 지루한 일상 속에서 가끔은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이런 류의 일들이 일어난다면 나는 어떨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봤는데, 나이에 맞지는 않지만, 굉장히 나 역시 빠져들고 재미를 느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접적으로 릴레이 소설을 쓰고, 가상공간을 현실보다 더 좋아하고, 애착을 느끼기는 무리일지도 모르지만, 이 책을 통해서 간접 경험을 해보는 건 정말 괜찮은 것 같다. 오랜만에 즐거운 책읽기를 한 것같다. 다른 사람들도 한 번씩 읽어봤으면 한다. 마지막 반전이 가장 중요하다! 책을 드는 순간 놓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