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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잠든 새벽, 넌 무슨 생각 하니? - 잠들지 못하는 당신에게 전하는 마음
이현경 지음, 선미화 그림 / 책밥 / 2020년 9월
평점 :

라디오는 내 학창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야간자율 학습를 하고 집에 오는길에 듣기 시작해서 자기전까지 들었던 기억이 난다. 라디오는 늘 새롭고 재미있고 같은 시간대에 듣고 있는 애청자들을 하나로 만들어주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나에게 그시절 라디오는 TV드라마보다 재미있었던 것같다.
회사생활을 하면서 라디오를 들을 기회는 현저히 줄었다. 너무 바쁜 일상 속에 하루가 그냥 어떻게 지나갔는지 조차 알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러다가 최근에 출근길에 다시 듣기 시작한 라디오는 내 출근길에 새로운 활력을 주고 있다.
이 책은 매일 새벽 두시부터 네시까지의 SBS 러브 FM<이현경의 뮤직토피아> 8년간 DJ를 해온 이현경아나운서 그동안의 사연을 함께 나누고 있다. 새벽라디오는 뭔가 더 활기차고 감성적이게 되는 것 같다.
늦은 시간에 일을 하면서 들으니 수험생 때의 일이 생각나기도 했고, 다양한 사람들의 사연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일이 오늘보다 더 나아지겠지라는 희망적인 생각을 하는 분, 초보엄마가 열이 나는 아이를 돌보면서 아등바등했던 시절의 이야기, 친한 친구가 결혼 한다고 고생을 많이 했는데 결혼해서는 큰 걱정 없이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사연 등 너무나도 일상적인 고민과 우리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들이라 더 가슴에 와 닿았는지도 모르겠다.
특히나 오랜만에 라디오 들으니 옛 생각이 진짜 많이 나고, 그때 그시절이 그립다는 분의 이야기, 앞으로 나아가야 할 삶의 방향이 모호해지는 하루를 살아가는 청춘, 행복해지고 싶다는 마음보다 행복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이 더 중요하다는 분의 이야기까지. 어쩌면 그들의 이야기들은 내가 한번쯤은 라디오에 보냈던 사연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옛날나도 엽서에, 혹은 편지지에 내 사연을 꼼꼼히 적어 보냈고, 간혹가다가 내 사연이 라디오에 채택되어 소개될때면 어찌나 기뻐했었던지. 그 속에서 얼마나 위로받고, 격려받았던지.....이 책은 나에게 추억을 불러왔다.
저자의 새벽라디오를 정말 오랜만에 들었다. 낮보다 밤이 더 화려했다고 할 정도로 좋았다. 늦은밤 누군가가 나의 말에 귀 기울여준다는건 너무 좋은 것 같다. 너무 좋은 목소리의 DJ님 그리고 완벽한 선곡까지 새벽이 2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몰랐다. 책을 읽고 라디오를 들어서인지 DJ님이 너무 친근하게 다가왔다.
아무리 많은 영상 매체들이 발달을 하고, 디지털로 많은 것들이 변화하고 있지만, 음성으로만 흘러나오는 라디오는.... 앞으로도 영원했으면 좋겠다. 많은 청취자들의 사연에 함께 공감하고 함께 웃을 수 있어서 더 좋은 라디오. 그 아날로그 감성이 언제나 영원했으면 좋겠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