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만원 세대 - 절망의 시대에 쓰는 희망의 경제학 우석훈 한국경제대안 1
우석훈.박권일 지음 / 레디앙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개미지옥은 탈출하는게 아니라 허물어버리는거야, 아니 지워버리는거야!

- 우석훈의 <88만원세대>를 읽는다

88만원세대에게 건네는 그의 말 "가장 필요한 것은 그들만의 바리케이드와 그들이 한 발이라도 자신의 삶을 개선시키기 위해 필요한 짱돌이지, 토플이나 GRE점수는 결코 아니"라는 것. 지금 우리에게 경제성장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 것이라는 론도 형식으로 끊임없이 세뇌하듯이 울려 퍼지는 스산한 바람소리 같은 마왕의 목소리를 대응하기 위해 개인은 자신의 소비를 절제하는 더 생태적 인간이 되어있어야 할 것이고, 시스템은 낭비를 줄이고 경제적 약자를 더 고려하는 방식으로 변해야 할 것이고, 이미 많은 것들을 쥐고 있는 기성세대가 아직 그렇지 않은 다음 세대를 위해서 더 많은 것들을 양보하는 형태로 바뀌어 있어야 할 것이라는 우석훈의 당부를 듣는다.

박권일의 에필로그에 있는 "희망고문"이라는 말이 어찌나 와 닿는지. 희망을 보여주는 것 자체가 고문의 한단계라는 것. 88만원세대에서 말하는 현제 경제상황과 사회환경에 대한 해석은 너무 지당해서 오히려 할 말이 없다. 자본에 포박된 삶을 태어나면서, 아닌 모태소비라 해도 좋을 지경인 체로 태어나 무차별적 마케팅과 조작의 대상으로 전락하는 세대, 독립적 동거와 섹스는 생각도 못하고 1318을 세대착취, 인질경제 속에서 보내고 20대가 되어 맞이하는 세계는 승자독식게임에 의해 움직이는 대부분이 비정규직인 평균적으로 전세는 물론 결혼도 하기 어려운 세대가 된다. 성형수술과 영어연수가 세대적 평균임금을 오려주지도 않는데 '자신'이 무언가가 부족해서라는 강박으로 끝없이 스펙을 쌓고 있는(요는 이것도 자본에 포박당해 쥐어짜지는 현상이라는 것이지)세대에 '희망'은 어떤 느낌의 고문이 되는걸까.

유럽과 그나마 우리보다 낫다는 일본을 비교하면서 오히려 무력감은 더해진다. 68세대이후 사회민주주의가 심화되었는데 우리386세대 이후 왜 학력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학벌간 차별은 이리도 심화되었는데 그러면서 학비는 세계최고수준이 되어갔다. 학문수준은 그와 절대 비례하지 않는데도.

"젊은 여성에게 대형할인매장에서 오가는 차를 향해 인사를 시키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일본과 한국 뿐이다...불행을 비교하는 것처럼 비참한 일도 없다. 그러나 한국사회가 극단적인 승자독식 체제로 흘러가면서 승자와 패자만 나뉘는 것이 아니라 패자들 사이에서도 또다시 변종 승자독식 게임이 벌어지게 된다."(197) 그의 해석중 나에게 가장 강렬했던 말이다.

베틀로얄이라는 일본영화를 아는지. 이왕 잡아먹힐거 조금이라도 늦게 잡아먹히긴 위한 개미지옥게임. "공부안하면 죽인다"와 "돈 가져오지 않으면 너는 죽는다"는 협박속에 살고있는 우리는 모두 이 개미지옥게임에 떨어진 것과 같다는 것. 이 개미지옥을 인정하고 싶지않다. 그런데 우리는 심리적 개미지옥안에 들어와있다. 그걸 우리 스스로 자꾸 인정하고 따라가면서.

방법은 있다. 있다고 말한다. '마피아 경제'로 불릴 정도로 깡패 집단의 권력이 높다는 우리나라, 지금 이 세대에게도 방법은 있다고 우석훈은 말한다. 첫문단에서 말했던 그 '당부'에서 시작해보자. 내 마음속 지옥을 허물어뜨릴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나뿐이니 말이다. 에효...힘겹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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