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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 나는 나일 때 가장 편해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투에고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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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무지는 토끼옷을 입은 단무지!라고 한다. 벌써 나이가 많이 들었나, 그 오래전 싸이월드의 일기장을 들추어 보는 기분. 말랑말랑한 위로를 받고 싶을 때 들추어보면 좋을 책 :) 



P50 부정적인 감정을 이겨내는 게 뭔 줄 아니? 억지로 품는 희망이 아니라 불안도, 우울도 끌어안는 용기야. 내가 모든 날 받아들이면서 비로소 강해지는거지.


P201 혼자서 무언가를 꿈꾸는 일이 하나의 별이라면 다 같이 무언가를 꿈꾸는 일은 반짝반짝 빛나는 별을 여러 개 흩뜨려 놓은 것과 같아. 빛의 밝기는 제각기 달라도 하나하나 모이다 보면 은하수처럼 커다란 세계가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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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 지나친 열정과 생각으로 사서 고생하는 당신을 위한 번아웃 방지 가이드
진민영 지음 / 문학테라피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네번째 퇴사를 했다. 쉼없이 달렸던 13여년 이후 처음으로 4달을 쉬었고, 이내 밀려드는 불안감에 다시 이력서를 내고 일을 하기 시작한지 2달만이었다. 서울 시내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25층 고층에 앉아 멋드러지게 지는 노을을 보며 ‘아이가 기다릴텐데’ 싶어질 때면 어김없이 고민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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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무슨 부귀 영화를 누리겠다고 이 시간에 여기서 매일 노을을 보고 있나’

그 퇴사 즈음 이 책을 만났다.

꽤 큰 외국계 대기업이었고, 입사도 까다로웠다. 하지만 내려놓기는 물흐르듯 쉬웠다. 매일 달리기를 해야 하는 이 곳은 내게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았다. 워킹맘으로 매번 저글링 해야 하는 삶이 지겨웠고, 아이 둘을 키우며 새벽과 밤을 가리지 않고 집에서 메일을 보내는 똑부러지는 여자 상무의 삶은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니었다.

보고서의 문구를 고민하기 보다, 아이와의 눈맞춤이 절실했고, 자아실현이란 회사에서만 가능한 아니란 생각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

4 달을 쉬는 동안 읽은 책들이 내게 영향을 주었다. 소설 중심 독서를 하던 내게 심리학, 인문, 산문과 에세이 등은 생각할 거리들을 던져주었고, 그 활자들이 내 안에 쌓이며 나도 나에게 조금씩 질문을 했나보다. 그간 나는 나를 참 몰랐고, 스스로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삶의 행복에 필수적임을 희미하게 나마 깨닫고 있었다.

주변에서 아마 동의하지 않겠지만 스스로를 ‘외향의 옷을 입은 내향인’이라고 생각한다. 어린시절 코어는 내향적인 사람이었고, 그래서 저자처럼 9:1의 비율은 아닐지라도 7:3 정도로 혼자 있는 시간 7이 있어야 타인에게 줄 3의 에너지가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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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아웃 방지 가이드’라는 책소개처럼, 나를 지키며 살아가는 것에 대한 에세이집이다. 내가 나를 지키지 않으면, 주변인들도 지켜주지 못한다. 나의 번아웃 포인트가 어딘지, 한계가 어딘지를 알고 그렇게 삶이 흘려가지 않게 내버려두지 않기 위한 친구로 이런 책은 참 괜찮다. 나의 ‘지금’을 지켜야 한다.

글귀 메모

P25 - ‘n년째_찾는_적성’ 세상에는 좋아하는 일을 해야만 행복한 사람이 있고, 일이 아닌 다른 영역에서 완성되는 행복이 더 큰 사람도 있다. 업으로 하는 일이 삶을 지탱하는 중추가 되는 사람도 있으나, 업이 그저 행복한 삶을 보조하는 하나의 수단에 불과한 사람도 있다.

P46 – ‘나만의_대나무숲이_필요해’ 들끓는 감정의 온도를 삭여가며 토하듯 글을 썼다. 지금은 이성과 감정이 속도를 같이 할 만큼 무의식과 의식 사이에 경계가 없다. 그만큼 나의 내면도 성숙해졌다는 뜻이겠다. 글을 써 왔던 시간이 고스란히 훈련으로 누적되어 마음을 차분히 다스리는 데도 꽤 경력이 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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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초
T. M. 로건 지음, 천화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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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조건은 세 가지 였다. 72시간 안에 이름 하나를 말해야 한다. 거절하면, 제안은 사라질 것이다. 영원히. 받아들이면 다시는 뒤돌릴 수 없다. 선택을 번복할 수도 없다. 오로지 단 한 번의 거래. 누군가의 인생을 바꿔놓을 것이 확실한 거래. 악마와의 거래였다.’

‘리얼라이즈’로 인기를 얻은 T.M. 로건의 신작 심리 스릴러. 대학 시간 강사로 일하는 여주인공이 학내 막강한 권력을 가진 교수에게 성상납을 강요 받는 상황. 우연히 생긴 기회, 29초간의 통화로 인해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이후 스포일러 있음) 책 내 등장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가장 핵심 인물은 아버지다. 누구나 이 세상 단 한명은 어떤 상황에서도 내 편이 필요한데, 그 내 편 덕분에 여주인공은 용기도 내고 마음도 다잡는다. 피하지 않고, 도망치지 않고, 맞서 싸우고 결국 이기는 그녀를 응원한다. 현실에서는 전자의 경우가 훨씬 더 많으니까.

심리 스릴러라고 하기인 특히 러시아 조직에 대한 묘사나 스토리의 짜임이 조금 엉성한 느낌이 없지 않지만, 나름 반전도 있고, 몰입해서 즐기기엔 그만이다. <29초>가 재미있다면 장용민의 <궁극의 아이>, 정유정의 <7년의 밤>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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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과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김종관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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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 일기장을 보는 듯, 그 시절을 함께 걷게 하는 조용한 에세이집이다. 책 내내 지난 날들에 대한 그리움이 짙다. 붙잡을 수 없는 시간을 내 곁에 멈춰두기 위해 책, 사진, 영화가 동원된다. 나 역시 이문동에 대한 기억을 간직한지라, 그의 글이 더 다정했는지 모르겠다. 누군가 그리워 질 때 조용히 친구가 되어 줄 책.

P110 그러면 그 장소, 그 시간을 가진 듯한 착각에 빠진다. 그것들이 언젠가는 모습을 바꾸어 사라진다 하더라도, 그 하나의 인상이 영화 속에 자리 잡는다면 언제든 다시 되돌아올 수 있으니까. 내가 서 있는 장소와 계절에 애정을 느낀다는 것. 단지 그 작은 이유만으로도 영화를 만들게 된다는 것이 작은 영화들을 만들며 내가 배운 소중함이다.

P 123 흑백의 사각 프레임 안에 그 시절의 골목이 보이고 영화는 사라질 샤미센과 ‘미싱’ 소리를 기억하고자 한다. 기억이나 자취를 중시하는 영화를 보다 문득, 이제 이런 영화가 더는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영화의 중요한 시간은 지나가 버린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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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목민, 바람처럼 떠나고 햇살처럼 머문다
리타 골든 겔만 지음, 강수정 옮김 / 눌와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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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가던 홈페이지에 소개된 글과 책의 표지를 보고,  여행에 관한 관심이 마구 요동치던 때에 그 정도를 한껏 올려놓은 책이다.

이미 백발이 된 머리를 가진 그녀는 자유롭다. 그녀는 자신이 마음먹은 곳 어디든지 가고, 문화대신 볼거리만 즐기다 오는 관광자가 아닌 진정한 한명의 여행자로서 말도 통하지 않는 사람들과 먹고 이야기하고 울고 웃는다. 완전히 미개한 곳으로 나무를 기어 찾아간 곳에서 적대적으로 자신을 맞이하는 한 모자에게는 늘 가지고 다니던 비누방울 놀이 기구로  그리고 마음이 묻어나오는 표정으로 소통한다.

전체적으로 매우 괜찮은 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뒤쪽으로 갈수록 매우 아쉬움이 많이 남는 책이었다.

이유인 즉슨 첫째, 완전히 자유로워 '보이는' 그녀의 삶의 기저에 놓인 모순때문이다. 내가 너무 비현실적인 것을 바랬던 걸까. 완전 히피처럼 떠돌며 진정한 자유인으로 살아가는 가난한 사람들이 미국에서 책을 내고 그 책이 한국에서까지 번역되어 오기란 너무 불가능한 얘기였을까. 일단 그녀가 16년간 다양한 국가를 오갈 수 있던 배경에 놓여있었던 미국국적을 가진 '아동작가'라는 그녀의 직함 덕분에 그녀는 여행을 할 돈을 마련할 수 있었고, 그 직함을 내보이며 여기저기에서 환영받고 도움을 받는 것을 매우 즐기는 듯했다. 잘못됐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나 또한 그럴 수 있다면 아니 이런 횡재가 어디있겠는가 싶어 그 기회들을 그녀와 똑같이 덥석덥석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녀 스스로를 유목민으로 칭하면서 미국인의 우월의식은 여전히 뼈속에 남아있던 듯 했다. 그녀는 다른 떠돌이 인생의 자유인과는 달리 돌아갈 곳이 있는 사람인 듯 느껴졌다. 인정한다, 내가 너무 비현실적으로 책을 바라보았다는 것을. 그러나 심지어 그녀가 사람들을 소개할 때 그 사람들의 '직업나열'을 절대로 빼먹지 않는 것을 보고는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이를테면, "네덜란드 비행기에서 만난 A는 가장 인정받는 출판사의 사장이고, B는 유명한 야구리포터이다. 야호! 벌써부터 아는 사람이 둘이나 생겼다." 라는 식이다. 내가 궁금한 것 그 사람들의 성격이나 문화적으로 느끼는 그들만의 '냄새'였지, 그들을 "정의해" 주는 직업이 아니었다.

그녀가 미국으로 돌아와 꽤 비싼 집을 1년동안 렌트해서 그 기간을 자신 그간 인생에 '쉼'으로 이야기 하는 부분은 이 책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심하게' 흐려놓는다. 그 자체를 탓하는 건 아니다. 그 부분은 책에 싣지 말아줬더라면 좋았을걸, 싶다.

둘째, 그녀는 정말 많은 곳을 둘러보고 왔다. 상당부분 단순한 나열에 그친 부분이 많았다. 그녀는 개인의 의견을 그 속에 집어넣지 않았기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심지어 간단한 축제의 묘사에도 생생하지 못해서 더욱 궁금증만 증폭시키지 않았나 싶다. 그림이 덧붙여 있었다면 더더욱 좋지 않았을까라는 개인적 의견이다. 그곳에 나오는 곳들은 소설책에서나 등장하는 허구가 아니라 실재니.

책을 덮는 마지막엔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책이었다. 그렇지만 한편, 새로운 곳을 향해 발을 내딛고, 그 낯설음을 즐김과 동시에 그걸로 책을 써 먹고사는 그래서 다른 곳으로 또 향할 수 있는 그녀의 삶이 매우 부럽다. 부엌에서 다른 여자들과 같이 밥을 하며 그들에게 속해있다는 기분을 다시 만끽하기 위해 배낭을 꾸리며  그녀는 곧 다시 어디론가 떠날 것 같다.

여행은 혼자가 되며 나를 규정짓는 많은 것들을 벗어던지고 진정 '내'가 되고 '나를 찾아' 갈 수 있는 길이기에 스스로를 인식하지 못하고 흐름에 쓸려 자신을 잃어버린 채 직업, 나이, 지역 등등의 것들로 규정당하고 있는 많은 이들이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보기위해 찾는 수단이지 않을까. 그녀가 전에는 몰랐던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해 나가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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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채색 2006-07-28 0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께서 지루하다고 한 부분, 저도 동일한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

우주고냥이 2006-10-30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심코 들어온 이곳에 댓글이! 반갑네요. 공감도 얻으니 더 기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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