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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하늘소
이외수 지음 / 동문선 / 1996년 1월
평점 :
품절
예전 어렸을적에 티비에서 본 드라마가 있었습니다. 어떤 도사가 나오고 도사의 형은 그 도사가 가지고 다니는 피라밋을 뺐으려 하고 뭐 그런 내용의 드라마였습니다. 어렸을적이라 자세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고 그 피라미드만 기억에 남아 있었죠. 그리고 이 장수하늘소를 읽어 나가면서 투명한 피라미드와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장면을 읽으면서 아 내가 봤던 것이 이 장수하늘소였구나 하는 생각에 어찌나 반가운 생각이 들던지요.
이 장수하늘소는 이외수님의 소설중에서도 초기작에 속합니다. 이외수님의 소설에 주로 등장하는 인물들은 지금의 문명을 비웃으며 삶의 본질을 찾기위해 매진하는 인물들과
자신의 작품하나를 위해 모든것을 제쳐두고 작품에만 몰두하는 인물들이 주로 등장하지요. '칼''들개'의 주인공들이 그렇고 최신작인 '괴물'에서도 등장합니다. 칼에서는 최고의 칼을 만드는 주인공에서 들개에서는 작품을 위해 모든것을 버리고 서로 동거하는 두 남녀의 모습에서 그리고 괴물에서는 악으로 깊이 침잠하는 주인공에서 이런 전형을 찾을 수 있지요 이런 인물형들이 뿌리를 두고 있는 소설이 바로 '장수하늘소'에서 나오는 동생의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어렸을적부터 집앞의 산만 바라보고있는 동생이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홀연듯 집을 떠나지요 그리고 속세에 찌든 주인공이 지쳐갈 무렵 동생이 홀연듯 나타납니다. 하지만 이미 속세를 떠난 동생과 집착에 물들어버린 형의 생활은 많은 차이를 보이게 되지요. 이외수님의 작품에서는 몰두하는 인물들은 현실을 초월하여 행동하게 되구요 결국 자신의 희생이나 파멸로 그 끝을 맺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인물들을 읽으면 모든 어려움과 현실의 장애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자신의 목표를 이루려고 애를쓰는 사람의 의지를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진흙탕에 몸부림지며 죽어가면서도 진주 한알을 남기기위해 끝까지 고통을 놓지않은 처철한 사람의 의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제 나름대로의 생각입니다만 글쓴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글쓴이의 초기작품을 읽는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초기작품에서 줄기와 가지를 뻗어 점점 성숙한 작가의 열매를 맺게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이외수님을 좋아하고 그분의 작품을 즐기려는 분들은 이 장수하늘소를 읽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