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atcher in the Rye (Mass Market Paperback, 미국판) - 『호밀밭의 파수꾼』원서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지음 / Little Brown & Company / 199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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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든이라는 녀석이 있습니다. 학교 친구들은 모두 경기장에 내려가 운동경기를 즐기고 있는데 운동장이 내려다보이는 언덕배기에 앉아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 주지요. 그런데 이녀석은 정말 웃긴 녀석입니다. 세상에 무슨불만이 그리도 많은지 말끝마다 'damm' 'crap' 을 입에 달고 다닙니다. 뭐 우리말로하면 말끝마다
'씨발'이나 '좆'을 달고 다니는 격이지요. 우리에게는 '호밀밭의 파수꾼' 이라는 제목이 더욱 친숙한 'The Cather in The Rye' 의 주인공 홀든의 모습입니다.

'위대한 개츠비'의 스콧 피츠제럴드나 이 '호밀밭의 파수꾼'의 셀린져의 작품들은 유명한 제목때문에 집어 읽었다가 재미없고 지루한 내용에 많이 실망하며 책을 덮은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저도 '위대한 개츠비'를 다 읽기까지는 무려 3번의 낙오끝에 책창을 덮을 수 있었지요. 아마 '호밀밭의 파수꾼'도 우리말로 읽었더라면 별다른 느낌이 들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원서로 읽으면서 아주 쉬운 문장들을 해석해 나가고 주인공의 상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이야기에 빠져들면서 아주 정신없이 읽어버렸습니다.

이 소설은 아주 매력있는 소설입니다. 주인공은 위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하루종일 불평만 늘어놓는 녀석입니다. 주변사람들의 가식적인 행동을 참지 못하지요 주변에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도 얼마 되지 않을 뿐더러 꼴에 날라리짓을 다 하고 다닙니다. 골초에다가 틈만나면 술집에서 술을 시켜 먹으려 들지요. 여자들만 보면 나이를 불문하고 작업에 들어가고요 남들과 대화하면 자기가 하고싶은 말만 늘어놓고는 상대가 그 말을 받아주지 않으면 바로 욕해버리지요. 그렇다고 용기가 있는것도 아닙니다. 맨날 여기저기서 얻어맞고 다니고 창녀를 불러놓고는 용기가 없어 같이 자지도 못합니다.

하지만 이런 결점 투성이인 주인공이 저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것은 그의 그런 행동들이 바로 나의 행동들이란 생각이 들었기때문입니다. 싫어하는 사람을 만나면서도 웃음을짓고 싫어하는 상황에서도 좋은척하면서 속으로는 오만 잡생각을 다하지요 남들이 보는 앞에서는 용기있는척 실컷 뽐내다가 막상 용기가 필요한 곳에서는 핑계를대고 도망가 버립니다. 이런 비겁한 모습들과 머릿속에 가득한 잡생각들이 나와 너무나도 비슷한 주인공의 모습을 느끼게 해 줍니다.

글쓴이는 주인공들의 모든 행동이나 그가 하는 모든 생각들은 글쓴이는 하나도 놓치지 않고 절묘하게 잡아내고 있습니다. 이런 점이 이 소설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매력이지요. 요즘들어 제가 원서들를 읽고 있는데, 이 전에 읽었던 'The Old Man and The Sea (노인과 바다)' 보다 훨씬 쉽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노인과 바다'의 경우 상황과 정경의 묘사가 섬세하기 때문에 그것을 이해하기가 매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호밀밭의 파수꾼'은 주인공이 냉소적이기 때문에 상황과 정경 묘사를 일상용어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단지 어려움이 있다면 행동과 함께 머릿속에 지나가는 생각들이 동시에 겹치기 때문에
그것을 알아차리기가 힘듭니다. 그리고 사투리가 많이 등장하는데요 말하는 그대로를 옮겨 놓은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son of the bitch' 를 'sonuvobitch'로
'for christ sake' 를 'for chrissake'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뭐 이런것만 유의 하면 아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저는 원서로 읽고 소개해 드리지만 번역본을 읽어도 역시 좋을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영어 공부하고 싶으신 분들은 꼭 한번 원서로 읽어 보시구요 시간이 없으신 분들은 번역본으로라도 꼭 읽어 보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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