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균 그리고 원균 -상
고정욱 / 여백(여백미디어) / 199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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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헐...우리나라의 신화만들기는 정말 어렸을때부터 시작된다. 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교과서에 심심찮게 등장하는 이순신장군..이순신장군이 항상 정의롭고 좋은 사람으로 나온 반면에 그 이면에 가려진 원균이라는 사람은 그의 뒤에서 그를 모함하고 시기하는 악당정도로만 비춰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아니 바뀌었다기 보다는 넓어지게 되었다. 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서 누구에게 더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서 상황은 바뀌게 마련이고 인물에 대한 평가도 뒤바뀌게 마련이다.

이 책은 이순신보다는 원균에대해 초점을 맞추고 그의 업적을 기록해 놓고 있다. 나도 이 책에나온 내용이 사실인지 객관적인 사료인지는 알 수 없으나, 우리가 가진 이순신만세의 생각에 딴지를 거는 새로운 내용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특히 난중일기가 이순신의 시각에서 쓴 것이라 그에게 맞선 다른 사람들은 감정적으로 폄하되기 마련이라는 작가의 말에도 깊은 동의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인물들에대한 평가 말고도..흥미진진하게 벌어지는 임진왜란 전쟁도 매우 재미있다. 엉뚱하거나 딴지걸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정말 재미있을 것이다.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는 새로운 인물..하나의 거대한 주체가 삼켜버린 주변인물들..이 책을 읽으면서 한번쯤 생각해 볼만한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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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머 씨 이야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유혜자 옮김, 장 자끄 상뻬 그림 / 열린책들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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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머씨 이야기를 읽고 파트라크 쥐스킨트를 정말 색다른 시각으로 보게 되었는데..예전에는 정말 싫어했거덩여..그냥 콘트라베이스라는 책을 읽고 쫌 짜증났고.. 생김새도 이상해서... 그냥 싫어했는데..이 좀머씨 이야기를 읽고는 생각이 후악 바뀌어 버렸죠..참 물흘러가듯 글이 매끄럽고..게다가 전혀 뜻밖의 일들을 주저리주저리 엮어가는데..친구의 수다를 듣고있는 기분도 들고....하여간 글솜씨 뿐만 아니라 글의 구성도 흠잡을데 없이 좋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좀머씨가 가장 중요한 조명을 받고 있는데요..책을 덮는 순간에..좀머씨와 함께.. 날아가버린 제 어린시절이 갑자기 그리워 지더군요...

우리의 어린시절..참 누구든지 다 한번쯤은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하는 생각들을 해본 경험이 있을 검다. 하지만 자기 나름대로는 정말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생각들..머 예를 들자면 제 경험담인데..6살때 집에있는 좌변기뚜껑안에 무엇이 들었길래..물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올까 정말 궁금했었슴다. 버튼을 누르면 샘물도 아닌데 와르르 쏟아지는 물을 보면서 뚜껑을 열면 반드시 그 안에는 샘물이 있을것 같단 확신을 가지게 되었죠..

글고 며칠후.. 부모님이 잠시 외출하신 틈을타서.. 변기 뚜껑을 열고.. 그 안을 드러다 보았슴다...헐~~ 제 예상과는 너무도 다르더군요...너무도 간단하게 물이 쏟아져 나와 버리다니..한참동안 변기를 드려보다가 이제 다시 옮겨 놓으려고 변기뚜껑을 드는 순간..몸이 기우뚱하면서..뚜껑을 놓쳐버렸고..와장창..하면서 뚜껑이 박살나버렸죠..ㅋㅋㅋ..

제 딴에는 금이 안보이게 잘 맞춰서 올려 놓으면 절대 들키지 않을 것이란 생각을 했구요.. 그래서 변기뚜껑을 정말 조심스럽게 맞춰놓아..금이 안보이도록 잘 올려 놓았죠..그리고 걸렸을때를 대비해서 나름대로의 변명도 생각해 놓았구요..그날저녁.. 화장실에 들어가신 아버지의 고함소리가 들렸고..이거 누가깼냐는 호통속에...애써 태연하려 했지만.. '네가 이거 깼니?'하고 물어보는 아버지의 일갈에..꼼짝없이 네라고 대답해 버렸죠..
왜깼는냐는 말에.. 미리 생각해놓은 제 대답은..

'아까 베란다에서 노는데... 더워서 문을 열어 놨거든.. 근데. 화장실에서 오줌을 싸는데.. 바람이 휙 불어서 뚜껑이 날라갔어.'지금 생각해 보면 그것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할 사람이 한사람도 없을것 같았지만...제 딴엔.. 정말 논리적이고 타당한 대답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믿고 있었죠... 난중에 아버지의 회초리와 다그침에 못이겨..정말 변기안에 무엇이 들었을까 궁금해서 그랬다고 실토하게 되었고..아버지는 그게 왜 궁금하냐면서 무아악 다그치셨죠..

헐~~ 삼천포로 빠졌는데..제가 궁금해한 것들..변기안에 샘물이 들어있을것 같다는 생각..그리고 바람이 불어 변기뚜껑이 날아갔다.. 라는 생각은...다 좀머씨 입니다...그리고 지금 제가 이렇게 커서...그시절 했던 제 대답이 얼토당토 않았다는것을 깨닫고 난 후는..
제 좀머씨는 이미 호수로 떠난 후이고요...이해하고 이해 받고의 생각이 아니라..자신만의 생각과 자신만의 믿음이 좀머씨인 것입니다 비록 다른 사람들은 손가락질 할 지라도..
누구에게도 빼앗기지 않은 나.. 나의 생각.. 좀머씨가 떠나는 것을 나무위에서 모두 지켜보고 있으면서...제가 가끔씩 그리워하는 저의 어린시절들과 그 추억들을..더이상 그때의 생각을 그리워 할수는 있어도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너무도 머리가 굳어버린 지금..또 좀머씨가 그리워 지는군요...^^

추신:그때 제 대답이 어느정도 타당성이 있었냐 하며는요..
저보다 1살 많은 누나랑 밤에 같이 잠을 잘때..
누나가 잠이 들락말락 하는 저의 귀에다 대고.. 한마디
하더군요..
'엄마 아빠는 그말을 안믿지만 누나는 그말을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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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소설 무 1 - 피를 부르는 인면화
문성실 지음 / 별과우주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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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인기가 있다길래 한번 읽어 보았는데.. 별로 그다지 인상에 남는 책은 아니었다. 모든것이 퇴마록과 거의 비슷하단 생각을 많이 했다. 귀신과 싸우는 방식도 그렇고 주변의 인물 구성도 그렇고...ㅡ.ㅡ;; 뭐 많은 차이점을 두려 한것 같지만 많이 유사하고 내용도 엇비슷해서 .. 읽다보니 점점 지겨운 생각도 들었고.. 결국에는 맨 뒷부분에서는 낙오를 하고 말았다. 읽는둥 마는둥 하고 읽다가 책을 덮어버렸다.

흐음.. 별로 남는것도 없는 책이고 별로 권하고 싶지 않다. 사람마다 취향이 달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별 느낌을 주지 못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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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게 말걸기
은희경 지음 / 문학동네 / 199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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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접하게 된 책이었는데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은희경이라는 아주 좋은 작가 한명을 알게되어 큰 수확이었다. 이 책은 뭐 극적인 이야기나 화끈한 사랑 이야기들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결말이 약간 지루하고 생뚱하게 느껴질 수 도 있지만,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낄수 있는 자잘자잘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고 작가의 시선안에 담아두고 있어 독특한 섬세함을 느낄 수 있다.

여기 담긴 작품 하나하나에 독특한 매력이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재미있게 읽은 작품은 타인에게 말걸기와 이중주였다. 여자의 입장에서 보면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되는 모든 것들이 불공평하고 희생을 요구한다는 것을 일깨워 주었다, 그리고 결국에는 모든 해피엔딩마져 여자의 희생으로 끝이나는 사회의 일반적인 시선에대해 과감한 반대의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내용 안에 곱씹어 생각해볼만한 주제들도 많이 있고, 재미있는 줄거리로인해 방심할 틈 없이 책속에 몰입하게되는 작가 특유의 매력도 읽을 수 있다.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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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록 홍신사상신서 23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 홍신문화사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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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대단하다. 그 옛날 사람이 이런 탁월한 식견을 가졌다니.. 우연히 책장 한족 구석에 쳐박힌 명상록을 집어들고는.. 예전에 몇번 들어본 적이 있는 책이라 한번 읽어보기로 했다.

참 근데 정말로 깨끗하고 청아한 정신이 담겨있는 글이다. 금욕적인 자세를 고수하면서도 논리적인 힘을 잃지 않고 있다. 그리고 나에게 가장 많은 감동을 준 것은 시간을 초월한 그의 사상이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우리 인간의 왜소함을 잘 드러내면서도 한사람한사람의 자연이 만들어놓은 귀중한 산물이고 서로서로 이웃해서 살아야 한다는 것을 여러가지 얘를 들거나 아니면 백마디의 설명을 능히 포함하는 몇마디 말로 표현하고 있다.

자연이 만들어 놓은것은 모두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는 고통도 실제로는 고통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쾌락을 역설적으로 찾아내고 있으며, 쾌락을 따르는 것을 반대하는 입장에서도 자신의 입장을 극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금욕의 미덕을 찬양함으로서 넌지시 쾌락을 견제하는 아주 중용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하나의 진리를 추구하는 것만이 이성의 부름에 따르는 길임을 주장하고 그대로의 삶을 살았는지 어땠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의 글을 읽으면서 정말 시원한 냉수 한 잔이 목을타고 들어가 가슴속에 화한 느낌을 주는 청량감을 맛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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