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폼력 : 숏폼 커머스 시장을 선점하라 - 숏폼 전도사가 알려주는 숏폼 커머스의 비밀
윤승진 지음 / 이야기나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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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나를 아는 소수의 '팬'이 아닌, 오늘 처음 나를 만나는 수많은 '낯선 대중'을 상대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합니다.


대세 중에 대세 숏폼.

대세라는데 잘 모르니 공부할밖에~


단순한 오락을 위한 것만이라면 공부할 필요가 없겠지만 이 숏폼이 비즈니스 판도를 바꾸고 있으니 공부 안 하면 도태되는 게 현실.

커머스의 핵심 경쟁력이 되어버린 숏폼.

저자 윤승진은 여행업계에 몸담고 있었지만 코로나 이후 숏폼 연구에 몰두 수천 건의 프로젝트를 통해 실무 경험을 쌓으며 잠재적 크리에이터 군단을 통해 시장을 공략하는 신선한 전략을 펼쳤다.

그의 노하우가 담긴 <숏폼력>을 읽는 동안 이 빠른 세상을 재빠르게 파악하지 못하면 물건을 사는 법도 파는 법도 나중에는 알 수 없게 될 거 같아서 마음이 조급해졌다.


요즘은 숏폼을 보다 보면 바로 구매로 이어지는 링크들을 볼 수 있다.

더 이상 검색이 필요하지 않은 세상이 되었다.

숏폼을 보다 맘에 드는 것이 나오면 그것을 구매할 수 있는 링크가 같이 뜨기 때문에 바로 이동할 수 있다.

아주아주 간편해진 방법으로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는 숏폼.

숏폼은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발견과 구매를 연결하는 커머스 모델이다.


그러니 물건을 팔아야 하는 입장에서 이것을 모르고 옛날 방식대로 하고 있다면 정말이지 망하는 지름길로 가는 것이다.

예전엔 홈페이지와 상세페이지를 잘 꾸미는 디자이너가 필요했다면

이제는 숏폼을 재치 있게 잘 만드는 숏폼력이 필요한 시간대에 살고 있다는 뜻이다.







이제 경쟁의 본질이 바뀌었습니다. 누가 더 많은 팔로워를 가졌는가의 싸움이 아니라, 누가 더 숏폼의 문법을 깊이 이해하고, 알고리즘의 언어를 공부하며, 사용자의 반응을 이끌어내는 콘텐츠를 만드는가의 싸움입니다.


그저 SNS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숏폼을 알아야 하나?라고 생각했던 나.

저렇게 짧은 영상만 보다 깊이 없는 사람이 될 거라 생각했던 나.

한없이 보게 되지만 뇌리에 남는 건 없는 영상이라고 생각했던 나.

이런 나는 그저 심심풀이로 숏폼을 본 나였다.


하지만 내가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고, 무언가를 판매하는 사람이라면 이 숏폼의 물결을 무시할 수 있을까?

최근 sns 조회 수가 예전 같지 않아 고민했던 분들

팔로워는 많은데 조회수도 좋아요도 영 별로인 분들

나보다 팔로워도 적고,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사람이 떡상하는 거 보고 충격받은 분들

글만 잘 쓰면 되지, 영상이 무슨 소용이야 했던 분들에게 한번 읽어보라 말해주고 싶다.


우리가 이제까지 알았던 sns의 방향이 달라졌다는 걸 깨닫게 될 테니.



평소 내가 잘 안 들여다보던 것도 자꾸 알고리즘으로 내게 닿으면 보게 되고, 생각하게 되고, 알고 싶어지게 되는 것이 사람 마음이다.

디지털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 개인이든 조직이든 알고리즘을 잘 타야 한다.

사람들의 유행 방식을 선도하는 것이 바로 알고리즘이기 때문이다.

이걸 모르고 어떤 시장에든 뛰어든다면 힘만 들지 이루어지는 것이 없을 거 깉다.


<숏폼력>은 숏폼을 잘 찍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책이 아니다.

그것을 잘 활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콘테츠 기획부터 제작, 플랫폼 전략, 커머스 연결까지의 실무가 담긴 책이다.


새로운 걸 따라가기 힘든 세상이지만 그걸 나와 상관없다 생각하며 따라가지 않는다면 e-편한세상에서 점점 더 불편하게 살아가게 될 것이다.

<숏폼력>은 숏폼을 소비하는데 그치지 않고, 능동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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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누구든
올리비아 개트우드 지음, 한정아 옮김 / 비채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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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당연히 누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레나가 가지고 있을지 모를 어떤 확신을 깨고 싶다. 그러나 그녀의 진지한 표정엔 그런 확신의 징표가 조금도 보이지 않는다.



시인의 첫 장편은 어떤 느낌일까? 이 책을 처음 만났을 때 들었던 생각이었다. 난해한 글이나 추상적인 언어로 이루어진 건 아니겠지?

읽어 본 적 없는 시인의 소설 데뷔작 <네가 누구든>은 한적한 교외를 배경으로 스스로를 은둔시킨 미티와 그의 옆집에 새로운 건물을 짓고 입주한 레나, 그리고 미티와 동거하는 베델이라는 나이 든 여자 셋이 중심인 이야기다.


바닷가 마을.

IT 재벌들의 별장이 속속 들어서는 그곳에 오래된 베델의 집은 새 건물들 틈에서 초라해 보인다.

마치 그곳에 사는 미티와 베델은 오랜 시간 그 땅의 주인이었음에도 새로운 건물의 주인들로 인해 환영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유리의 성 같은 새집에 이사 온 레나와 서배스천.

미티는 그들을 훔쳐보며 자신의 삶을 비로소 되돌아보기 시작한다.

미티가 그곳에 은거하고 있는 이유가 뭘까?

무엇이 이 젊은 여인을 답답하리만치 그곳에 묶어 두고 있을까?


새로 지어진 집들에 머무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취미가 있는 미티.

자기가 갖지 못한 것을 누리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품평을 하던 미티에게 레나의 삶이 갑자기 훅 다가온 이유가 뭘까?






이 이야기의 배경은 바닷가의 한적한 교외 도시다.

주변은 공유 주택들로 매번 다양한 사람들이 잠시 머물다 가는 곳이다.

미티와 베델만이 그곳의 마지막 남은 거주자들이다.

이 배경이 뜻하는 바는 아마도 끝없이 바뀌는 사람들의 시선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미티는 그들을 구경하는 사람이지만 사실은 그들의 시선에서 자신을 숨기기 급급하다.

교류 없이 훔쳐보는 삶을 선택하는 미티의 마음에 레나라는 이웃이 들어온다.

레나에게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아마도 미티가 여자를 좋아하는 성향이기 때문일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내 생각은 일차원적이었다. 

미티의 레나에 관한 관심은 그녀가 자신과 같은 은둔자의 역을 맡고 있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았기 때문이다.

미티는 스스로를 고립시켰지만 레나는 서배스천에 의해 강제적으로 고립되어 있다는 걸 깨달은 미티는 레나를 관찰한다.

레나는 스스럼없이 다가오지만 어딘가 불안해 보인다.

베델마저도 레나를 스스럼없이 대하는 한편 걱정을 한다.

통제광에게 잡혀사는 여자라는 인상을 풍기는 레나.


그들은 가까워지면서 서로의 과거를 캐고 레나는 자신의 과거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자기가 기억하고 있는 과거가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위험한 생각.

스스로를 확인하기 위해 자해하는 레나.

그러면서 미티에게 자신의 틀을 벗어나라고 말하는 레나.

묵묵히 두 사람을 지켜보며 쓸데없는 참견을 하지 않는 베델.


은둔자들이 서로에게 의지가 되고, 서로의 용기가 되는 모습은 뭉클하다.


IT 기술자의 죽음으로 시작해서 스릴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스릴러의 맛을 첨가했을 뿐 스릴러가 아니었다.

성장과 연대의 이야기였다.


미티에게 안식처를 제공했던 베델의 과거

레나에게만 고백한 미티의 과거

자신의 과거를 확인하러 가는 레나

끝없이 자신의 삶과 딸의 삶을 이어가기 위해 맹렬하게 살아내는 퍼트리샤.


베델은 그 자체로 과거의 상처로 스스로를 가둔 사람이자 은둔을 택한 미티에게 엄마 대신이자 가족 대신의 보호자 역을 한다.

미티는 어딘지 불안해 보이는 레나에게 의지처가 되고 친구가 되어준다.

레나는 미티를 은둔의 세계에서 벗어나게 용기를 준다.

퍼트리샤는 늘 딸이 돌아올 그때를 위해 기다림을 준비해두고 있다.


남성들과 사회적 시선 속에서 '아름다운 존재'가 되어야만 가치를 인정받는 여성.

베델과 미티는 그런 여성들이 아니다.

하지만 레나는 완벽하게 여성으로 만들어진 존재다.

그리고 그 존재는 미티를 만남으로써 자신의 존재가치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델마와 루이스>가 오래도록 회자되는 이유는 여자들이 감당해야 하는 사회적 시선을 박차고 함께 달려나간 우정에 있다.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소리나 듣고 자랐던 나에게 이런 관계들은 가슴 벅차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헐뜯고 질투하는 존재가 아니라 서로에게 의지가 되고 용기를 줄 수 있는 존재라는 걸 다시 새기게 되었다.


미티가 꿈꾸듯 레나가 자신의 집에서 의심 없이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미래에 AI가 좀 더 인간적인 감정을 탑재한다면, 끊임없는 학습으로 자신의 존재를 인간과 비교하며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에 고통받을 수 있음을 미리 체험한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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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 다 읽을 거야 일력 - 빈 책을 채우자 나의 이야기로
    임진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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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아직 멀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새 코 앞에 와있다.


    위즈덤하우스에서 출간된 <2026 다 읽을 거야 일력>으로 새해를 맞게 되었다.


    임진아 작가의 귀여운 그림과 문장들이 하루를 열어줄 일력이다.




    빈 책을 채우자 나의 이야기로



    읽을거야라는 마음으로 책을 사 놓고 쌓아만 두고 있는 현실은 책쟁이들에게는 흔한 현실이다.

    아마 작가님도 같은 마음인 거 같다.








    이번 일력은 매일 책을 펼치자고 외치는 책 사랑 편지이자, 동네 속에서 반짝이는 서가를 선사하는 지역 서점들에게 건네는 책 사랑 응원입니다.



    진아, 펼치미, 키키가 들려주는 365일 책 이야기~


    이번주 채집 문장

    말풍선 채우기

    마음에 드는 종이로 책 고르는 날 등등


    매일 미션처럼 주어지는 문장들 앞에서 나는 어떤 답을 할지 궁금하다.


    직장이 없는 나는 요즘 자주 날짜와 요일 관념이 없어서 당황했던 적이 많다.

    그래서 일력이 있으면 매일 달력을 뜯어 내면서 시간이 흘러가는 걸 체크하고 싶었다.


    <2026 다 읽을 거야 일력>으로 내년엔 날짜와 요일 가는 걸 느끼고 싶다.


    책 덕후들에게는 필수템이고

    책을 가까이 하고 싶은 분들에겐 귀여운 아이템이고

    책을 읽지 않는 분들에게는 책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될지도 모르겠다~


    매일매일

    달력 한 장을 뜯어내며

    하루를 시작하는 문장 앞에서 

    조금씩 나아지는 나를 그려본다.


    책을 사랑하는 작가님의 글들이

    책동지가 없는 나에게 다정한 동무가 되어줄 거 같아서 

    벌써부터 기분이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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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찰스 부코스키 타자기 위픽
    박지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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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록되지 못하는 글이 되어 허공중에 흩어진다고 해서 치욕의 기억이 사라지는 건 아니겠지만, 제 몸을 이용해 그런 식으로 반복해서 토해내는 동안 그 어두운 기억들이 조금은 희석되기를 바랐다.


    66세가 되면 생애전환기에 들어가는 법이 있다.

    20년 전 생애전환기 전환을 결정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 보다 편안한 생활을 영위한다.


    승혜는 자갈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빚이 있으면 자연 상태의 무생물로 전환하기 전에 그 빚을 갚을 쓸모 있는 유보된 생을 살아야 했다.

    그래서 승혜는 타자기가 되었다.


    빈티지 숍에서 타자기가 된 승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온몸으로 체험한다.



    그날 밤 승혜는 서늘한 창가에 자신의 몸을 뉘어놓고 그날 들은 타인의 습기 어린 기억을 달빛에 널어 잘 건조시킨 후 고운 결로 다듬고 접어 소중히 보관하며 생각했다. 이렇게 타인의 이야기에 온몸을 내어주고 있는 지금이 인간 여자 고승혜의 삶까지 통틀어 자신이 가장 뜨겁게 자기만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순간이 아닌가 하는.


    독특한 소재지만 미래를 잠시 그려볼 수 있었던 이야기였다.

    나는 생애전환기를 선택하게 된다면 무엇으로 태어나길 선택할까?

    이 글을 쓰는 중에도 나는 결정을 못 했다.


    평생을 혼자 살아온 고승혜.

    자갈이 되고 싶었던 건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을 간직했기 때문이다.

    기억을 잃어 가면서도 선명하게 남은 기억 하나.


    맨들맨들

    몽글몽글한 몽돌.


    파도가 수없이 스쳐서 맨들맨들해진 자갈.

    승혜는 자갈이 되어 파도가 된 인애를 만나고 싶었다...







    인애가 파도가 되지 않았으면 어쩌지?

    이런 현실적인 생각은 하고 싶지 않지만 잠깐 그런 생각이 스친다.

    이것도 인간으로서 살았던 인연이기에, 인간사가 모두 예상대로 되는 건 아니라서...



    그럼에도 쓰이고 싶고, 기억되고 싶고, 살고 싶은 인간의 욕망이

    쓰고 싶고, 기억하고 싶은 상태가 가장 되고 싶은 형태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얇고

    가벼운 이 작은 책에 든 세상은

    넓고

    무게감 있는 세상이었다.


    나는 

    지금

    잘 쓰이고 있나?

    잘 기억되고 있나?


    그리고 

    잘 살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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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러드문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13
    요 네스뵈 지음, 남명성 옮김 / 비채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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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사건에 전문가는 그밖에 없습니다. 최고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최악이기도 하지. 이제 우리 사람도 아니잖나. 다행스럽게도 말이야."



    라켈을 잃고 오슬로를 떠난 해리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술에 절어있다.

    가진 것을 다 술로 탕진하고 나면 죽을 계획을 품고.

    해리의 시간이 술로 채워지는 동안 오슬로에서는 새로운 연쇄살인범이 등장한다.

    피해자의 뇌와 눈을 가져가고 나중엔 목을 가져가는...

    카트리네는 이런 사건에 최적인 해리를 불러오려 하지만 그의 상관은 절대 반대다.


    한편

    주변의 여자들이 차례로 시체로 발견되자 제1 용의자에 오른 부동산 부자 뢰드는 변호사를 통해 해리 홀레를 수배한다.

    그를 통해 연쇄살인범을 잡기 위해.


    어머니를 연상하게 하는 루실의 빚을 대신 갚아주기 위해 해리는 뢰드의 초대에 응한다.

    그렇게 그는 불행한 상처로 가득한 오슬로로 96만 달러에 팔려 돌아온다...








    "그래서 사랑받지 못한 사람들이 최고가 되기 위해 누군가를 죽이려는 겁니다. 그러면 모든 게 바뀐다는 걸 알아요."


    다시 돌아온 해리는 어딘지 분위기가 가벼워졌다.

    그동안 지니고 있던 묵직한 고뇌 어린 모습이 사라진 거 같아 낯설다.

    미국 술을 마셔서 그런가?


    흐느적거리는 퇴폐미에 절여져 있던 홀레의 분위기는 스마트함이 느껴지는 세련미를 뿜어낸다.

    비싼 양복 탓인가?

    술에 절여져 있어도 술 냄새가 나지 않고, 고통 속에 갇혀 있어도 그 느낌이 안 난다.

    아마도 달라진 번역가의 입김이 오래된 홀레의 맛을 날려버린 거 같다.


    아동 성범죄, 근친상간, 식인, 기생충을 이용한 살인.

    기생충이 사람을 그렇게 조종할 수 있다니... 요 네스뵈는 이런 아이디어를 어디서 얻는 걸까?

    수많은 미치광이 연쇄살인범을 소설 속에서 만나봤지만 이런 기발한 수법을 쓰는 살인범은 처음이다.

    이것조차도 범인의 계획에 없었던 살인이었다.

    정말 <어쩔 수가 없어서> 벌어진 일이었다는 게 이 이야기의 하이라이트다.

    그러니 파티에서 함부로 아무거나 맛보지 말 것!



    "미안해, 카트리네. 나도 이제 유통기한이 지났나 봐."

    "그래요?"

    "이 빌어먹을 사건에서 내가 100퍼센트 확신을 갖고 엉뚱한 표적을 겨눈 게 벌써 세 번째라고. 나도 이제 고물이 된 거야."



    해리의 예상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한국계 입양아 성민이 새로 투입되어 이야기의 초점을 흐려놓는다.

    그래서 나도 헷갈렸다.

    요 선생은 이런 트릭을 아주 맛깔나게 잘 써먹는다.


    익숙한 인물들과 새로운 인물들이 그동안의 분위기를 바꿔 놓는다.

    이제 해리는 경찰이 아니고, 경찰의 독보적인 존재감에서 벗어났다.

    그는 오로지 친근한 사람들의 조력과 그의 머리로만 움직여야 한다.

    그래서 그가 만든 새로운 팀이 다음에는 더 큰 활약을 할지 궁금하고, 그동안 해리의 버팀목이 되어주었던 에우네의 죽음이 안타깝다.


    요 선생은 해리에게 새로운 인생을 주려는 걸까?

    술을 끊겠다는 다짐을 하는 해리가 

    맹렬한 느낌은 사라지고 담백함이 남은 해리가

    경찰로서가 아닌 탐정으로서 조금 가벼운 행보를 보일지도 모르겠다.


    가장 소중한 것을 잃은 해리에게 또다시 가장 소중한 것이 생겼으니까.

    해리가 짐빔과 멀어지려고 마음먹은 이유도 바로 그 소중함을 지켜내고 싶고, 모범을 보이고 싶어서인 거 같다.

    지탱할 무언가가 생겼기에 해리에겐 그와 함께 성장할 미래가 생겼다.

    그 미래는 과거의 어둠을 묻어둘 만큼 찬란하다.


    여자를 사랑하는 해리보다

    아들을 사랑하는 해리는 훨씬 더 생명력 있다.

    그래서 <블러드 문> 다음 행보가 더욱  기다려진다.

    그리고 그 미래에 걸맞은 분위기로 해리를 탈바꿈 시켜준 새로운 번역에도 좋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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