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브랜든 1~2 세트 - 전2권 사람 3부작
d몬 지음 / 푸른숲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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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으로 스스로를 '사람'으로 증명할 수 있는가?

 

 

 

빈집에서 인형을 훔쳐 와 놀고 있던 어린 브랜든.

엄마는 남의 것이니 돌려놓고 오라고 하지만 브랜든은 '아무도 모르니까' 괜찮다고 말합니다.

네가 알잖니.

 

인형을 가져다 두던 브랜든은 갑자기 나타난 이상한 빛을 통과하고 그곳에서 올미어를 만납니다.

인간과 다른 모습을 하고 있지만 더 진화된 종족인 올미어.

그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연구하고 탐구하며 스스로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계승시킨 또 다른 올미어를 만듭니다.

그래서 그들에겐 자신을 부르는 이름은 중요한 것이죠.

그 이름은 한 사람에게만 주어진 것이니까요.

그리고 그들에게 브랜든은 인간이 아닌 벌레나 마찬가지의 존재입니다.

 

인간이었던 브랜든은 그곳에서 자신이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는 걸 깨닫고 탈출을 시도합니다.

그런 와중에 자신을 돌봐주었던 올미어를 파괴합니다.

그렇게 자기가 살던 지구로 돌아온 브랜든.

그러나 그곳에서도 브랜든은 거의 존재감이 없는 '사람'일 뿐입니다.

아무도 그가 사라진 걸 아는 사람이 없고, 그가 지나가도 아무도 그를 눈여겨보지 않습니다.

올미어의 세상이나 브랜든의 세상이나 모두 브랜든의 존재는 미미하기만 하죠.

그리고 브랜든은 자신이 저지른 살인으로 괴로워합니다.





세월이 흘러 브랜든은 마지막 여행을 하기로 합니다.

검은 머리는 하얗게 변하고 그는 자신의 죗값을 치르러 올미어를 방문합니다.

이미 이전의 올미어를 계승한 계승자는 브랜든에 대한 판단을 마친 후입니다.

 

전 계승자와의 일들이 특별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하나?

지나가는 무수한 우연의 일부에 네가 우연히 속해 있었을 뿐이다.

 

너는 아무것도 아니다.

 

새로운 올미어에게도 브랜든은 여전히 아무것도 아닌 것이었죠.

그리고 올미어는 전 계승자에게 일어난 일을 알고 있기에 거기에 대한 방어 준비를 해둔 상태입니다.

새로운 올미어는 브랜든을 추방시킵니다.

지구와는 전혀 다른 곳으로. 다른 종족이 살고 있는 그곳에서 브랜든은 어떤 존재가 될까요?

 

그저 방에 들어온 벌레를 내쫓듯.

그렇게 흘려버릴 뿐.

 

 

우리가 다른 생명체에게 아무렇지 않게 하는 행동들.

인간이 아니라는 이유로 함부로 대해지는 생명체들.

인류가 자신들 보다 우월한 문명을 가진 자들에게 당하게 될 똑같은 행위라는 걸 인지하게 된다면 세상이 좀 나아질까요?

 

다른 차원으로 추방당한 브랜든은 그곳에서 신과 동격인 인물이 되어 있습니다.

신의 대리인으로 불리며 브랜든의 인생에서 가장 많은 돌봄과 환희를 얻게 됩니다.

그러나 그를 의심하고 그를 역병의 신으로 오해하는 집단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름'을 만들어내는 것은 무엇일까?

 

 

d몬이 웹툰 사람 3부작을 통해서 말하고자 하는 바와 우리가 다 같이 생각해 봐야 하는 문제가 바로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름'을 만들어내는 것은 무엇이고, '다름'을 인정하는 것은 어떤 것인지.

 

여전히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올미어가 지적한 브랜든의 오류는 바로 항상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주적 공간에 인류만이 가장 문명스럽다는 생각. 그러므로 인류에게 필요하지 않은 종들은 모두 멸종시켜도 상관없다는 행태.

인류와 조금이라도 다르면 하등생물로 생각하고 함부로 착취하고, 체취하고, 파괴하는 행태.

이 행태는 인류가 인류에게도 부리는 행태입니다.

그래서 인간 세상엔 끝없는 파괴와 전쟁과 약탈이 끊이지 않는 거 같습니다.

 

사람 3부작을 다 읽고도 저는 이 문제들에 대한 올바른 해석이나 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끝없이 생각할 거 같습니다.

이런 문제들을 생각할 수 있는 시기를 더 어릴 때 접했더라면 그래서 끊임없이 생각을 통해 다듬고, 다루어 왔다면

세상은 그런 사람들에 의해서 지금과는 다르게 살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다들 느끼시겠지만 우리가 살아오는 동안 세상엔 너무 많은 변화가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고, 그만큼 지구는 병들고 있습니다.

막연하게 알고만 있던 문제들이 눈앞에서 빵빵 터지고 있는대도 우리는 '아직은 괜찮아', '나 사는 동안엔 괜찮겠지'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나요?

나 사는 동안 괜찮으면 그 이후에 살아갈 인류는 어떻게 돼도 나 알 바 아니라는 생각이 <무서운 생각>이라는 자각을 하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은 무엇입니까?"

당신은 이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습니까?

저는 생각을 많이 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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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브랜든 1~2 세트 - 전2권 사람 3부작
d몬 지음 / 푸른숲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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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을 만들어내는 것은 무엇이고, ‘다름‘을 인정하는 것은 어떤 것일까?를 생각해보게 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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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아내
세라 게일리 지음, 안은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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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사과하지 마.

절대 뒤돌아보지 마.

앞만 봐, 에벌린, 앞만. 그게 살 길이야.

 

 

절박한 이 메시지는 스릴러에서나 볼 것 같은 문장이다.

SF 스릴러 장르가 있다면 이 일회용 아내가 꼭 포함될 것이다.

한스미디어의 SF 소설들은 독특한 소재를 다루는데 이 일회용 아내 역시 그 범주에 속한다.

복제인간, 클론에 대한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영화나 소설에서 잘 쓰여 온 소재이다.

 

자기 자신을 복제해서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시키며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영화도 있었고

아내들의 머리에 칩을 심어서 말 잘 듣고 순종적인 여자로 변모시켜 사는 남자들도 있었다.

이 두 가지 이야기를 합쳐놓은 거 같은 이야기 일회용 아내.

제목에서부터 기분이 묘했는데 다 읽고 난 지금은 다른 이유로 기분이 묘하다.

나는 세상이 미래로 나아가기 전에 인류가 기계 세상에서 인류의 존재에 대한 연구를 좀 더 했으면 좋겠다.

인륜적인 것에 대한 생각 없이 기술을 발전시키거나, 옳지 않은 개념으로 기술을 발전시킨다면 그것으로 파생된 문제들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미리 생각해두지 않는다면 우리는 또 다른 괴물들을 세상에 내어 놓을지 모른다.

 

마르틴이 이런 일을 혼자 할 수 없는 이유는 그가 그렇게 프로그래밍했기 때문이다. 나는 그녀를 포기할 수도, 신고할 수도 없었다. 만약 아이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내 경력이 처참히 무너질 테니까. 이 모든 게 그가 만든 난장판인데 청소할 사람이 나밖에 없었다. 무슨 일이 생기든 그 결과는 내가 감당해야 했다.

 

 

클론 연구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는 에벌린. 그러나 그녀의 가정은 파탄 났다. 남편이 바람이 나서 이혼 중이기 때문이다.

당당하게 그녀에게 이혼을 요구한 남편의 내연녀는 바로 나다. 아니, 나와 똑같은 모습의 클론이다. 나를 복제한 클론과 남편은 같이 산다. 그리고 그녀는 임신까지 한다.

복제인간이 절대 하면 안 되는 것을 남편 네이선은 무시했다.

그리고, 내 복제 인간 마르틴이 남편 네이선을 죽였다!

 

아내의 연구를 훔쳐서 아내와 똑같지만 다른 복제인간을 만든 남편 네이선.

그는 자신이 원하는 아내를 만들 때까지 몇 번의 실패를 경험했을까?

순종적으로 프로그래밍 된 마르틴. 아이를 갖고 싶다고 생각하는 마르틴.

그런 그녀가 왜 네이선을 죽인 걸까?

네이선의 죽음 앞에서 에벌린은 자신이 몰랐던 사실들과 계속 마주친다.

그리고 그녀가 내리는 결정들은 모두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었다. 누군가를 위한 것이라 포장되었지만..

물론 그것을 합리화할 만큼의 잘못이 네이선에게 있었지만 그것이 어느 정도까지 용인되어야 하는지 계속 의문이 남는다.

 

게다가 단순한 복제인간인 줄 알았던 마르틴은 점점 생각이 진화하고 자기 자신에 대해 자각하게 된다.

그리고 네이선의 부재를 감추기 위해 그들은 또 다른 네이선을 만들어 낸다.

거기서 끝나길 바랐지만 이 이야기는 멈출 기미를 안 보인다.

 

에벌린의 현재와 과거의 회상들이 곳곳에서 튀어나오며 나는 에벌린과 네이선 중에 누가 더 옳지 못한 짓을 한 사람인지 결정을 내리기 어려웠다.

정신적 학대의 방어기제는 에벌린이 벗어나고 싶어 했던 사람의 성격을 고스란히 닮은 사람에게 끌리게 했다.

그리고 그것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자마자 에벌린은 자신의 일로 더욱 숨어들어갔다.

그것은 돌이킬 수 없는 사건으로 발전하고 그 일로부터 내려지는 에벌린의 결정들은 네이선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러니 이 이야기는 계속 의문점을 남긴다.

어떤 것이 옳은 결정인가에 대한 질문들이 머릿속에서 돌아다닌다.

 

게다가 마르틴을 대하는 에벌린의 모습은 네이선과 별반 다르지 않다.

지배자로서의 권위의 맛을 본 에벌린에게 마르틴의 존재는 어떤 걸까?

 

"네이선 때문에 아무리 힘들어도 이 아이 덕분에 버틸 수 있었어요. 내가 그를 견딜 수 있었던 건 아이가 생겼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에요."

 

 

이런 생각을 하는 클론은 인간인 걸까 인간이 아닌 걸까?

인간과의 사이에서 아이를 낳을 수 있는 클론은 인간인 걸까 인간이 아닌 걸까?

인간은 어떤 걸 기준으로 인간이라고 해야 하는 걸까?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모두가 생각해 봐야 할 거 같다.

그런 점에서 에벌린이 마르틴을 이용해 인간의 수명을 늘리는 연구로 자신의 진로를 바꾼 것이 미덥지 않다.

모든 도덕적 가치를 부여한다 해도 클론을 만들어 내는 인간에게 클론은 그저 클론일 뿐이니까.

그 이면을 들여 다보 고민하는 건 다른 사람의 몫이다.

우리 같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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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루저의 나라 - 독일인 3인, 대한제국을 답사하다
고혜련 지음 / 정은문고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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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으로 우리의 부실한 근대사를 보충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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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루저의 나라 - 독일인 3인, 대한제국을 답사하다
고혜련 지음 / 정은문고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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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모든 문화 흐름이 조선을 통해 중국에서 일본으로 건너왔을 것이라는 개연성을 보입니다. 현재 조선이 중국, 특히 일본보다 문화 수준이 훨씬 높다는 것은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독일인 3인방이 쓴 글을 토대로 그 이전과 이후의 문헌들을 살펴서 대한제국의 이야기를 쓴 <우아한 루저의 나라>를 읽으며 내가 가지고 있었던 대한제국의 이미지를 수정하게 되었다.

독일은 시대의 흐름을 읽고 결정적인 순간에 우리의 도움 요청을 거절했다.

그때 독일이 우리 편을 들어서 뭐라도 했다면 우리의 역사는 바뀌었을까? 라는 아쉬운 생각이 든다.

하지만 독일은 다른 식으로 지금 우리에게 그때의 모습을 알려주고 있다.

 




크노헨하우어는 조선에서 금광채굴권을 딴 세창양행이 금광을 찾기 위해 본국에 의뢰하여 온 산림청 직원으로

1898년부터 1899년까지 약 1년 반 동안 대한제국에 머물며 광물 지질 분포를 파악하기 위해 수차례 답사하였다.

그는 독일에 돌아와 [Korea]라는 강연을 하였다.

 

유럽인들은 이러한 양면성을 가진 조선인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호감을 느낍니다. 모든 예를 갖춘 신중함, 비록 형식적이었으나 사랑스러운 친절함,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예법의 경직된 모습에서 빠져나와 환호하는 천진함이었습니다.

 

 

그는 대한제국의 관공서나 궁정에서 지켜야 하는 예의범절과 관리들의 공적인 모습과 사적인 모습들을 잘 캐치했다.

그가 조선에 머문 동안은 한국 호랑이들이 많았던 모양이다. 사냥 당한 호랑이 두 마리를 앞에 두고 사진을 찍은 사냥꾼들의 사진과 호랑이 가죽이 깔린 곳에서 찍은 크노헨하우어 부부의 사진이 담겨있다.

 

그 당시 조선 사람들은 퀴라소의 단맛을 좋아했고, 베를린 큄멜 곡주인 길카를 세상에 존재하는 최고의 알코올이라고 말했다 한다.

조상님들의 술 취향까지 알게 되는 책^^

조선 여인들이 가슴을 노출시켰고 대부분의 기혼여성들이 치마를 더 아래로 내려 입었다는 건 처음 알게 된 사실이다.

 

 

기혼 여성들은 치마 허리띠를 약간 아래로 착용하여 상상하는 대로 가슴이 노출됩니다. 목덜미와 목은 가리고 가슴은 노출합니다. 조선의 부인들은 매우 민감한 이런 부분이 노출되는 것에 이미 익숙한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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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복장의 이유는 조선 여인은 자녀가 4세가 될 때까지 젖을 물리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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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을 잘 아는 사람들은 조선 여인이 동아시아 3국 중에 가장 아름다운 신체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황제 소유 인쇄소에는 한글 금속활자체가 들어 있는 오래된 식자 상자가 있었다. 금속활자는 이미 구텐베르크보다 앞서 1400년경에 사용되고 있었다. 중국인보다 수준이 높았던 조선인들은 25개의 모음과 19개의 자음으로 아름다운 한글을 만들어 사용하였다.

 

 

예쎈은 아버지가 수공업자를 위한 직업학교의 교장이었다. 수공업을 중시 여기던 문화에서 자랐던 그가 조선에서 수공업자들이 천민 취급받는 것을 보고 안타까워한다.

그는 일본이 고대 왕릉을 수탈하는 현장을 목격하고 그들이 그것을 자랑삼아 얘기하는 것도 기록했다.

하지만 조선에 대한 인식에 잘못된 부분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 당시 그들이 조선에 대해 알 수 있었던 것은 일본이나 중국을 통한 것이기에 깊숙이 알기 전까지는 조선은 중국과 일본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 정도로만 생각했을 뿐이다.

그러나 예쎈은 조선의 문화가 중국과 일본과 다른 점을 이해하고 조선의 문화가 더 고급스럽다는 걸 인지하고 있다.

 

만주의 강도들은 절반 정도 훈련받은 정규 군인과 일반 중국인(조선인도 포함한) 집단이며 일본의 무력 진압에 대항하는 반일본 게릴라 집단이다.

 

 

라우텐자흐의 백두산 여행기에는 일본에 저항하는 게릴라군이 등장한다.

저자는 이들을 독립군으로 보고 있다. 그들 중에 홍범도 장군도 있을지 모른다는 예측도 한다.

 

독일 3인방의 각각의 시각에서 본 대한제국과 저자가 여러 문헌들을 자료 삼아 쓴 대한제국을 읽으며 이 불운한 근대사에 대한 역사적 탐구가 참 미흡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조선에 머물렀던 이방인들의 시선에서 그 시대 우리 민족의 고단함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에 밴 특성들이 보였다.

중국과 일본을 사이에 두고 양국으로부터 시달리고 수탈당하면서도 자신들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 민족.

손재주가 좋아서 중국과 일본 그 어느 것과도 다른 예술품을 만들어낸 민족.

우수한 머리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쇄술을 가지고 자기들만의 글자를 가진 민족.

그러나 변화하는 세상에 대처하지 못해서 이리저리 뜯기고 있는 민족.

 

고종의 헤이그 특사가 실패해서 고종이 하야했다고 배웠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헤이그 특사 3인은 자신들의 임무를 다했고, 차가운 결말 앞에서 안타까워했지만 그들의 그 열정과 우리의 고난을 누군가는 알아봐 주었다는 걸 이 책이 말해준다.

 

지금 우크라이나의 소식을 들으며 이 헤이그 특사들이 생각났다.

전세계가 지켜보며 한 마디씩은 하고 있지만 특별하게 나서지는 않는 상황.

그러나 우리 조상들은 조선이라는 곳을 대한제국이라는 이름없는 나라를 강대국들이 어떻게 처리했는지 이미 겪었다는 것.

그럼에도 누군가는 이름 없고 알려지지 않은 대한제국을 위해 목소리를 냈다는 것을.

 

그 시절에도 백성들은 국가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귀중품을 팔고, 머리카락을 팔고, 아이들의 코 묻은 돈까지 기부하였다.

나는 우리나라 역사에서 정치가 백성을 배신하여도 백성은 언제나 올바른 길을 갔다는 사실을 다시 깨달았다.

 

그저 독일인들의 대한제국 여행기쯤으로 생각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읽었는데

뜻밖에 근대사를 공부하게 됐다.

그들이 본 우아한 루저의 나라는 이제 승자의 나라로 나아가고 있다.

그렇게 믿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내가, 지금 이 순간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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