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서 없음 - 격동의 세계를 이해하는 세 가지 프레임
헬렌 톰슨 지음, 김승진 옮김 / 윌북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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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관계의 질서가 변해가고 있다. 냉전 이후 미국 중심의 일극 구조가 중국의 경제적 부상 그리고 '일대일로' 또는 '중국몽'으로 대표되는 중국의 대외정책으로 인해 무너지고 있으며, 현 미국 대통령인 트럼프도 더 이상 미국이 국제경찰의 역할을 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처럼 변화 중인 국제관계 질서를 이해하고 또 그 미래를 예측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책의 저자는 지정학(에너지), 경제, 그리고 민주주의 정치라는 3개의 프레임으로 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질서의 역사를 설명하고자 한다.



 저자를 따라 3개의 프레임으로 나눠서 살펴보면 확실히 국제관계 질서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이해가 되기는 하지만, 전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약 80년에 이르는 역사를 다루다 보니, 그 내용을 이해하는 게 결코 쉽지 않았다. 학부 시절 정치외교학을 전공했고, 대학원 석사과정에서 사회학을 수료했기에 그래도 나름 정치경제에 대한 지식을 갖추고 있다고 자부하는 편임에도 책을 다 읽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을 필요로 했다. 돌이켜보건대 책이 특히나 어렵게 느껴진 이유는 아마도 케임브리지 대학교수인 저자의 특성상 유럽(EU)에 대해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고 있다 보니, 유럽에 관한 상세한 내용들(오랜만에 드골, 퐁피두, 미테랑, 시라크 등 프랑스 대통령 이름도 보고, 브렉시트 관련된 부분은  너무 상세하게 적은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음 ㅋㅋ)이 내게 버겁게 느껴졌던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아쉬운 마음도 컸다. 그 이유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유럽에 대해 상세한 내용이 기술되어 있으며, 국제정치의 양극인 미국과 중국에 대한 내용도 풍부하게 기술되어 있는 반면 다른 지역에 대한 언급이 부족했던 것 같다. 물론 지정학(에너지) 관련해서는 중동에 대한 언급도 있긴 했지만 가장 많은 인구와 영토를 보유하고 있는 인도, 동남아(인도네시아/베트남 등)에 대한 언급이 너무 부족하지 않은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전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유럽의 영향력이 크긴 했지만, 현대의 국제질서에서 유럽이 이 정도로 상세히 논의되어야 할 정도로 영향력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언급하자면, 변화하는 세계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기술'과 '문화'적 관점이 중요할 것 같다. 물론 책에서 모든 변수를 다 다룰 수는 없는 것이기도 하고 기술은 경제 파트에, 문화는 민주정치 파트에서 다뤄질 수 있긴 하지만 '기술'과 '문화' 부분에 대해서도 더 언급이 되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개인적인 아쉬움이 좀 있긴 했지만 2차 세계 대전 이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국제 질서를 이해하는데 매우 도움이 되는 아주 좋은 책이다 ㅋㅋ!! 많은 분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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