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창적 스타일과 세계관, 뛰어난 오락성, 현실과 잘 어우러지는 역사를 가미한 판타지로 색다른 소설 읽기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마키메 마나부가 내놓은 소설 '사슴남자'는 일본의 고도, 나라의 한 여고에 임시교사로 부임한 스물여덟 살 신경쇠약 청년이 얼굴이 사슴으로 변해가는 '사슴남자'가 되어가면서 지진으로부터 세상을 구하기 위해 분투한다는 내용을 담은 역사판타지 코미디입니다.


물리과학을 연구하는 대학원생 주인공은 지도교수에게 떠밀리다시피 내려간 나라에서 심술을 피우는 여고생들, 유별난 교사들, 그리고 센베이보다 빼빼로를 좋아하고 인간의 말을 하는 사슴을 만납니다. 사슴은 그에게 교토로 가서 지진을 막는 신성한 의식에 필요한 삼각을 받아 오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그래야 교토의 여우와 오사카의 쥐와 함께 땅속에서 요동치는 메기를 눌러 지진으로 인한 종말을 막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소설은 이렇게 시작되면서 결코 순탄치 않을 주인공의 앞날을 의미심장하게 보여줍니다.


이 작품은 독특한 소재, 유머 넘치는 문체, 유구의 역사를 자랑하는 나라를 무대로 착안한 점에서도 특별한 느낌을 주지만 '말하는 사슴'이나 '세상을 구한다' 같은 판타지적 요소를 도입한 발상과 빈틈없이 잘 맞아 떨어지는 플롯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제137회 나오키상 후보작이었습니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기발한 설정과 절묘한 균형을 이루면서 독자들을 환상적 세계로 거부감 없이 몰입하도록 이끌어 줄 것입니다.


총 4장으로 구성된 역사판타지 코미디 '사슴남자'실존하는 오래된 건축물이나 역사적 인물과 사실 등에서 소재를 끌어와 현실에 버무린 독특한 흥취가 압도적인 작품입니다. 하지만 어수룩한 신경쇠약 청년이 손색없는 교사로서 성장하고 소녀 홋타가 시련을 통해 성장해가는 학원을 배경으로 한 유머러스한 성장소설로 읽어도 손색이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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