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작가상'은 1977년 민음사가 제정하여 올해로 34회를 맞이하고 있는 획기적인 신인작가 등용문입니다. 당시 '세계의 문학' 창간과 함께 제정된 '오늘의 작가상'은 지난 30년 간 우리 문학에서 근대의 그늘을 걷어내는 힘찬 동력이었습니다.
 

1977년 제1회 수상자인 한수산의 '부초'을 시작으로 제2회 박영한의 '머나먼 쏭바강', 제3회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로 이어지는 거장들의 출현은 문단과 사회의 관심을 집중시켰고 김광규, 최승호, 조성기, 강석경 등 시인·소설가들의 등장은 '오늘의 작가상'의 문학적 의의를 확인시켰습니다.


이후 이혜경, 이치은, 고은주, 우광훈, 이만교에 이르는 젊은 작가들 또한 시대의 정신을 수렴하고 심미성의 사회적 소통을 지향하는 '오늘의 작가상'의 의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시·소설·평론 등 장르를 불문하고 '오늘'이라는 당대의 문학적 형상화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2006년까지 총 30회 가운데 단편소설 1회, 시 7회를 제외한 나머지 수상작은 모두 장편소설이었는데 한국문학사가 단편소설을 중심으로 전개되었고 상대적으로 장편소설의 역사와 질적 수준이 미약하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늘의 작가상'의 이러한 측면은 장편소설의 역량을 강화하는 배경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의 작가상'은 매년 3월 10일 응모작품을 마감하고 매년 5월 수상작을 발표합니다. 수상작 중 장편소설은 '세계의 문학' 여름호와 동시에 단행본으로 출간하고 시와 중편소설, 단편소설 등은 단행본 분량에 해당하는 작품을 발표했을 때 출간하며 수상자에게 단행본 출간에 따른 상금과 인세를 수여합니다.

 

 

 

 

오늘의 작가상 수상(1979)작품이자 유현목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었던 이문열 장편소설 '사람의 아들'은 1970년대 초반 작가가 군대에 입대할 무렵 쓰기 시작하여 1973년에 중편으로 완성되었고 이후 장편으로 개작하여 출간되었습니다. 초판(1979), 2판(1987), 3판(1993)을 거쳐 4판 개정판까지 거치는 동안 작가의 문학적 궤적과 같이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의 아들'은 1979년 6월 15일, 제3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으로 선정되어 출간된 이래 25년 동안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 은경축을 맞이하게 된 작가의 첫 번째 책입니다. 작가 이문열의 문학적 근원이자 회귀점이라고 자평 타평 하듯이 출간 당시부터 커다란 화제를 불러일으켜 왔고 이제 우리 시대의 고전으로 자리 굳혀 가고 있습니다.

 

 

 


화학을 전공하다 뒤늦게 문학으로 진로를 바꾼 이만교는 '결혼은 미친 짓이다'를 통해 사회관습에서 일탈된 연인들의 모습을 제시하고 사회 일반의 결혼에 대한 환상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핑퐁식 대사와 짧은 문장, 그리고 속도감 있는 장면 전환 등 한편의 트렌디 드라마 같은 깔대기에 '결혼은 개인의 다양한 욕구를 교묘히 관리하는 지배 이데올로기' 라는 사뭇 진지한 주제를 걸러 낸 작품입니다.

 

 

 

 

2007년 제31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인 '걸프렌즈'는 한 남자를 사랑하는 세 명의 여자가 질투와 우정을 그린 책입니다. 이 책은 피겨스케이팅 선수 같은 현란한 키스 솜씨의 소유자인 평범남 '유진호'의 세 여자 친구들과 서로 한 남자를 공유하고 있는 그녀들, 주인공 '한송이'의 여자 친구들에 대한 발칙하기 짝이 없는 러브 스토리입니다. '걸프렌즈'는 자칫 이해하기 힘든 상황에 대한 놀라운 설득력과 충만한 소설적 재미로 단번에 독자를 매료하며 21세기의 새로운 연애 모럴을 거침없이 보여줄것입니다.

 

 

 


'제리'는 2010년 제34회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혜성같이 등단한 신예작가 김혜나의 첫 장편소설입니다. 치명적인 성애 묘사를 통해 이 땅의 모든 불우한 청춘들의 벌거벗은 삶을 시리도록 아프게 그려 낸 성장소설로 깜짝 놀랄 만큼 진솔한 자기 고백, 치열한 성적 욕망의 분출, 그리고 치명적인 성애 묘사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갈 뿐인 '루저'들, 이 시대 비루한 20대의 삶을 치밀하게 표현한 작가의 능력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의미 없는 섹스를 마치 출근하듯 나누고 살아 있다는 느낌을 오로지 고통의 징후로 환원하는 이들의 모습을 파괴적이고도 충격적으로 그려낸 '제리'는 독자들에게 불편하지만 동시에 삶의 한 줄기 작은 빛을 전해주는 작품이 될 것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