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 조그만 항구도시에 사는 여주인공 혼다는 늘 반복되는 낯익은 생활로부터의 탈출을 꿈꾸지만 일상에 적응하며 평범하게 살아갑니다. 언제부턴가 그녀는 자신이 사는 거리를 포르투갈의 리스본과 겹쳐놓고 생각하는 버릇이 생겼고 그녀는 자신이 늘 버스를 타는 '마루야마 산사 앞' 정거장을 '제로니모스 수도원 앞'이라 부릅니다. 회사가 있는 거리는 '가레트 거리', 제방을 따라 항구에 조성된 공원은 '코메르시오 광장'이다. 그리고 제방과 나란히 나있는 길이 바로 '7월 24일 거리'입니다.


그녀는 늘 남의 얘기를 들어주는 입장이고 실수를 두려워하는 평범한 타입이지만 한편으로는 특별함에 대한 강한 동경을 품고 있기도 합니다. 한번도 주목받아본 적 없고 지금껏 자신을 좋아해준 남자 역시 자신처럼 평범한 사람일 뿐이었습니니다. 그러한 평범한 여자가 어느 날, 어디를 가도 눈에 띄는 특별한 남자와 연애를 시작하게 됩니다.


'7월 24일의 거리'는 연애의 불안에 대해 이야기한 작가의 전작 '동경만경'의 연장선상에 있는 소설입니다. 평범한 여자의 '사랑의 기적'을 전작에서와 같이 섬세하고도 자연스러운 필치로 묘사한 작품으로 남녀의 연애심리, 특히 여자의 마음을 들여다보듯 표현한 심리묘사는 이 작품의 가장 빛나는 부분입니다.


"하나, 인기많은 남자를 좋아한다. 둘, 남이 싫어하는 여자는 되고 싶어하지 않는다. 셋, 대체로 들어주는 역할만 한다. 넷, 의외로 가족 관계는 양호하다(열렬한 사랑에 빠지는 사람들, 가정환경 별로 좋지 않다). 다섯, 첫 경험은 열아홉 살에 허겁지겁 한다. 여섯, 타이밍도 좋지 않다. 일곱, 아직도 때때로 순정 만화를 읽는다. 여덟, 밤에 타는 버스를 좋아한다. 아홉, 아웃도어를 싫어한다. 열, 실수하고 싶지 않다(실수라도 좋다는 각오로 누군가의 가슴에 뛰어들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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