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커보어란 지역을 뜻하는 로컬과 먹을거리를 뜻하는 보어의 합성어로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재배되고 사육된 식품만 소비하는 사람이나 그런 운동을 뜻합니다. '내 뒷마당의 제국'은 로커보어 운동의 근원지라 할 수 있는 뉴욕에서 행해진 한 남자의 독특한 실험을 고스란히 담은 책입니다. 그 남자는 고층빌딩이 즐비한 뉴욕 한복판에서 모든 먹을거리를 직접 길러 그것만으로 자급자족이 가능한지 가늠해보는 실험을 감행합니다. '뉴욕매거진'의 의뢰로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시간이 지날수록 환경, 농업, 가정이 뒤얽힌 한 남자의 투쟁기가 되어갔고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더 깊은 질문들을 만들어내며 미국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얻었습니다.


유명 잡지 기자를 거쳐 한때 잘나가던 요리 전문기자이자 평론가였던 저자는 6개월간 농사를 짓고 가축을 키워 1달간 그것으로만 자급자족하는 과정을 기록하는 기사 청탁을 받고 이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작은 실수에도 죽어나가는 가축들, 그로 인한 가족들의 비난, 이웃의 신고가 두려워 새벽에 울기 시작한 수탉을 즉시 도축한 사연, 딸아이와 친해진 오리들을 결국 식육 목록에서 제외시킨 일 그리고 어렵게 키운 작물이 토네이도에 휩쓸려버리기까지 파란만장한 일들이 그의 앞에 놓여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을 통해 먹는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새롭게 깨닫게 그는 이 책을 통해 그 깨달음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농사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중년의 남자가 도전한 프로젝트이기에 영화보다 더 극적인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직접 해보는 이의 입장에서는 농사란 참담한 실패와 웃지 못할 해프닝의 연속이라는 현실을 일깨워줍니다. 슬로푸드의 극단이라고 할 수 있는 실험 보고서 '내 뒷마당의 제국'은 우리에게 먹을거리를 스스로 기른다는 것이 진정 어떤 의미이고 무엇을 요구하는지 생각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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