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과 음모의 세계사 - 세계사를 미궁에 빠뜨린 35가지 음모와 스캔들
조엘 레비 지음, 서지원 옮김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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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의 양면과도 같이 역사와 야사는 함께 존재한다. 역사가 드러난 일들을 보여

준다면 야사는 숨겨야 할 비밀들은 은밀히 감추고 드러난 역사의 그늘 속에 묻혀

사는 것이다.

야사는 오페라의 유령처럼 제 모습을 감춰야만 하며 그래서 더욱 사람들의 호기

심을 유발 시킨다. 그 이유는 야사의 대부분이 음모라는 각본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음모 - 몰래 좋지 못한 일을 꾸밈. 또는 그 꾸민 일. 국어사전이 정의한 내용처럼

음모는 계획적인 기획과 의도가 병행되어야만 가능하다. 섣부른 음모는 들통이

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어설픈 계획으로는 ‘음모’를 꾸밀 수 없는 것이다.

비밀과 음모가 가장 빈번히 일어나는 때는 사회가 크게 혼란 할 때다. 폭동이 그

렇고 왕권과의 마찰이 그러하며 국가간의 전쟁이 그러하다.

특히 역사상 음모가 많이 자행되었던 시기는 전쟁 때였으며, 국익을 위해서는 우

방국과 적국 구분 없이 거짓된 정보를 흘려야 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자신을 무장 시키는 것보다 상대방이 지닌 약점을 잡아내는 것

이 편한 견제 방법이었으며, 상대를 제거하기 위해 가장 편한 방법은 거짓 정보를

유포해 옭아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음모의 핵심은 정보에 있다.

 

<비밀과 음모의 세계사>는 ‘개인’ 혹은 고위 정치인이나 금융가, 재계 인사로 구

된 ‘비밀 모임’이나 ‘CIA’ 등이 저질러온 역사의 그림자 뒤를 밝히고 있다. 가끔

모는 어둠의 역할을 벗어나서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기도 했다.

세계사를 뒤흔든 서른다섯 가지의 비밀과 음모를 통해 얼룩진 역사의 뒷면을 보

는 일은 씁쓸한 입맛을 다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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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기 사카에 자서전 역사 인물 찾기 17
오스기 사카에 지음, 김응교.윤영수 옮김 / 실천문학사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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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토쿠 슈스와 더불어 일본 아나키스트의 선봉으로 알려진 오스기 사카에. <오스

기 사카에 자서전>에는 1885년, 소위였던 아버지와 대범했던 어미니 사이에서 장

남으로 태어나, 파리 메이데이에서 연설을 하고 추방당했던 1923년까지의 기록이

담겨있다.

 

청일전쟁이 반발했던 유년시절의 그는 꾀나 악동이었다. 우정이나 대의적인 명분

보다는 그저 주체 못할 장난기로 아이들을 괴롭히며 대장노릇을 했었다. 위인의

어릴 적 행동이니 싹을 보였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당하는 피해자의 입장에서 본

다면 오스기는 분명 문제아의 소질이 다분했다.

육군 유년학교에서 퇴교 처분을 받기까지의 청년기 또한 좌파적인 행동들로 많은

문제를 일으켰다. 퇴학 사유는 동료와 싸우다 칼에 찔려 학교의 명예를 손상시켰

다는 이유였다.

 

그런 그가 강압적 권력 시스템에 저항하는 아나키스트로 성장하기까지 어떤 일을

겪었을까?

그러나 애석하게도 이 자서전은 그의 유년과 청년기 그리고 이미 아나키스트로

성장한 후의 일들만을 담고 있다. 전차요금인상에 반대운동에 참가하여 최초로

투옥되었던 일이나 그를 저널리스트로 알린 ‘신병 제군에게 드림’이라는 글을 쓰

게 된 배경도 나와 있지 않다.

 

555페이지의 긴 문장은 대부분 유년과 청년기를 다루는데 할애됐으며, 그이 아나

키스트 적인 업적을 그리는데는 3분의 1이 소요됐을 뿐이다.

 

정작 궁금한 것은 그 잘라 먹은 시간 속에 있었던 그의 초창기 아나키스트 적 모

습인데, 아마도 그는 자신의 초창기 모습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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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황후 최후의 8시간
박상하 지음 / 운디네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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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역사의 진실을 밝혀내는 작업만큼 섬세하면서도 흥미로운 일은 드물 것이다.

수백 년 간의 기나 긴 시간을 다시 불러들여 현재의 시간으로 만드는 작업이니만큼 고전의 복

원이란 참으로 힘든 기록과의 싸움이다. 한 가지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들춰내야하는 수많은

문헌들 속에서 복원자는 이미 과거의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 그 시대를 거닐어야만 하기 때문이

다.

 

문학에 있어서 역사를 조명하는 일은 어떠한가?

빈약한 사료를 가진 역사일수록 가설은 범람하게 마련이다. 빈약한 사료들을 바탕으로 소실된

건축물이나 유물을 복원하기란 힘든 일이겠지만 문학은 조금 다르다고 볼 수 있다.

가정의 역사가 유일하게 통하는 문학은 그래서 많은 논란과 더불어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도

움을 주기도 한다.

 

<명성황후>는 명성황후가 시해되기 전까지의 8시간 동안을 그리고 있다.

조선 말기, 일본 낭인들에게 난자당했던 조선국모의 비참한 최후와 무기력하게 맞설 수밖에 없

었던 조선왕궁의 현실을 고스란히 전시해 놓았다.

대원군의 쇄국 정책과 왕후의 개화 정치가 첨예하게 대립하던 조선 말, 러시아, 청, 일본 등 세

계열강들은 조선의 개화를 빌미삼아 제국주의적 야심을 버젓이 드러내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일본의 야심은 하이에나의 이빨처럼 집요했다. 그 집요함은 한 나라의 국모를 무

참히 시해할 정도로 야비한 것이었다.

더욱이 명성황후 시해 사건에 관련됐던 47명의 낭인이 모두 증거불충분으로 석방됐고, 후에 주

요 요직에 오른 것은 그들이 이 만행을 얼마나 계획적으로 행했는지를 보여준다.

 

문학의 힘은 때론 위험하지만 이처럼 잊어버린 역사의 진실을 과감히 찾아 나설 때 발휘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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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의 재판 - 가리옷 유다의 시복재판에 관한 보고서
발터 옌스 지음, 박상화 옮김 / 아침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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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에 나오는 유다는 많은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예수를 은전 30냥에 팔아넘긴 바알세불의 후예 유다. 또는 예수를 이용하여 민중 봉기를 꾀하려 했던 혁명주의자 가리옷 유다. 그러나 이 책은 유다를 영원한 배신자로서가 아닌 신의 뜻에 따라 자신의 본분에 책임을 다했던 순교자로써의 유다를 그리고 있다.

유다를 순교자로 바라보는 프란치스코 수도회 신부 베르톨트 B와 이에 반대하는 신앙검찰관 M신부의 문서들을 정리하며 교회법 박사 에레토 P는 유다에 대한 자신의 시각을 달리하게 된다.

과연 유다는 누구이며 그는 무엇 때문에 스승을 배신했을까? 2000년이 넘도록 그에게 찍혀있던 배신자란 낙인은 과연 올바르게 행해진 결과였을까?

<유다의 재판>(아침)은 유다의 행위를 통해 그가 이루고자 했던 것이 무엇인지를 세 가지로 요약한다.

은전 30냥을 위한 파렴치한 행각, 민중봉기를 위한 혁명적 투쟁, 예수를 구세주로 인식시키기 위한 메시아즘적 신앙. 그리고 ‘유다의 희생물로써의 예수’와 ‘예수의 희생물로써의 유다’ 그리고 ‘하느님의 계획 아래 공동 희생물로써의 유다와 예수’라는 관점으로 사고를 확대시킴으로써 유다에 관한 평가를 더욱 광범위하게 만들고 있다.

유다에 관한 정의는 아직 내려지지 못한 채 재판은 미뤄졌으며, 그 판결의 몫은 고스란히 독자들의 몫으로 남겨졌다.

이 책의 단 하나 아쉬운 점은 부록을 통해 제공되는 정보가 너무도 상세하여 이 ‘소설’의 묘미를 잘라먹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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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탄생 - 미국 역사 교과서가 왜곡한 건국의 진실들
레이 라파엘 지음, 남경태 옮김 / 그린비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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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건국 과정은 한 세대 내에 이루어졌다. 그러나 그들의 역사는 단순하면서도 장대하다.

아메리카 이주민들은 영국의 지배에 항거하여 전쟁을 벌였고 그 결과 독립을 이루었다. 하지만 독립과 정부 탄생에 대한 정당성을 알리기 위해 그들의 역사는 날조되고 각색된 이야기들로 얼룩져야만 했다.

미국 혁명의 영웅담은 미화되거나 새로운 이야기가 추가되어 발명되었고 심지어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영웅을 만들어 역사로 편입시키기까지 했다.

전장에서 쓰러진 남편을 대신해 대포까지 쏜 용감한 여장부 ‘몰리 피처’는 ‘유명한 미국 위인’으로 널리 회자되고 있다. 하지만 진실을 따로 있다. 미국인들은 자신들의 거룩한 역사를 장식하기위해 ‘몰리 대장’과 메리 매콜리란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새로운 인물을 만들어냈던 것이다. 그러므로 ‘몰리 피처’의 영웅적인 행동은 모두 꾸며진 거짓이다.

이렇듯 레이 라파엘은 <미국의 탄생>(그린비)을 통해 신화적 과거 속에 숨겨진 미국 역사의 진실을 보여준다.

자유를 위해, 독립을 위해 스스로 독립전쟁에 뛰어 들어다는 흑인 노예의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패트리어트)>를 제작한 딘 데블린에 의하면 “한국 전쟁 이전까지 미국의 흑인과 백인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싸운 적이 없었다.”고 한다.

일개 논객에서 미국의 제일가는 혁명가로 탈바꿈된 ‘새뮤얼 애덤스’ 그리고 자유를 위해 전쟁에 참전했다는 흑인 노예 등의 허황된 애기들을 읽으며, 잘못 혼합된 역사를 배우고 있는 미국 아이들의 학습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사뭇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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