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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기 사카에 자서전 ㅣ 역사 인물 찾기 17
오스기 사카에 지음, 김응교.윤영수 옮김 / 실천문학사 / 2005년 6월
평점 :
품절
고토쿠 슈스와 더불어 일본 아나키스트의 선봉으로 알려진 오스기 사카에. <오스
기 사카에 자서전>에는 1885년, 소위였던 아버지와 대범했던 어미니 사이에서 장
남으로 태어나, 파리 메이데이에서 연설을 하고 추방당했던 1923년까지의 기록이
담겨있다.
청일전쟁이 반발했던 유년시절의 그는 꾀나 악동이었다. 우정이나 대의적인 명분
보다는 그저 주체 못할 장난기로 아이들을 괴롭히며 대장노릇을 했었다. 위인의
어릴 적 행동이니 싹을 보였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당하는 피해자의 입장에서 본
다면 오스기는 분명 문제아의 소질이 다분했다.
육군 유년학교에서 퇴교 처분을 받기까지의 청년기 또한 좌파적인 행동들로 많은
문제를 일으켰다. 퇴학 사유는 동료와 싸우다 칼에 찔려 학교의 명예를 손상시켰
다는 이유였다.
그런 그가 강압적 권력 시스템에 저항하는 아나키스트로 성장하기까지 어떤 일을
겪었을까?
그러나 애석하게도 이 자서전은 그의 유년과 청년기 그리고 이미 아나키스트로
성장한 후의 일들만을 담고 있다. 전차요금인상에 반대운동에 참가하여 최초로
투옥되었던 일이나 그를 저널리스트로 알린 ‘신병 제군에게 드림’이라는 글을 쓰
게 된 배경도 나와 있지 않다.
555페이지의 긴 문장은 대부분 유년과 청년기를 다루는데 할애됐으며, 그이 아나
키스트 적인 업적을 그리는데는 3분의 1이 소요됐을 뿐이다.
정작 궁금한 것은 그 잘라 먹은 시간 속에 있었던 그의 초창기 아나키스트 적 모
습인데, 아마도 그는 자신의 초창기 모습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