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1




아리따운 한 여인이 고급스럽고 깔끔해 보이는 미용샾에서 머리를 매만지고 있다.
이 샾의 직원인 듯한 여자가 열심히 머리를 매만지다가 한마디 툭 던진다...

`손님 집이 뭐죠?'

이에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손님으로 생각되는 그 여자는 살포시 미소를 짓는다..
곧이어 떠버리는 모 건설회사 로고...

장면 #2





어두운 조명의 고급 일식집. 직장 선후배 관계인 듯한 두 사람은 근사하게 차려입고
폼을 잡으면서 생선회를 먹고 있다. 경험상 분위기로 보아 음식값의 가격이 그리 만만해
보이지 않는 장소이다. 간장에 회을 찍어 먹던 후배가 선배에게 한마디 툭 던진다.

`선배. 집이 뭐죠?'

생선회를 우아하고 댄디하게 먹던 선배는 잠깐 멈칫 하면서 살포시 살인미소를 짓는다.
곧이어 떠버리는 모 건설회사 로고...

장면 #3





한눈에 봐도 상당히 돈을 들인 듯한 매우 럭셔리한 욕실....
한남자가 고급 욕조에 몸을 담그고 나른한 표정을 짓고 있다.
곧이어 울리는 나레이션....

`집이 뭐죠.?'

욕조안의 남자 거만한건지 편안한건지 화장실에서 힘주고 난 후의 야릇한 표정으로
한마디 툭 던진다...

`뭐긴...'

그리고 창밖 전경의 건물들의 야경에서 손가락 튕김 한번으로 100% 소등 시켜버리는
위력을 발휘한다..(이남자 초능력자.?)

`집은 쉼이다' 라고 하면서 광고는 끝난다.

장면 #4



거실 가득히 따스한 햇살을 가득 머금은 장면이 나오면서 쇼파 위에 엄마는 길게 누워있다.
그 위에는 `헨델과 그레첼' 동화책을 쥐어든 그 엄마의 딸로 추정되는 아이가 누워있다.
열심히 동화책을 읽어주는 엄마 품에서 아이는 스스륵 잠이 들어버린다.
곧이어 울리는 나레이션...

`집이 뭐죠.?'

딸을 따라 낮잠을 청하는 나른하지만 행복해 보이는 엄마의 입에선 이런 말이 나온다.

`뭐긴...'

곧이어 나오는 `집은 쉼이다' 라는 문구와 함께 광고는 끝난다.


요즘 광고를 하는 D건설사의 씨리즈 4편을 요약해 봤다.
과거 채XX라는 스타를 기용한 광고에서 탈피해 건설사의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집'이라는
근본적인 개념으로 다가가는 광고 씨리즈를 기획했다고 보고 싶지만........
요즘 광고를 하는 3번과 4번광고 이전의 1번, 2번 광고의 경우는 보는 내내 삐딱한 내 신경을 건드
리는데는 한점 부족함이 없었다.

대한민국에서 `집'이란 개념이 `쉼터'라는 개념을 가지고 있는지 되묻고 싶다. 특히 아파트에서 말이다.
100%라고 말할 순 없지만 내 생각으로 광고 1.2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외향으로 봤을 때 그들이 말하
는 집(아파트)는 쉼이라는 개념보다는 투기와 투자의 개념이 강해 보이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비싼 미용실에서 머리는 매만지는 여자나....고급스런 일식집에서 생선회를 씹는 남자의 모습에서 집=쉼
이라는 개념을 접하기는 쉽지 않을 뿐더러 억지스럽기까지 하다. 그런 문제점이 내눈에만 비친것이 아닌
불특정 다수에도 비춰졌는지 3번과 4번 광고에서는 집=쉼 이라는 개념에 비교적 접근할려는 노력이
보인다.

현실을 돌이켜 보자...
반 강압적으로 자기가 살던 터전을 내쫒기는 사람들이 있는 나라.
분양원가를 끝끝내 공개 거부를 하고 있는 건설사들...
아파트 지어서 100억 벌던 사람이 50억 벌면 그거 할꺼 같어..?
우린 회사 문닫고 외국으로 골프여행 반년만 다녀와 볼까...
아파트 지을 회사 없어서 분양원가 공개라는 말 쏙 들어갈껄...?? 이라고 떠드는 모 건설사 중역....
엄청난 현금이윤을 남기면서 외주업체에게 반년짜리 어음결재에다 터무니없는 반덤핑 설계비를 제시하는
건설회사가 화려하게 소비자를 현혹하는 요즘 TV 광고를 보고 있자면.....거짓말 조금 보태서 헛구역질이
나온다.

그들에게 집은 쉼이 결코 아니다...
단지 엄청난 현금자본이 들어오면서 어마어마한 뻥튀기 이윤을 남길 수 있는 거대한 이윤사업일 뿐이다.
에잇...!! 이 뻔한 세상 같으니라구..!!!

뱀꼬리1 :
조인성씨가 나오는 후X파인XX 디지털 카메라 광고를 보면 이런 장면이 있다.
누드 비치 앞에서 급정거를 하면서 황급히 카메라를 꺼내 뭔가를 찍을려는 사람 뒤로 움직이는 차 위에서
아주 여유롭게 뭔가를 찍는 조인성씨.....
누드비치니까..므흣한 걸 찍는 거야 생각했지만..웬걸...아래 위 비키니 다입은 여성을 찍고 있다..(망할~)
이거 앞뒤가 안맞잖어..누드 비치에서 저렇게 다 입으면 쫒겨 난다고..~~~
(그 뒤 어두운 곳 그 누드비치 배경에서 아래 위 다 꽉꽉 껴입은 조인성씨가 폼잡고 사진 찍힌다....어이~~
조인성씨 거긴 누드비치야~~ 팬 서비스 몰라..?? 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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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 2006-06-27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킥킥, 왜 난 항상 메피스토님 글에서 뱀꼬리가 제일 재밌을까여?

balmas 2006-06-27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본문도 뱀꼬리도 모두 재미있네요. :-)

sooninara 2006-06-27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목욕탕이 제일 싫었어요. 펜트하우스나 되야..ㅠ.ㅠ

Mephistopheles 2006-06-27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자림님 // 아...결국 본문은 재미없다는 말이군요..흑흑흑...(ㅋㅋㅋ)
바람구두님 // 좋나요...시간에 쫒겨서 글쩍거렸는데....기간연장이라니요~~!!
발마스님 // 감사합니다....
수니나라님 // 건너 건물들의 위치로 보아 펜트하우스 위치는 되어 보이던걸요..^^

전호인 2006-06-27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생각없이 웃게하시네여........
ㅎㅎㅎ

날개 2006-06-27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메피님.. 건축일 하시는 분 다운 논문스런 뻬빠여요!^^

Mephistopheles 2006-06-28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호인님 // 그래도...조금만 생각해주시면 안될까요..ㅋㅋ
날개님 // 켁..논문스런..이라니요....아니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