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의 독서계획
한 해 계획을 세운다고 계획대로 될리 없다는 건, 초등학교 때부터 뼈저리게 절감해오지 않았나? 흐흐.
그럼에도 계획을 세우는 까닭은?
그건 무인도에 갇힌 로빈슨 크루소우가 스스로 섬에 이름을 붙이고, 섬의 곳곳에 지명을 달고,
자기가 표류해온 날짜를 헤아리는 행위와 흡사하다.
운전하는 이들은 누구나 경험했음직한 일인데, 꼬불꼬불한 길과 일직선으로 곧게 나 있는 길 가운데
어느 길이 덜 피곤한가 하면, 장거리 주행을 할수록 가끔이라도 꼬불꼬불한 길이 나와야 덜 졸립다.
언제나 평탄하게 일직선으로 곧게 뻗은 길을 달리노라면 자기도 모르게 졸음이 쏟아지는 경험을 한다.
내가 어디만큼 왔는지, 알기 위해선 망망대해에 떠 있는 부표처럼
어딘가에 눈을 두고 달려갈 지점을 가늠할 수 있어야 한다.
올한해의 말글살이를 위해 내가 계획한 독서계획의 테마들을 간단히 공개해 보려고 한다.
이건 꼭 누구에게 보여주고 자랑하기 위한 것이기 보다는
그때그때 내가 얼마만큼 와 있는지를 생각하기 위한 일종의 부표들인 셈이다.
나는 오래전부터 독서를 위한 테마를 몇 가지로 구분해서 잡아왔다.
그 주요 테마들은 사람, 시대, 지역 등이다.
이 때의 사람은 작가일 수도 있고, 역사적 인물일 수도 있는데, 일종의 인물론인 셈이다.
- 최인훈
- 귄터그라스
- 조지 오웰
-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 김수영
- 김남주
- 로자 룩셈부르크
- 안토니오 그람시
- 도쿄 로즈
- 루쉰
- 프란치스코 데 고야
- 으젠느 들라크로와
- 구스타프 쿠르베
- 버디 할리
- 엘비스 프레슬리
- 펠릭스 나다르
- 루이스 하인
- 으젠느 앗제
- 세르지오 레오네
- 존 포드
* 이상의 인물들에 대해서 올해 내 개인 홈피에 업데이트를 해볼 생각이므로, 이들의 책과 이들에 대한 책들을 읽어야 한다.
시대 별로 읽기에선 서양근대사에 대해 읽어볼 생각으로 그간 사놓고 도전해보지 못한 에릭 홉스봄의 서양근대시리즈 3부작 <혁명의 시대> <자본의 시대> <제국의 시대>를 읽을 생각이다. 나머지 역사 관련 서적들도 되도록이면 이 무렵에 얽힌 책들을 함께 읽을 계획을 짜고 있다.
지역에 관한 책 읽기에선 올해엔 "중국"을 테마로 잡았다. 중국 관련 서적들을 읽고 이와 관련한 정리를 해보려고 한다. 기타로는 작년부터 해오고 있는 "시집 다시 읽기"에서 "문학과지성 시인선 36권째부터 100권까지" 읽는 것으로 정했다. 또 한 가지 단독 테마로 올해는 "문화이론" 관련서들을 잡았다. 이에 대한 나름의 리스트업을 정리해두었다. 과연 계획대로 진행할 수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