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네가 손잡으면 우리가 된다. 나와 네가 손을 잡는 이유는 한 줄로 서서 더 먼곳까지 뻗어 나가기 위해서다. 원을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다. 나와 네가 손을잡아 동그란 원을 만들어 버리면 다른 사람들은 절대 들어 올 수 없는 울이 되고 만다. 그곳에 갇히는 순간 우리는 무서워진다." 

처음부터 심각하게 생각했다면 도리어 나서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가볍게 생각하고 있으며 알라딘이 그 정도의 성의는 보여줄 것이라 기대했고, 현재도 기대하고 있다. 

다만, 내가 생각하는 한 불매선언 이후 가장 최악의 상황은 알라딘으로부터 성의있는 대답을 얻어내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알라딘 서재 사람들과 나뿐만 아니라 불매를 경계로 우리 편과 남의 편, 혹은 나와 의견을 같이 해주니 그 사람은 좋은 사람이고, 아닌 사람은 나쁜 사람으로 마음에 금을 긋고 경계를 세우는 일이다. 마치 재개발 현장의 마을 주민들처럼 우리 편과 남의 편으로 나뉘어 갈등하는 상황은 내가 생각하는 한 최악의 상황이다.  

이 일이 있기 전에 좋아했던 분들은 나와 의견이 달라도 여전히 좋아한다. 이 일이 있고나서 새롭게 알게 된 분들 중에서도 비록 동참해주는 것은 아니어도 진지한 의견을 주시는 분들은 또 그런 이유로 좋아하게 되고, 경우에 따라 더 좋아하게 되기도 했다. 그게 다다.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고, 각자 자기 입장을 말해도 그만, 아니어도 그만인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내 편, 네 편으로 나눌 일도 아니고, 그렇게 하고 싶은 마음도, 그럴 이유도 내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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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07 17: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08 10: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07 14: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구두 2009-12-08 10:37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죽을 맛입니다. ^^

Arch 2009-12-07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옳소! 저도 가벼운 마음이었고, 지금도 변함 없습니다. 의견이 다르다고 그 사람이 싫은건 아닌데 어느 사안에서 나와 다르면 모든 것이 다르다는식으로 패악을 부렸어요.
바람구두님의 불매 선언을 계기로 전 어떻게 운동하는게 멋진일인지-겉멋으로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어떻게 논리를 쌓아가고 어떻게 사람들을 대해야할지 조금이나마 배우는 것 같아요.

바람구두 2009-12-08 10:38   좋아요 0 | URL
많이 시달려 본 경험 덕분이겠죠.
커뮤니티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
아치님도 이 과정에서 많은 것을 잃고, 또 많은 것을 얻게 되리라 생각해요.
열심히 하시면 하실수록 다칠 수밖에 없는 조건이긴 한데, 대신에 얻는 것도 있기 마련이죠. ^^

2009-12-07 16: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구두 2009-12-08 10:38   좋아요 0 | URL
최소한 체급으론 우리 둘이 라이벌 맞아요. ^^

paviana 2009-12-07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내 의견과 다른 걸 틀리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다니까요.^

바람구두 2009-12-08 10:38   좋아요 0 | URL
다른 것과 틀린 것은 다른 것이지만
그럼에도 틀린 건 틀린 거예요. ㅋㅋ

Mephistopheles 2009-12-07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싸랑해요 바람구두님..(커밍아웃까진 아니구~)

바람구두 2009-12-08 10:39   좋아요 0 | URL
이거 뭐, 받아들여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 중입니다.
저에겐 마태님이 계시거든요. ^^;;;

순오기 2009-12-07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맨처음 문제 제기했던 그분이 간절하게 호소할 때 정말 파워블로거들이 같이 나서줬으면 하고 생각했는데, 그분이 지친 후에 이렇게 나섰다는 게 개인적으론 아쉬웠어요.
그때나 지금이나 동참을 선언하진 않았지만 심정적인 동참으로 구매를 자제하고 있지요.
어떤 사안이든 항상 네 편 내 편이 나뉘는 것 같아 의견표명을 안하고 지켜보는 쪽이지요. 그래서 의견표명하는 분들에 대한 존경의 마음은 가질지언정 다르다고 해서 미워하는 마음은 생기지 않던데요.^^ 알라딘의 성의 있는 답변을 기다리는 건 불매에 동참하던 반대하던 다들 같은 마음일거에요. 힘내세요!!

바람구두 2009-12-08 10:43   좋아요 0 | URL
'파워블로거'란 허명입니다.
그것이 실제로 존재하는 순간도 있겠지만, 결국 개인이란 사실은 누구에게나 변함없지요.

제가 한 달이나 경과한 시점에서 나서게 된 것도 결국 그런 망설임 때문이었지요. 잘 알지도 못하고, 실제로 나선 뒤의 진행 상황들이 눈에 빤히 보이니까요. 게다가 저도 나름대로 책 내서 그것으로 약간이나마 이득을 얻는 입장이니까 그런 부분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겠지요. 그런데 그걸 생각하는 순간, 저 자신이 참으로 재수 없더군요. ^^ 그리고 제게 괜찮은 직업이 이미 있더라구요.

그 생각까지 미치니 제가 딱 적임자더군요. 별 거 없어요. 그냥 흘러갑니다. ^^

울보 2009-12-07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쵸 종종 정치하시는분들도 분명알았으면 하는 마음이예요 내의견만 옳고 타인의 의견은 듣지도 않으려고 귀를 닫는모습 정말 싫거든요,,아이에게도 절대 그래서는 안된다고 가르치는 저인데,,ㅎㅎ
요즘 배우는것이 아주 많습니다,,

바람구두 2009-12-08 10:48   좋아요 0 | URL
그것도 한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어떤 한 가지 사회적 문제로 이렇게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나눠본 적은 별로 없으니까요. 이번 기회에 그런 부분들도 서로의 글을 읽어가며 배울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2009-12-08 0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구두 2009-12-08 10:49   좋아요 0 | URL
말씀은 감사합니다만, 지금으로선 선뜻 답을 드리기 곤란하네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