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라리스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안종설 옮김 / 집사재 / 200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읽게 된 동기는 죠지 클루니 주연의 '솔라리스'를 본 뒤 뭔가 아쉽다는 생각을 가지고 인터넷을 뒤져 '솔라리스'란 영화들!과 원작 소설이 있다는 것을 알아서였다.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감독의 영화가 3시간짜리 대작이지만, 나로선 볼 기회가 없고... 또한 무엇보다 원작이 최고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소설을 집어 들었다.

난 가끔 외계인이 존재한다면(사실 외계인의 존재를 믿지 않는다.), 어떤 형태일까 상상을 해보곤 했다.. 그리고 항상 나의 결론은.. 아마 지구의 방식으로는 이해하지 못하는 그런 존재일 확률이 높을 것으로 결론내리곤 했다. 이 책은 솔라리스라는 미지의 행성을 소재로 우주의 미지의 존재에 대한 인간의 기본적 전제를 흔들어 놓고 있다. 우리의 방식으로 교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그러나 생명체는 '물'과 '유기물'들의 조합이라는 테제는 지극히 지구적이라는 생각이다. 마치 각 나라의 문화가 서로 상반될 수 있는 것처럼 외계의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우리의 상식 또는 우리의 물리 법칙을 뛰어넘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사실 날 사로잡은 이야기는 솔라리스라는 미지의 행성체라기보다는.. 그 솔라리스라는 행성이 보여주는 특성들이었다 각 사람의 정신의 기저에 가지고 있는 열망, 또는 상처... 지구에서 X선을 솔라리스에 쬐는 실험이 있은 뒤... 솔라리스는 인간을 상대로 마치 실험을 하는 것처럼 어떤 '존재'를 물질화시킨다. 주인공 켈빈과 자살로 죽은 그의 아내 '레아', 그리고 그 외 승무원들의 이야기들..

사실 외계의 존재에 대한 이야기보단 인간의 상처에 대한 이야기들이 내겐 더욱 다가왔다. 부부싸움이 부른 아내의 죽음... 그리고 켈빈의 대응들... 마치 '여름향기'에서 심장 이식을 받은 뒤 손예진이 송승헌과 헷갈리는 것처럼.. 켈빈도 처음엔 헷갈려 한다. 인간은 누구나 살면서 과거라는걸 떠앉고 살아간다. 그러한 과거가 자신의 눈 앞에 실체화되어 나타나고..

나아가 소설 이상의 비약일지 모르지만...때론 그걸 되돌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리고 그 상황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사실 솔라리스가 등장인물들에게 어떤 실험을 하고 있다는 가정처럼.... 나 자신도 그들을 바라보며.. 스스로에게 물었다.
대답은? 이 책을 읽어보고 스스로 답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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