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츠마 이야기 - 양키 소녀와 로리타 소녀
타케모토 노바라 지음, 기린 옮김 / 도서출판두드림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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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공주 모모코"라는 영화의 제목은.

원작에 굉장히 충실했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기대탓일까, 초반부터 사실 맥이 빠져서 한 번, 중간에 흐름을 끊고 읽었었다.

로코코에 심취해있는 엉뚱하고, 이기적인 소녀 모모코와

양키임을 당당히 여기는 (하지만 실상 양키라고 하기에 그녀는 너무나 품행이 단정하다.

ㅋㅋ 늦은 시간 시끄러운 오토바이 소리로 주민들을 방해해선 안된다고 하질 않나,

통금시간은 8시. 이게 어딜봐서 양키란 말이지? 게다가 그녀의 이름은 딸기다 딸기.

본인은 부정하기위해 딸기라는 뜻의 이치고가 아닌 이치코라고 말하지만-_- 어찌됐든)

이치고가 엮어내는 이야기다.

일단, 로코코에 대한 지식적인 설명에서 즐거움이 반감되었고

문화적인 차이도 어쩔 수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일일히 지명에 대한 주석을 확인해야함은 물론이고,

시종일관 그녀의 지식수준에 따라 비슷하지만 전혀 엉뚱한 단어를 구사하는 이치고와

일일히 그걸 바로잡는 모모코의 실갱이도 언어의 차이에 의해 웃을 수 있는 타이밍을 번번히

놓치고 마는 안타까운 사태가 벌어졌다.

엉뚱함을 사랑하는 독자라면, 모모코의 사랑스러움으로 너그러히 용서도 가능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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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계단 - 제47회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 밀리언셀러 클럽 29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 황금가지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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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이란 숫자가 가져다 주는 미묘한 불쾌함에 더해,

표지만 보아도 '난 미스테리 스릴러야'라는 속삭임이 들리는 것 같았다.

실은 뭔가 더 의미심장한 느낌을 기대했건만.

그러나 실망도 잠시, 내용물은 그 기대이상, 상상을 초월했다.

군더더기 없이 정열된 사건들.

사형을 오늘, 내일 기다리는 사형수. 그러나 결정적인 사건 당일의 기억이 없다.

그의 원죄를 밝혀달라는 의문의 한 남자로 인해 이야기가 전개된다.

차츰 사건의 절정에 달하는 긴박한 그 순간,

번뜩, 하며 스치는 예상은 번번히 반전에 의해 산산히 부서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억지스럽지 않은 통쾌함이 엿보이는 작품이었다.

흐름을 한 순간도 놓지않고 끝까지 절정으로 이끌어준 작가의 필력에 감탄하며,

"사형제도"의 찬반을 두고 항상 마음속에서 벌어지는 사투는 감당이 되지 않는다.

단 한 명이라도 무고한 사형이 이루어지는 그 순간 사회가 저지르는 살인임을 생각해볼때

인간이 인간을 심판한다는 모순에 부딪히지만

또 사회의 기본질서마저 송두리채 흔들어놓고 심지어 반성의 여지조차 없는 

극악무도한 범죄를 접하게 되면 사회질서와 살아있는 모든 이의 생명을 위해서라도

사형제도는 필요하지 않을까란 대립되는 딜레마에 빠져 오늘도 허우적대고 있지만,

그런 머리아픈 고민조차 나쁘지 않다고 생각되는 아침이다.

오랜만에 통쾌한 추리물 하나를 얻었단 기쁨에 감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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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그네 오늘의 일본문학 2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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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주문금액을 채우기 위한 조금은 속 보이는(!) 선택이었다. (하하)

그런데 꼭 예상외의 장외홈런을 뽑아주는 경우가 있다!

그게 바로 책을 고르는 즐거움이라 생각하며..

 

깔끔한 종합병원의 지하에 수상한 신경과.

그곳엔 더욱 기괴한 의사 이라부가 있다.

다짜고짜 환자에게 비타민 주사를 놓으며 코를 벌름거리고,

환자의 증상을 듣고도 뭔가 카운슬링을 해주긴 커녕

오히려 환자의 증세를 즐기며 부추기고 그에 동참하기까지 하는,

좋게 말해봐야 괴짜고 솔직하게 말하면 싸이코같기까지한 의사라..

그의 환자들은 이라부에 비하면 정상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웃음)

주로, 보통의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있을 법한 성격에,

예민함을 살짝 추가 한 듯한 강박증을 보이는 사람들.

사실은 야쿠자가 적성에 맞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내면의 울림 때문인지

선단공포증(뾰족한 물건에 공포를 느끼는 증상)을 갖게 된 야쿠자 중간보스,

상대방에게 마음을 열지 못해 팔을 힘껏 뻗지 못하고

거듭 추락을 일삼게 되어버린 공중곡예사.

스스로를 억압하는 스트레스로 인해 충동을 일삼고 싶은 일탈의 행위로

장인의 가발만 보면 벗기고 싶어 식은땀을 흘리는 멀쩡한 의사.

신인 플레이어에게 느끼는 질투심과 불안함으로

제구력을 잃고 말도 안되는 폭구를 뿌리게 되어버린 스타급 3루수,

자신의 모든 것을 통째로 쏟아부은 책의 실패로

자신의 간판을 지키기위해 의무적으로 써내려가는 글 마다

전작에서 썼던 내용인지 아닌지가 신경쓰여

밤이 새도록 자신의 모든 작품을 일일히 확인해야만 글을 쓸 수 있게 된 여류작가까지.

어찌보면 전혀 말이 안되는지 몰라도 그 원인은 모두 분명하다.

현대의 각박한 삶속에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그런 아픔을 유쾌하게 날려버리는 이라부. 

신경과가 아닌 집도의로 만나게 된다면 몹시! 꺼름찍할 수도 있겠지만

(오우, 그가 매스를 들었다고 생각해보라.. 으스스스스스;;;;;)

환자와 의사로 치료를 하는 게 아닌,

사람과 사람의 의사소통을 하는 이라부가 어쩌면 명의일지도 모른다는 미스테리를 남긴다.

 

적당히 가볍고 유쾌한 웃음으로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준 이라부에게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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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레이드 오늘의 일본문학 1
요시다 슈이치 지음,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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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de의 사전적 의미.

(사람의 눈을 끌기 위한) 행렬, 시위 행진.

그런 의미와 조합해보면 제법 어울리는 듯도 하다.

사실 느낌만을 말하라면 내 스타일은 전혀 아니었다.

애초에 기대했던 분위기가 아니어서 그런 탓일 수도 있겠지만.

한집에 동거하고있는 5명의 남녀.

언뜻 생각해보면 유쾌하고 코믹한 일상일 것 같지만, 속내는 그렇지 않았다.

철저히 개인적이고 지극히 표면적인 ' 이 집 전용의 나 ' 로 각각 살고 있는 것이다.

누구나 남에게 보이지 않는 자신만의 자아가 존재한다.

보여주기 싫어서 의도적으로 감추든, ' 남들이 기대하는 나 ' 에 맞추어 살든 이유야 어쨌건.

그렇게 서로에게 속하지 않는 ' 공동생활 ' 이라는 하나의 접점만 가지고 살아가는

다섯명(혹은 여섯일 수도 있는)의 이야기다.

현실이 그렇듯이, 뒷맛은 참으로 쓴 책이었다.

간결한 전개임에도 불구하고 어쩐지 속도가 붙질 않아서 우격다짐으로 끝을 보았다.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임을 말해두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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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우타노 쇼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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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이 책에서 우리의 고정관념을 거듭 일깨워준다.

하물며 표지까지.

추리소설이란 장르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서정적인 표지가 인상적이었는데,

아마 책을 끝까지 모두 읽고 난 후라면 더 강하게 와닿지 않을까 싶다.

글의 중후반부 까지는 여러가지 사건들이 얽혀있는 느낌이 크다.

도대체 무슨 연유로 이런 얘기가 이어지는 것일까 라는 의구심마저 드는데,

성급하게 굴지말자. 차분히 이야기를 따라가다가

어느순간, 불현듯! 실마리가 떠오르는 그 찰나,  " 알았다! "라고 희열을 느끼기엔 너무 조급하다.

그리고 비로소 작가의 모든 장치를 알게 되었을 땐.

자신도 모르게 입을 떡하니 벌리고 다물 수 없음을 느낄 것이다.

묘하게 자신의 의도대로 독자를 이끌어간 그의 다른 소설들이 매우 궁금해진다.

미스테리함을 끝까지 잃지 않으며,

마지막엔 자세한 부연설명까지 덧붙여주는 센스도 있는.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이란 무의식적인 뇌 활동에 일침을 가해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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