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북
파이돈 편집부 지음, 허윤정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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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에 대해 당신이 궁금해 하는 모든 것.

승리와 안도감의 주말을 보내고 드디어 차분하게 책을 읽을 수 있었다.

한 눈에도 무척 아름다운 이 책은 꼭 크리스천이 아니더라도 곧 다가올 크리스마스에 대한 기대를 불러 일으킨다. 무광의 빨간 표지에 초록색 트리. 거기에 금박을 입힌 무늬가 정말 눈부시게 예쁘다.

이 책은 주로 예술 분야의 도감과 그림책을 출판하는 영국의 '파이돈 Phaidon' 출판사에서 펴낸 책이다. 찾아보니 원서의 디자인을 을유문화사에서 거의 그대로 펴냈다.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전통, 음식, 산타클로스를 소개하는 글이 초반에 수록되어 있다. 뒤이어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예술 작품들을 소개하는 챕터가 나온다.

대략 200여 개의 작품들이 소개되는데 중세 시대부터 현대까지 다양한 시대와 분야의 작품들이 총망라 되어 있다.

현재 우리가 떠올리는 산타 이미지를 처음 만들어 낸 '코카콜라' 광고 이미지부터 가장 유명한 캐롤 음반인 '빙 크로스비'도 나오고. 수십년 째 단골 크리스마스 노래인 '왬'의 '라스트 크리스마스도 반갑다.

크리스마스 영화들도 등장해 반가웠다. 로버트 저메키스의 <폴라 익스프레스>와 <나 홀로 집에>,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의 악몽>, 오손 웰즈의 <시민 케인> 등 다양하다.

특히 <시민 케인>에 나오는 스노 글로브에 대한 소개에 자연스럽게 세계 최초의 스노 글로브를 만든 오스트리아 사람 '에르빈 페르치'를 알게 되었다. 이런 것이 이 책을 읽는 깨알 재미다.

아무래도 유럽과 미국 위주로 쓰여질 수밖에 없는 책이다. 그럼에도 일본의 크리스마스에 'KFC 치킨'을 먹는 문화나 중국의 사과를 먹는 크리스마스 이브 문화도 다루어졌다. 우리 나라가 나왔더라면 아마 케이크가 등장했지 않았을까 싶다.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읽어도 흥미롭다. 특히 선물용으로 좋을 것 같다. 만약 내가 누군가로부터 이 책을 선물 받는다면 선물한 사람의 센스와 안목에 감탄할 것이다.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마다 꺼내서 읽고 싶은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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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미 마인 워프 시리즈 8
배리 B. 롱이어 지음, 박상준 옮김 / 허블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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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사랑하게 된다. 아무리 흉측한 외계인이라도.

지구인 '데이비지'는 드랙 종족과 전투하던 중 무인 행성에 고립된다. 행성에는 오직 드랙 종족인 '제리' 뿐. 서로가 적이지만 살아남기 위해서 협력한다. 하지만 암수동체인 드랙 제리는 아이를 출산하던 중 죽고, 데이비지는 혼자 외계인 아기 '자미스'를 키워야만 한다.

상대 종족을 혐오하던 이들이 고립되어 서로를 알아가는 부분이 재미있다. 상대의 언어와 문화를 배우는 과정을 통해 친구가 된다. 특히 드랙의 경전인 '탈만'을 외우고 그 안에 담긴 의미를 깨우치며 변화하는 지구인의 모습에서 혐오란, 결국 상대에 대한 무지에서 온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 살면서 진정한 우정이나 인간관계를 경험하지 못한 주인공이 혼자 아기를 키우는 에피소드들도 재미있었다. 육아야말로 가장 이타적인 행위라는 사실은 우주 공통이구나.

-"당신 혼자 드랙 아이를 키우면서 힘들었을 텐데요."
아주 잠깐 생각한 뒤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네프 씨. 힘들지 않았어요. 내 인생을 통틀어 가장 중요하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202 페이지)

대표적인 SF 문학상인 휴고상, 네뷸러상, 로커스상을 동시에 수상한 작품이다. 1978년 처음 발표되자 마자 영화화 판권이 팔려 1985년도에 동명으로 제작되었다. 무려 데니스 퀘이드(최근 영화 <서브스탠스>에도 나오는) 주연에 영화 <트로이>의 감독인 볼프강 페터슨 연출이다. IMDB에서 확인하니 대체로 평이 별로인 저예산 영화다. 하지만 최근에 리메이크한다는 발표가 있었다고 하니 기대된다.

뭉클하고 감동적인 SF 소설이다. 문장이 장황하지 않고 분량도 짧다. SF 소설이라도 결국 관통하는 주제가 진실되고 공감이 가야한다는 것을 보여준 작품이다.





#에너미마인 #허블 #배리b롱이어 #박상준옮김 #sf #sf소설 #외계인 #장르소설 #공상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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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파이 살인 사건
앤서니 호로비츠 지음, 이은선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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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마저 극찬한 미스터리 추리소설.

이 책을 추천받은 기억이 있다. 몇 년 째 '읽을 책 리스트'에 있었는데 이번에 드디어 읽을 수 있었다.

구성이 독창적이다. 액자 소설 형식으로 되어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추리 과정과 분위기는 우리에게 익숙한 '셜록 홈즈'나 '에르큘 포와로' 시리즈를 연상시킨다. 작가가 코난 도일이나 애거사 크리스티의 광팬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심지어 소설 속에 애거사 크리스티의 자손 캐릭터도 등장한다. 크리스티의 소설 <쥐덫> 저작권을 상속받았다는 인물인데 진심으로 부러운 인물이다.

주인공 수전은 추리 소설 전문 출판사 '클로버리프'의 중견 편집자다. 이 출판사는 '아티쿠스 퓐트'라는 베스트셀러 탐정 시리즈를 출판해 왔다. 시리즈의 팬이기도 한 그는 갓 전달된 시리즈의 아홉번 째 원고를 받고 읽기 시작한다.

아홉번 째 원고의 제목은 '맥파이 살인사건'. 책의 절반에 가까운 분량이 소설 속의 소설이다. 한 마을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파헤치는 아티쿠스 퓐트 탐정의 이야기인데 주인공과 함께 이 원고를 같이 읽어가는 구조다. 근데 한창 결말을 향하다 맥없이 끝나고 만다.

알고보니 원고의 마지막 챕터가 사라진 것이다. 수전은 마지막 챕터를 찾으러 하는데 시리즈의 저자 앨런 콘웨이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앨런은 중병으로 시한부 삶을 살고 있었는데 자살했다는 것.

수전은 이상한 기시감에 경악하는데 앨런의 죽음과 그 주변인물들이 그의 마지막 소설 <맥파이 살인사건>과 너무나 흡사했기 때문이다.

역시나 모든 인물들이 의심스럽고 전혀 의외의 인물이 범인이다. 소설 속의 소설이라는 구조 때문에 독자가 주인공과 같이 추리하는 묘미가 있다. 두꺼운 분량이지만 꽤 몰입하며 읽었다. 다만 인물이 너무 많아서 헷갈리기 쉬웠다.

사소하게는 '우라지다, 우라질'이라는 표현이 자주 나온다. 아마도 영국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bloody'를 이렇게 번역한 것 같은데 좀 더 다양한 국어 표현으로 대체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우라지다'로 통일된 것은 어째서일까?

이미 영국에서 시리즈로 제작되었다. 정통 추리소설을 좋아한다면 재미있게 읽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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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곳에서
에르난 디아스 지음, 강동혁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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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리처상 수상작 <트러스트>를 정말 재미있게 읽어서 같은 작가의 작품을 찾아보게 되었다.

저자 에르난 디아스는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나 스웨덴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미국에서 대학을 나와 활동하는 작가다. 그의 데뷔작인 <먼 곳에서>는 이런 그의 삶의 궤적을 투영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내 삶에서 중요한 세 나라를 엮어서 이야기를 만들어 볼까?' 이런 느낌으로 구상한 소설 같다.

주인공 호칸은 스웨덴의 비참하게 가난한 집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그러다 형 리누스와 함께 더 나은 삶을 위해 미국으로 보내지는데 배를 타기도 전에 항구에서 형을 놓치고 만다. 형에게 들어 유일하게 아는 도시 '뉴우요크'로 가서 어떻게든 형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하는 호칸.

영어 한 마디 모르는 소년이 우여곡절 끝에 배에 올라타 죽을 고비를 넘겨 도착한 아메리카. 하지만 그곳은 '뉴우요크'가 아닌 '부에노스 아이레스'였다. 결국 샌프란시스코에 내리게 된 호칸은 형을 만날 수 있다고 믿는 뉴욕이 위치한 동쪽으로 가기 위해 험난한 여정을 시작한다.

골드러시, 이민자들, 원주민과의 대립과 약탈, 무법천지의 19세기 미국 서부와 사막지대가 배경이다. 호칸은 가혹한 수난을 겪고 마음을 나눈 이들과는 끔찍한 이별을 한다. 사냥, 무두질, 해부 등 사막에서 생존하기 위한 기술을 배우는 과정은 꽤 자세하고 흥미로웠다.

좌절과 고통이 산 넘어 산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라 좀 답답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어디에도 기댈 곳 없는 인간이 긴 시간 동안 고독을 이겨내는 모습을 그려낸 작품이다. 그래서 읽는 동안 생각보다 몰입이 되지는 않았지만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여운이 남는 소설이다.

흔히 '미국이라는 기회의 땅에 온 이민자'가 겪는 서사와 다른 결인 것이 가장 흥미로웠다. 아메리칸 드림 같은 흔한 주제가 아닌 인간의 고독과 생존, 가치를 이야기했다는 점이 이 작품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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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의 언어 - 삶과 죽음의 사회사, 2024 아우구스트 상 수상작
크리스티안 뤼크 지음, 김아영 옮김 / 북라이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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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문화권이나 종교에서 '자살'은 금지되고 잘못된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와서는 '조력 자살'이라든가 '안락사' 등으로 자살을 다른 관점으로 생각하게 한다.

이 책은 자살에 대한 저자의 개인적인 서사부터 시작한다. 어린 시절, 40대였던 고모가 욕조에서 죽어 발견된 것이다. 남은 가족들은 평생을 죄책감으로 괴로워 한다. 이런 배경 때문인지 저자는 정신과 전문의가 되어 자살에 대해 탐구하는 글을 썼다.

자살 유가족, 역사와 문화 속의 자살에 대한 사례, 현대 사회의 각국에서 벌어진 자살과 관련된 이슈 사례들이 나온다. 특히 조력 자살에 대해 많은 부분을 할애했는데 읽으면서 역시 어려운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찬성 혹은 반대라는 논리로 접근할 수 없는 문제다.

존엄성과 자율성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자살 역시 당사자가 직접 결정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한다. 그러나 이 논리만을 따르면 어떻게 위험한지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비교적 쉽게 조력 자살이 허용되는 벨기에의 사례가 기억에 남는다. 정신질환 환자가 자살을 희망해서 국가에서 허락하지만 이후 오히려 삶에 대한 의지가 생겨 결정을 바꾸었다고. 그러면서 환자의 가족은 정부가 너무 쉽게 당사자의 의지를 근거로 자살을 허가하는 것이 아닌가 비판하기도 했다.

주변에 자살자가 있을 경우 암암리에 영향을 받게 된다는 내용도 있다. '황태자의 자살과 전쟁'이라는 챕터에서는 19세기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의 루돌프 황태자가 연인과 동반 자살했다. 그 영향으로 한 왕조가 서서히 무너지고 결국 세계 1차 대전을 촉발시킨 사라예보 사건으로까지 연결된다는 견해가 씁쓸했다.

그 밖에 자살을 예측하려는 시도나 방지하는 문제, 정신과 전문의로서 자살 충동 환자를 이해하려는 노력 등 다양한 주제들이 의미있게 다루어졌다.

기대했던 것보다 자살에 대한 훨씬 다양한 주제를 다룬 책이다. 자극적이거나 심오하게 다루지 않아 좋았다. 희망적인 메세지로 마무리 된 것도 좋았다.

여담으로 번역자인 김아영 님의 프로필 중 오래 전 재미있게 읽은 일본 소설 <K.N의 비극>이 있었다. 이 책 <자살의 언어>는 스웨덴어인데 어떻게 된 것인가 싶었는데...세상에, 영어, 스웨덴어, 일본어를 다 번역하는 분이었다. 대단하다.

* 도서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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