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곳에서
에르난 디아스 지음, 강동혁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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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리처상 수상작 <트러스트>를 정말 재미있게 읽어서 같은 작가의 작품을 찾아보게 되었다.

저자 에르난 디아스는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나 스웨덴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미국에서 대학을 나와 활동하는 작가다. 그의 데뷔작인 <먼 곳에서>는 이런 그의 삶의 궤적을 투영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내 삶에서 중요한 세 나라를 엮어서 이야기를 만들어 볼까?' 이런 느낌으로 구상한 소설 같다.

주인공 호칸은 스웨덴의 비참하게 가난한 집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그러다 형 리누스와 함께 더 나은 삶을 위해 미국으로 보내지는데 배를 타기도 전에 항구에서 형을 놓치고 만다. 형에게 들어 유일하게 아는 도시 '뉴우요크'로 가서 어떻게든 형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하는 호칸.

영어 한 마디 모르는 소년이 우여곡절 끝에 배에 올라타 죽을 고비를 넘겨 도착한 아메리카. 하지만 그곳은 '뉴우요크'가 아닌 '부에노스 아이레스'였다. 결국 샌프란시스코에 내리게 된 호칸은 형을 만날 수 있다고 믿는 뉴욕이 위치한 동쪽으로 가기 위해 험난한 여정을 시작한다.

골드러시, 이민자들, 원주민과의 대립과 약탈, 무법천지의 19세기 미국 서부와 사막지대가 배경이다. 호칸은 가혹한 수난을 겪고 마음을 나눈 이들과는 끔찍한 이별을 한다. 사냥, 무두질, 해부 등 사막에서 생존하기 위한 기술을 배우는 과정은 꽤 자세하고 흥미로웠다.

좌절과 고통이 산 넘어 산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라 좀 답답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어디에도 기댈 곳 없는 인간이 긴 시간 동안 고독을 이겨내는 모습을 그려낸 작품이다. 그래서 읽는 동안 생각보다 몰입이 되지는 않았지만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여운이 남는 소설이다.

흔히 '미국이라는 기회의 땅에 온 이민자'가 겪는 서사와 다른 결인 것이 가장 흥미로웠다. 아메리칸 드림 같은 흔한 주제가 아닌 인간의 고독과 생존, 가치를 이야기했다는 점이 이 작품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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