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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소녀, 이은주 살리기
유영준 지음 / 잇스토리 / 2023년 6월
평점 :
어린 시절 유명한 천재였지만 이제는 잊혀진 사람의 이야기.
출판분야에서는 출판물을 영상화하는 것에 관심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영상 컨텐츠 분야에 발을 걸치고 있는 나는 반대로 영상화 되지 못한 컨텐츠를 출판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곤 한다.
그 이유는 시나리오나 대본이 버려지는 것을 너무나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과 돈을 들여 여러 명의 인력이 죽어라 작업했는데도 캐스팅, 파이낸싱에 실패한 작품들이 너무나 많다. 물론 그 바탕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고작 몇몇의 배우, 매니져, 투자자만이 검토하고 버려질만한 작품 취급을 받는 것은 너무나 안타깝다. 그래서 이런 작품들을 장르 소설로 출판하면 어떨까 생각했다.
그런데 이미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반가웠다. 그렇게 접한 작품이 <천재소녀, '이은주' 살리기>다.
얼마 전에도 뉴스에 나온 10살 천재 소년의 과학고 자퇴도 연상되는 소재다. 10살에 이미 대학을 졸업할 정도의 천재성을 갖춘 '이은주'가 자라 사회 부적응자가 되어 있다는 설정이다. 이은주가 천재적인 두뇌를 살리고 더 행복할 수 있게 돕는 사건이 주된 스토리다.
안타까웠던 것은 가독성이 무척 떨어진다. 시나리오의 문법과 소설의 문법에는 차이가 크다. 이런 차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지문은 일반 문장으로 대사는 따옴표 안의 대사로만 처리했다. 차라리 시나리오 원문을 읽었더라면 더 잘 이해되었을 것 같았다.
우연히 도서관에서 드라마 <미스터 썬샤인>을 소설화한 책을 보았는데, 이 책은 전문 소설 작가가 각색을 잘 했더라. 시나리오나 대본을 소설화 한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작업 같다. 소설과 시나리오 읽는 것에 나름 익숙한 나도 읽기가 쉽지 않았다.
교정 교열도 오류가 꽤 있었다. 전자책 의 편집면에서도 가독성이 아쉬웠다. 하지만 이런 기획과 시도를 긍적적으로 평가한다. 거대 자본이 들어가는 영상화에는 선택되지 못했더라도 출판물으로라도 선보이는 컨텐츠들이 많아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