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금, 멋진 영어 한 줄의 타이밍 2 : Oscar Wilde - 꼬박꼬박 하루 하나씩 클래식 영어 읽기 ㅣ 열두 달 멋진 영어 시리즈 2
이충호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19년 2월
평점 :
이충호 지음, 브레인스토어, 2019.
책의 내용은 제목 그대로이다. 소개되어 있는 짧은 영어 글이 모두 ‘멋지다.’ 낯선 단어들이 있는 문장도 어렵다는 느낌이 별로 들지 않았다. 왠지 읽고 밑줄 치고 기억해야만 할 것 같은 문장들이 너무도 많았다. 영어로 읽고, 음미하면 오스카 와일드의 목소리가 더 와닿을 것이다. 특히 본문을 그대로 쓰거나 잘 정리한 머리글이 좋았다.
책의 구성을 먼저 살펴보자. 우선 일주일에 5일 동안 읽을 수 있는 5개의 글 5쪽과 한주를 정리할 수 있는 한 쪽짜리 단어 체크까지 모두 6쪽이 한 단위로 이루어져 있다. 이렇게 4번 반복되면 한 달 한 챕터가 된다. 한 챕터가 끝나면 오스카 와일드의 생애를 다루는데 모두 12번에 걸쳐 다루어진다. 나는 책을 받자마다 오스카 와일드가 궁금했기 때문에 여기부터 읽었다. 한 달에 20개의 글이 소개되어 모두 240개의 글이 있는 셈이다.
개인적으로 오스카 와일드의 생각에 깊이 빠져들지는 못했다. 다시 말해 그의 글이 좋다는 것과 그의 글을 지지한다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저자는 오스카 와일드와 ‘동성애적 성향‘을 제외하면 자신과 많이 비슷하다고 했지만, 나는 그의 지나친 아름다움에 대한 탐닉에 거리낌이 있다. 물론 아름다움에 대한 탐닉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그런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더욱이 아름다움에 문외한인 나에게는 그의 글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다만 이 책으로만 본다면 그의 말과 글(작품 속 인물의 말)이 섞여있기 때문에 더 그렇게 생각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문제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니 여기에서 마무리를 짓겠다.
저자가 오스카 와일드의 말과 글을 선택한 까닭을 머리말에서 밝히고 있다. ‘우리가, 특히 젊은이들이 자기애와 자신감이 결핍된 사회를 지나고 있는 게 안타까웠기 때문이다.’(5) 나도 그의 말에 동의한다. 요즘 젊은이들은 가정에서는 소황제처럼 자라났지만 사회적으로는 나약한 이가 많다. 제대로 이기주의자가 되었다면 좋았을 것을 이도 저도 아닌 존재가 너무도 많다. 이런 이들에게 오스카 와일드는 제대로 된 선생님일 듯싶다. 내가 보기에는 그야말로 제대로 된 이기주이자이기 때문이다.
글의 1장 1절은 너무나도 중요한 문장이다. 이 책의 1월 1주 월요일 첫 문장은 ‘나 외에는 어느 누구도 열렬히 좋아해 본 적이 없다’이다. 문장 그대로 나르시시즘의 정수다. 자기를 사랑한다면 이 정도의 표현을 해줘야 한다. 저자가 하고 싶은 말로 시작을 잘 하였다.
## 내가 뽑은 글(영어로 뽑아냈어야 했는데, 타자 실력이 없어 번역 글로 정리하였다.)
# 인생은 글로 쓸 수 있는 게 아니다. 다만 살아 내는 것이다.(16)
# 명성과 악명은 단 한 걸음 차이다.(29)
# 내가 싫어하는 것은 지루하고 현실적인 사람들이다.(30)
# 나는 경이로움으로 이 세상을 살아간다.(31) (나는 나의 생명이 나의 삶이, 이 세상이 경이롭다는 것에 동의한다.)
# 도덕과 삶에서의 모방은 모두 틀렸다.(32) (오스카 와일드와 가장 대척점에 있는 게 바로 이 글인 듯싶다. 도덕은 우리에게 너무나 필요하다. 물론 도덕에 매몰되어서도 안되겠지만 도덕이 모두 틀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 나는 모든 사람에게 중요한 사람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가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37)
# 무슨 일을 할 때 주저한다는 건 젊은이의 경우에는 정신적 퇴보의 징후고, 노인의 경우에는 신체적 노쇠의 징후다.(38)
# 너 자신이 되어라, 다른 사람의 자리는 이미 차 있으므로.(43)
# 삶은 단순하다. 그리고 단순한 것이 옳은 것이다.(58) (단순하다는 것은 어느 경지에 올랐다는 의미도 된다. 나는 너무 복잡하게 살아왔다. 더 단순하게 살고 싶다.)
# 먼저 자신의 신을 만든 다음, 그 신을 숭배한다.(63) (인간은 먼저 들어온 생각을 잘 고치려고 하지 않는다. 사고의 경직은 자기를 피곤하게 만든다.)
# 난 천국엔 가고 싶지 않다. 거기엔 내 친구들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65)
# 그리스도는 그 자신이 하나의 예술 작품과도 같다. 그는 우리에게 특별히 무언가를 가르치진 않지만, 그와 마주하면 우린 무언가가 되기 때문이다. / 기도는 결코 응답 닫아서는 안 된다. 응답을 받으면 더 이상 기도가 아니라 편지가 되기 때문이다.(75)
# 힘이 없는 정의는 악과 다를 바 없다.(83)
# 학교는 모든 도시와 마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소가 되어야 한다. 너무나 아름다워서, 의무를 다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다음 날 학교 가는 걸 금지하는 것이 그들에게 내리는 벌이 되도록 해야 한다.(96) (교육자로서 가슴이 먹먹했다. 학교 가지 못하게 하는 것을 벌로 내릴 부모님이 어디 있으며, 통할 아이들이 몇 있을까?)
# 포도주가 얼마나 오래 묵었고 품질이 어떤지를 알기 위해 한 통을 다 마실 필요는 없다.(98)
# 한 사람의 스타일은 언제나 그의 서명과 같다.(158)
# 세상의 진정한 신비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 것이다.(162)
# 로맨틱한 경험 같은 건 없다. 로맨틱한 기억들과 로맨스에 대한 욕망이 존재할 뿐이다.(227)
# 이기적이지 않은 사람들은 색깔이 없는 사람들이다.(228)
# 한 번의 키스가 한 인간의 삶을 망칠 수 있다.(230) (높은 사람들이 조심해야 할 일이다. 한 번의 쾌락이 영원한 벌로 변할 수 있다.)
# 가난한 사람들은 돈 외에 다른 생각을 할 여유가 없다. 그것이 가난의 비참함이다.(236)
# 삶은 마치 꼭두각시 조종사가 그러하듯 그림자들로 우리를 속인다.(2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