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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자유 자유 - 2017 뉴베리 아너 상 수상작 ㅣ 사회탐구 그림책 7
애슐리 브라이언 지음,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19년 4월
평점 :
불과 150여 년 전만 해도 미국에서 노예제도가 있었다. 우리나라도 그때엔 신분제 사회였다. 노예제도가 있었던 시절, 1828년에 작성된 어느 농장 감정서를 모티브로 하여 이 책이 쓰였다. 그 감정에서는 이름도 없고, 나이도 없이 흑인 여자 1, 젊은 흑인 남자 1 등으로 표현되어 있다. 그리고 암말, 수소, 돼지, 맷돌, 목화솜과 함께 가격이 잡혀있다. 감정서에는 노예들이 100달러에서 300달러 정도 하고 있었다. 지금의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될까? 암말 한 마리가 100달러이다. 결국 사람이 말 한 마리 가격이란 말이다. 잘 쳐야 세 마리 가격이다.
사람에게 가격을 붙여 팔고 살 수 있어 누구는 노예가 되고 누구는 주인이 된다. 노예들은 주인의 명령에 의해 움직이는 존재이다. 하지만 기계가 아닌 인간이었기에 그들은 자유를 꿈꾼다. 이 글 속의 인물들에 대해 각각을 소개하고 다음 장에서 그들이 꿈꾸는 세상에 대해 노래하고 있다. 내가 노래라고 표현한 것은 글 자체가 ‘시’의 형식으로 쓰여서 음률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각자의 현실은 어둡다. 하지만 그들 모두는 ‘꿈’을 꾼다. 자유롭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다.
이 책에서는 주인인 페어차일즈 부인과 노예 11명이 등장한다. 주인은 남편이 죽자 재산을 처분하고 영국으로 갈 계획을 세운다. 그래서 감정인에게 감정을 의뢰하였던 것이다.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면 11명의 노예는 어디론가 팔려갔을 것이다. 11명을 한 번에 한집으로 팔려나가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 뿔뿔이 흩어졌을 게 분명하다. 만약 저자가 부여한 인간관계가 사실이었다면 안타까운 일들이 벌어질 것이다. 11명 중에는 부부도 있었고, 8살짜리 어린아이도 있었다. 그리고 서로 좋아하는 사이도 있었다. 만약 이들이 보두 다른 집으로 팔려나간다면 어떻게 되는 것인가?
현재의 시각으로 보면 도대체 용납이 될 수 없는 일이다. 저자는 자신이 흑인이었고, 흑인으로 이런 역사적 사실에 대해 알릴 의무감이 있었을 것이다. 그 어떤 사람이건 사람마다의 존엄성이 있으며, 생각이 있고, 정서가 있다. 그리고 그것을 누릴 권리가 있다. 이것을 막는다는 것은 자유를 억압하는 것으로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지금으로 시계를 돌려보자. 지금 세상은 완벽하게 개인에게 자유를 주고 있는가? 그리고 개인은 자유를 누리고 있는가? 아직은 아닌 것 같다. 이 글은 과거의 한 시점에서 노예제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사실 지금 세상에서 벌어지는 차별, 억압, 불평등을 이야기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보이는 사슬은 사라졌지만, 보이지 않는 사슬이 아직도 존재하고 있다. 시간이 흘러 점차 평등한 세상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더 완벽한 자유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 기억에 남는 글
# 부모님이 내게 지어 준 이름은 ‘신의 선물’이라는 뜻의 ‘마리아마’다.(그런데 주인은 이름을 빼앗고 자기들이 부르기 쉬운 이름을 준다.)
# 노예에게 읽는 법을 가르치는 건 범죄다.(일제강점기에 일본은 우리에게 부려먹을 정도로만 교육을 시켰다.)
# 나는 내가 그린 것들을 주인이 볼 수 없게 숨긴다. 하지만 다른 노예들에게는 내 그림을 보여준다.
# 나는 도라를 가르칠 때에야 비로소 내 이름에 맞는 삶을 사는 느낌이다.(이 사람의 이름은 ‘생명을 주는 사람’이라는 뜻의 ‘아데로’다.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일은 생명을 주는 행위다.)
# 내 요루바 이름, ‘카요드’는 ‘기쁨을 가져다준 이’라는 뜻이다.
# 우리가 음악을 만들었다! 잠깐이라도 시간을 훔칠 수 있을 때마다 우리는 웃고, 춤을 췄다.
# 우리가 땅을 경작하는 것은 대자연에게 바치는 감사의 선물이자, 우리의 찬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