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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터면 완벽한 엄마가 되려고 노력할 뻔했다
윤옥희 지음 / 메이트북스 / 2019년 3월
평점 :
육아에 지친 분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물론 육아는 힘들다. 하지만 그 힘든 것 중에 우리가 사서 하는 부분이 너무 많다. 좋은 엄마를 꿈꾸고, 때론 완벽한 엄마를 꿈꾸다 번아웃 되지 않기 위해 우린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것들이 그리 말처럼 쉽지는 않다. 하지만 조금씩 실천해보기를 권한다. 특히 6장의 행복습관 7가지는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지은이는 완벽한 엄마 대신 적당한 엄마를 꿈꾸라고 하고 있다. 무엇이든 완벽은 불가능하다. 물론 적당함도 불가능하다. 완벽을 추구하면 도달할 수 없는 목표이기에 지치고, 좌절하고, 불안하고, 결국 포기하게 된다. 하지만 적당함을 추구하면 적당함에 도달할 수는 없어도 적당한 지점에 타협하게 된다. 물론 적당함에 경계해야 할 점을 있다.
‘남들만큼’ ‘적당히’라는 말도 이미 높은 기준이 되어버린 것 같다. 하지만 ‘적당히’의 기준이 너무 높다 보면 아이도 엄마도 ‘만족’은 없고 ‘바라는 것’만 계속되는 욕구의 갈증 상태에 놓이게 될 뿐이다.(121)
사실 이쯤 되면 적당함이 적당한 게 아니다. 적당하다는 것은 딱 맞는 것이다.
나는 완벽한 엄마를 꿈꾸는(본인은 아니라고 하겠지만) 아내를 둔 남편이다. 이 책은 그런 아내를 위한 선물이었다. 나는 아이를 자연 그대로의 성장을 꿈꾸고 있다. 바다를 꿈꾸게 해주고 싶어 바닷가로 가지만, 바다를 꿈꾸는 것은 전적으로 아이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아이가 바다가 싫다면 굳이 바다로 갈 필요가 없다. 무엇이 아이를 위한 길인지 정답은 없지만, 이 대한민국에서 아이를 키운 다는 것이 너무 녹녹치 않다. 너도 나도 사교육에 목매고 있는데 내 자식만 초연하게 키우기가 쉽지 않다. 나도 어느 결엔가 아내의 장단에 춤을 추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다시 정신을 차리자. 아이를 위한답시고 아이를 고생시키지 말자. 지금 영어 덜 한다고 인생이 불행해지는 것은 아니다. 지금 수학 학습지 한쪽 더하는 것이 뭐 그리 중요하다고 소리 지르고, 욕하는가! 난 아이의 삶을 길게 보았으면 좋겠다. 지금 당장의 눈에 보이는 모습이 전부인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이가 자신 스스로 정한 꿈을 실현해 나가게 조력만 하면 부모로 할 일은 끝난 것 아닌가? 아이가 춤을 추겠다면 춤을 추게 해주고, 노래를 하고 싶다면 노래 부르게 도와주면 된다. 도와주다 힘들면 힘들다고 말하고, 어렵다고 하면 어렵다고 솔직하게 말하면 그만 아닌가! 아이의 삶을 대신 살아주고 싶지 않다.
저자는 ‘육아 중독’이란 표현을 썼다. 아이에게 지나치게 올인하는 모습을 말한다. 아이와 자신을 동일시하다 보면 결국 ‘자신’이 없어진다. 아이는 아이대로 자신의 인생의 주인공이어야 하고(122) 엄마는 엄마대로 자신의 인생의 주인공이어야 한다. 좋은 엄마로 보이고 싶은 가면을 벗어야(130) 한다. 남의 시선으로 살면 자신의 인생의 주인공이라고 말할 수 없다. 남이야 어떻든 나와 아이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지 않을까! TV 광고 속지 말자(197), 옆집 아이에 내 아이를 맞추지 말자, 옆집 부모의 교육철학이 나의 교육철학이지는 않는가!
이 책의 취지나 지향은 나의 생각과 거의 같다. 물론 완벽하게 실천하고 있다고 말하지는 못하겠다. 그리고 아직도 육아에 힘겨워 하는 아내와 함께 더욱 실천하고 싶다. 부모도 행복하고, 아이도 행복한 삶을 꿈꾼다.
<좋은 엄마의 행복습관 7가지>
# 시작은 언제나 옳다! 나를 만드는 습관 찾기
# 다시 일어서는 따뜻한 힘, 자기 위로 건네기
# 믿는 대로 이루어진다! 생각 습관 바꾸기
#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기
# 일상에 의미 부여하는 법,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 찾기
# 내 안의 열정을 찾는 꿈의 목록, 버킷리스트
# 긍정적인 마음을 키워주는 감사의 습관
## 기억에 남는 글
# 완벽한 엄마란 원래 없다.(25) (완벽한 엄마라는 신화는 사회적인 분위기이기도 하겠지만, 엄마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일 수도 있다. 내 자식은 잘 키워보겠다는 마음은 어느 엄마에게나 있다. 하지만 ‘잘 키운다’는 것이 무엇인지는 알고는 있는지 모르겠다.)
# 우아한 엄마가 되고 싶었지만 직면한 현실은 버럭 맘이다.(27)
# 육아에 어제와 같은 오늘이란 없다.(29)(인생도 그러하고, 수업도 그러하다. 어제와 같은 오늘이란 없다.)
# ‘나’라는 중심이 없는 삶을 살다 보면 아이의 삶이 흔들릴 때 내 삶도 송두리째 흔들릴 수 있다.(35)
# ‘티도 안 나는 집안일’에 시간을 과하게 쏟기보다 아이들의 친구들이 찾아오면 반갑게 맞아주고 아이들이 잘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자 노력했다._박혜란(48) (집이 너무 깨끗할 필요가 있을까? 아이들은 금방 집을 어지럽힌다. 당연하다. 집도 적당히 깨끗하면 된다.)
# 아이로 인해 허전한 마음을 채우고 인정받으려 할수록 상대적 박탈감을 자주 느껴 마음속 결핍이 더 커질 수도 있다.(57)
# 요즘 자존감을 높여주려는 마음으로 대부분의 엄마가 아이에게 많은 선택권을 주지만, 아이로 하여금 선택하게 하는 것과 주도권을 넘기는 것은 엄연히 다른 일이다. 엄마의 권위가 사라지게 되면 오히려 아이에게 끌려다니게 될 수도 있다.(67)
# 다 해주는 엄마가 아이를 망친다.(74)
# 지금 하지 않아도 될 일은 나중으로 미루자.(123)
# 사람과 사람 사이에 꼭 필요한 것이 ‘안전거리’다.(161)
# 인생에서 만나게 되는 아이의 수많은 과제는 아이의 것임을 깨닫고 스스로 해낼 수 있도록 지켜봐 주고 응원해주자.(164)
# 무조건 괜찮다고 하지 말자.(191)
# 할 수 없다고 말하면 정말 해내지 못한다. 뇌는 말을 걸고 대화를 하면서 무슨 말이든 진짜 그런 것처럼 느끼게 한다.(256)
# 행복은 기쁨의 강도가 아닌 빈도다.(2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