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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질문은 당신의 벽을 깬다 - 세상을 바꾼 혁신가들이 던진 질문들
할 그레거슨 지음, 서종민 옮김 / 코리아닷컴(Korea.com)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할 그레거슨 지음, 서종민 옮김, korea.com, 2019.
결정적 질문 하나가 나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 적절한 질문들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그래서 제대로 질문하는 법을 배우고, 질문을 생활화해야 한다. 그런데 그게 쉽지가 않다. 대한민국이 전체적으로 질문을 터부시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아직은 함부로 질문을 했다가는 곤욕을 치르기 딱 좋다. 하지만 슬프게도 ‘착한 아이가 되어 말을 잘 듣는다는 것은 대개 선생님이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을 시켜도 되묻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런 생활을 하게 되면 발전이 없다. 이는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이 책은 왜 질문이 중요한지, 어떻게 해야 질문을 잘 할 수 있는지 등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제시하고 있다. 적절한 질문으로 성공한 사례들을 읽고 있노라면, 왜 우리나라에서 혁신적인 기업이 적은지 알 수 있다. 외국의 유명한 기업들은 거의 다 ‘위대한 질문’을 통해 성장했다고 보고 있다. 페이스북, 아마존, 픽사, 테슬라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기업들의 사례가 나온다. (마크 저커버그는 매주 ‘질문 시간’을 직원들과 갖고 있었다.) 우리로서는 무척 부러운 일이다. 그렇다고 부러워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요즘 학교에서는 ‘하브루타’가 유행이다. 질문이 있는 교실을 만들기 위해 질문하는 법을 가르쳐주고, 상호 간에 질문을 주고받기 훈련을 진행한다. 더 많은 교실로 이런 하브루타가 확대되고, 이렇게 훈련된 아이들이 성인이 되고, 사회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되는 20~30년 후가 되어야만 어느 정도 가시적인 문화가 형성될 것 같다. 물론 요원한 일이기는 하다.
저자는 학교를 많이 비판하고 있다. 학교의 현실을 ‘질문하지 않기’를 배운다(62)고 표현하고 있다. 심지어 ‘학생들은 물음표를 단 채 학교에 와 마침표를 달고 나간다.’(90)고까지 표현한다. 어린아이의 창의성은 성장하면서 말살당하기 일쑤다.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갈 무렵까지만 하더라도 질문 본능은 아주 생생하게 살아있지만, 정규 교육체계와 마주한 그 순강부터 질문은 묵살당하기 시작한다.’(63) 누구는 교사를 ‘역연금술사’라고 칭한 적이 있다. 말 그대로 금을 금 아닌 것으로 만드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이런 실상은 우리보다야 낫겠지만 미국도 비슷한 것 같기도 하다. 너무나 배울 것이 많은 아이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이 배워야 하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측은한 마음이 든다. 그렇다고 배우지 않을 수도 없다.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야만 더 먼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66) 배울 것은 배워야겠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을 흥미도 없이 억지로 배울 것인가? 아니면 흥미 있고 재미있게 배울 것인가? 하는 것으로 나눠 생각할 수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이 질문이다. 물론 완전히 배운 것이 아니니 질문도 제대로 나올 수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어설픈 질문이라도 질문을 통해서 공부를 하면 더 효과적인 게 분명하다.
8장은 저자가 교사들에게 질문하기 노하우를 알려주고 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질문 상자에서 뽑아 토론하기(278)를 한다. 매일 시간을 정해 놓고 모여 앉아 상장에 있는 문제를 뽑아 토론을 진행한다. 선생님이 먼저 준비하지만 학생들도 문제를 만들어 넣을 수 있다. 이때 학생들은 어떤 답이라도 해야 한다. 질문하고 기다려라.(279) 질문자를 칭찬하라.(281)도 새겨들어야 한다. 가정에는 ‘기술 안식일’(298) 같은 것을 만들고 스마트폰, 컴퓨터 등의 사용을 절제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또 ‘테이블 토크’(302) 같은 가족회의도 좋은 아이디어다.
5장은 ‘왜 불편함을 추구해야 하는가?’이다. 역시 안일함 속에 멸망이 찾아오는 것인가! 편하다는 것은 만족한다는 것이고, 만족한다면 변화를 추구하지 않게 된다. 변화하지 않으면 그 순간 도태되는 것이다. 불편해야 새로움을 추구하고, 새로움을 추구해야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장에서는 의도적인 불편함을 만들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이런 것들이다. 먼 곳으로 떠나라/먼 길로 돌아가라/비판하는 사람들을 마주 하라. 등이다. 여행만큼 불편한 게 없다. 여행을 편하게 다녀오겠다는 것만큼 여행의 본 의도와 어긋나는 일은 없을 듯하다.
하루아침에 문화가 바뀌거나, 어느 날 갑자기 질문을 잘 하는 사람이 될 수도 없다. 기본적인 요령은 사실 알고 있다. 문제는 실천이다. 천천히, 하나하나 질문을 만들어가고, 질문을 하고, 대답하다 보면 나중에는 변화되지 않을까!
## 내가 뽑은 글
# 질문 question이라는 단어에는 모험 quest이라는 아름다운 단어가 담겨있다. 내가 사랑하는 단어다. -엘리 위젤(16)
# 질문에는 인생 전반에 걸쳐서 새로운 통찰과 긍정적인 행동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기이한 힘이 있다.(20)
#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것은 결코 적절한 답을 찾는 일이 아니다. 그건 바로 적절한 질문을 찾는 일이다. -피터 드러커(28)
# 지금 우리에게 가장 좋은 질문은 바로 상상력을 자극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질문들이다.(41)
# 대답을 보면 얼마나 영리한 사람인지 알 수 있고, 질문을 보면 얼마나 현명한 사람인지 알 수 있다. -나기브 마푸즈(94)
#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 적어 보지도 않고서 스스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떻게 안단 말인가? -칼 와익(105)
# 틀릴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은 절대 독창적인 생각을 해낼 수 없다. -켄 로빈슨(138)
# 당연하다고 믿는 것에 계속 질문을 던져라.(145)
# 내게 주어진 특별한 위치와 능력을 가지고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최대한 큰 영향을 미치려면 어떤 일을 해야 할까? -나단 나일카니(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