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팔아서 땅을 사라 - 대박땅꾼 전은규의
전은규 지음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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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은규 지음, 국일증권경제연구소, 2019.

 

정말 집을 팔아서 땅을 사라는 뜻은 아닐 것이다. 그만큼 땅의 가치를 알라는 뜻이겠지. 책을 읽어보니 그는 정말 대박 땅꾼이었다. 276쪽에는 그가 2006년부터 산 땅들이 나열되어 있다. 정말 전국적으로 없는 곳이 없었다. 어떻게 계속해서 땅을 살 수 있었을까? 다세대 다가구가 몇 있지만 그리 큰 수익원은 아닐 터이다. 오른 땅을 팔았겠지만 그에 대한 정보는 없어 좀 아쉬웠다. 가지고만 있어서는 돈을 벌 수 없다. 잘 팔아야 그 돈으로 잘 살 수 있는 것이다. 다음 책에서 잘 팔아서 성공한 사례도 듣고 싶다.(벌써 책으로 나와 있는지도 모르지만....)

 

이 책은 각기 나이대가 다른 4명의 가상인물을 통해 경매하기, 농지, 임야 구입 등의 알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처음에는 진짜 상담사례를 기록한 줄 알았다. 정말 생생하게 진행되어 이야기가 술술 이해가 되었다. 아마 주요 틀거리는 진짜 사례이겠지만 이야기 진행에 어색함은 없었다. 그렇게 본다면 저자는 소설가로서의 자질도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땅이라는 게 워낙 단위가 커서 한번 거래하는 것이 일생일대의 도박과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저자처럼 앞으로 백만 평을 보유하리라는 거대한 꿈을 감히 꿀 수가 없다. 또 부동산으로 돈을 벌고는 싶어도 부동산을 업으로 할 생각도 없다. 나의 꿈은 혼자서 관리할 수 있는 밭을 사서 자그마한 집을 짓고 텃밭 가꾸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이 문제는 4장 ‘노후와 건강 두 마리 토끼 잡기’편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농사라는 게 꼭 시골에서 이사할 필요는 없단다. 오십 대에 들어가면 5도 2촌을 은퇴하고서 80살까지는 5촌 2도를 할 생각이다. 이왕 시골 생활을 할 바에는 임야가 있으면 더 좋겠지! 돈이 되는 나무를 심고 약간은 개발을 하면 더 좋겠다. 늘 생각하는 나무가 있는데 튤립나무다. 밀원 나무라 벌도 치고 싶다. 조상에게 물려받은 약간의 산이 있는데 어떻게 이용하면 좋을지 3장 ‘임야로 인생역전하기’에서 도움을 받았다. 사실 나는 내 고향보다는 다른 곳을 원한다. 기회가 된다면 땅값 싼 임야를 사서 숲 가꾸기를 해보고 싶기도 하다.

 

이런 소망들을 이루기 위해서는 돈을 잘 굴리고 있어야 하고, 경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1장 ‘경매에 도전하라’는 돈을 버는 것을 떠나 좋은 땅을 얻기 위한 좋은 전략처럼 느껴졌다. 감정가를 안다는 것은 속아 살 위험을 줄여준다. 언젠가는 경매에 한 번쯤 참여해 볼 것이다. ‘모의입찰’이란 개념을 알게 된 것도 소득이다. 실수를 줄여주고 섣불리 참여하지 않게 도와주는 중요한 모의 활동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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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의 특별한 직업
알라 구트니첸코 지음, 줄리아 콜로모에츠 그림, 김선희 옮김 / 스푼북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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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 구트니첸코 글, 줄리아 콜로모에츠 그림, 김선희 옮김, 스푼북, 2019.

 

저자와 그린이가 우리나라 책에서는 보기 힘든 우크라이나 사람이다. 우선 평소에 접하기 힘든 나라의 책이 소개되어 반갑다. 평소 영어권 이외의 책들이 너무 드물어 아쉬운 터였다. 직업의 세계는 우리나라나 우크라이나나 크게 다를 게 없다. 각 나라의 특수한 환경이나 기술에 따른 직업이 아니라면 사람이 사는 방식은 비슷할 수밖에 없다. 이 책에서 소개된 열기구 조종사빼고는 우리나라에서 있는 직업이다. 뭐 우리나라에서도 있을지도 모르고, 앞으로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이 책의 기본 골격은 하나의 직업에 6쪽씩 배정하고 2쪽은 직업소개, 2쪽은 직업에 따른 도구를 소개하고, 마지막 2쪽은 그 직업을 이해하기 쉽게 하기 위한 게임이나 직업과 관련된 자료들을 제시하고 있다. 한마디로 직업 소개 안내집이다. 직업에서 쓰이는 도구들이 소개되어 있어, 직업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도구들을 보면서 각 도구들이 어떻게 쓰일까를 이야기해보아도 좋을 것 같다.(즉 어른들과 같이 읽어야 효과가 높을 책이다. 아이에게 읽으라고만 하면 놓치는 부분이 많을 것 같다.)

 

이 책은 하나의 가족이 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다는 것에서 출발한다. 물론 같은 직업, 유사한 직업을 갖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다른 직업을 갖고 있는 게 일반적이다. 판다 사육사나 강아지 조련사, 천문학자, 열기구 조종사 등 되고 싶은 게 많은 주인공 안드리코를 중심으로 가족 이야기가 펼쳐진다. 아버지는 고생물학자이고, 어머니는 플로리스트이다. 할아버지는 양봉가이고, 또 다른 할아버지는 티 테스터다. 누나는 수의사이고, 사촌 누나는 강아지 조련사이다. 사촌 형은 열기구 조종사이고, 삼촌은 요리사이다. 할머니는 수화 통역사이고, 숙모는 건축가이다. 또 다른 누나는 유리 공예가이고, 또 다른 할아버지는 천문학자다. 이렇게 모두 12명의 다른 직업을 소개하고 있다.

 

12직업들은 대부분 평범하지 않은 전문가 직종들이다. 우리가 쉽게 만날 수 있는 직업은 요리사 정도이고, 나머지는 특수 직업가인 듯싶다. 특히 티 테스터, 열기구 조종사는 상당히 낯선 직업이다. 그런데 이렇게 낯선 직업도 소개될 필요가 있다. 이 책을 읽게 될 초등학교 아이들이 생각할 수 있는 직업의 세계는 그리 넓지 못하다. 그런 아이들에게 다양한 직업의 세계를 알려주는 것은 의미가 있다. 나중에야 어떻게 변하든 어릴 적에는 좀 더 도전적인 직업을 꿈꾸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직업으로 삼지 않을 수는 있겠지만, 취미로 할 수는 있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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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질문은 당신의 벽을 깬다 - 세상을 바꾼 혁신가들이 던진 질문들
할 그레거슨 지음, 서종민 옮김 / 코리아닷컴(Korea.com)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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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그레거슨 지음, 서종민 옮김, korea.com, 2019.

 

결정적 질문 하나가 나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 적절한 질문들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그래서 제대로 질문하는 법을 배우고, 질문을 생활화해야 한다. 그런데 그게 쉽지가 않다. 대한민국이 전체적으로 질문을 터부시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아직은 함부로 질문을 했다가는 곤욕을 치르기 딱 좋다. 하지만 슬프게도 ‘착한 아이가 되어 말을 잘 듣는다는 것은 대개 선생님이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을 시켜도 되묻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런 생활을 하게 되면 발전이 없다. 이는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이 책은 왜 질문이 중요한지, 어떻게 해야 질문을 잘 할 수 있는지 등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제시하고 있다. 적절한 질문으로 성공한 사례들을 읽고 있노라면, 왜 우리나라에서 혁신적인 기업이 적은지 알 수 있다. 외국의 유명한 기업들은 거의 다 ‘위대한 질문’을 통해 성장했다고 보고 있다. 페이스북, 아마존, 픽사, 테슬라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기업들의 사례가 나온다. (마크 저커버그는 매주 ‘질문 시간’을 직원들과 갖고 있었다.) 우리로서는 무척 부러운 일이다. 그렇다고 부러워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요즘 학교에서는 ‘하브루타’가 유행이다. 질문이 있는 교실을 만들기 위해 질문하는 법을 가르쳐주고, 상호 간에 질문을 주고받기 훈련을 진행한다. 더 많은 교실로 이런 하브루타가 확대되고, 이렇게 훈련된 아이들이 성인이 되고, 사회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되는 20~30년 후가 되어야만 어느 정도 가시적인 문화가 형성될 것 같다. 물론 요원한 일이기는 하다.

 

저자는 학교를 많이 비판하고 있다. 학교의 현실을 ‘질문하지 않기’를 배운다(62)고 표현하고 있다. 심지어 ‘학생들은 물음표를 단 채 학교에 와 마침표를 달고 나간다.’(90)고까지 표현한다. 어린아이의 창의성은 성장하면서 말살당하기 일쑤다.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갈 무렵까지만 하더라도 질문 본능은 아주 생생하게 살아있지만, 정규 교육체계와 마주한 그 순강부터 질문은 묵살당하기 시작한다.’(63) 누구는 교사를 ‘역연금술사’라고 칭한 적이 있다. 말 그대로 금을 금 아닌 것으로 만드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이런 실상은 우리보다야 낫겠지만 미국도 비슷한 것 같기도 하다. 너무나 배울 것이 많은 아이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이 배워야 하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측은한 마음이 든다. 그렇다고 배우지 않을 수도 없다.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야만 더 먼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66) 배울 것은 배워야겠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을 흥미도 없이 억지로 배울 것인가? 아니면 흥미 있고 재미있게 배울 것인가? 하는 것으로 나눠 생각할 수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이 질문이다. 물론 완전히 배운 것이 아니니 질문도 제대로 나올 수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어설픈 질문이라도 질문을 통해서 공부를 하면 더 효과적인 게 분명하다.

 

8장은 저자가 교사들에게 질문하기 노하우를 알려주고 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질문 상자에서 뽑아 토론하기(278)를 한다. 매일 시간을 정해 놓고 모여 앉아 상장에 있는 문제를 뽑아 토론을 진행한다. 선생님이 먼저 준비하지만 학생들도 문제를 만들어 넣을 수 있다. 이때 학생들은 어떤 답이라도 해야 한다. 질문하고 기다려라.(279) 질문자를 칭찬하라.(281)도 새겨들어야 한다. 가정에는 ‘기술 안식일’(298) 같은 것을 만들고 스마트폰, 컴퓨터 등의 사용을 절제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또 ‘테이블 토크’(302) 같은 가족회의도 좋은 아이디어다.

 

5장은 ‘왜 불편함을 추구해야 하는가?’이다. 역시 안일함 속에 멸망이 찾아오는 것인가! 편하다는 것은 만족한다는 것이고, 만족한다면 변화를 추구하지 않게 된다. 변화하지 않으면 그 순간 도태되는 것이다. 불편해야 새로움을 추구하고, 새로움을 추구해야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장에서는 의도적인 불편함을 만들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이런 것들이다. 먼 곳으로 떠나라/먼 길로 돌아가라/비판하는 사람들을 마주 하라. 등이다. 여행만큼 불편한 게 없다. 여행을 편하게 다녀오겠다는 것만큼 여행의 본 의도와 어긋나는 일은 없을 듯하다.

 

하루아침에 문화가 바뀌거나, 어느 날 갑자기 질문을 잘 하는 사람이 될 수도 없다. 기본적인 요령은 사실 알고 있다. 문제는 실천이다. 천천히, 하나하나 질문을 만들어가고, 질문을 하고, 대답하다 보면 나중에는 변화되지 않을까!

 

## 내가 뽑은 글

 

# 질문 question이라는 단어에는 모험 quest이라는 아름다운 단어가 담겨있다. 내가 사랑하는 단어다. -엘리 위젤(16)

# 질문에는 인생 전반에 걸쳐서 새로운 통찰과 긍정적인 행동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기이한 힘이 있다.(20)

#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것은 결코 적절한 답을 찾는 일이 아니다. 그건 바로 적절한 질문을 찾는 일이다. -피터 드러커(28)

# 지금 우리에게 가장 좋은 질문은 바로 상상력을 자극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질문들이다.(41)

# 대답을 보면 얼마나 영리한 사람인지 알 수 있고, 질문을 보면 얼마나 현명한 사람인지 알 수 있다. -나기브 마푸즈(94)

#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 적어 보지도 않고서 스스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떻게 안단 말인가? -칼 와익(105)

# 틀릴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은 절대 독창적인 생각을 해낼 수 없다. -켄 로빈슨(138)

# 당연하다고 믿는 것에 계속 질문을 던져라.(145)

# 내게 주어진 특별한 위치와 능력을 가지고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최대한 큰 영향을 미치려면 어떤 일을 해야 할까? -나단 나일카니(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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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에 빠진 화가들 - 그리스 로마
토마스 불핀치 지음, 고산 옮김, 이만열 추천 / 북스타(Bookstar)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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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불핀치 지음, 고산 옮김, 북스타, 2019.

 

책을 받기 전부터 기대를 했지만 688쪽의 묵직한 책을 받았을 때의 느낌은 놀라움 그 자체다. 책 제목에서부터 안내가 되었지만 화가들이 그린 그림을 제시하기 위해 모두 칼라의 그림들이 꽉 차있었다. 정말이지 눈이 호강을 했다. 미술에 문외한이지만 익히 잘 알려진 화가들도 몇 있었다. 모나리자를 닮은(?) 여자가 등장하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그림도 있었고,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의 그림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화가는 생소했다. 그림이 주류이지만 대리석 조각상도 곳곳에 있다. 특히 챕터 소개는 모두 다 조각상 사진이다. 그리스로마 신화가 유럽의 미술가들에게 많은 영감을 준 건은 확실하다.

 

그렇다고 글이 밀리는 것은 아니다. 그림 반 글 반이라고나 할까? 처음 읽었기 때문인지 그림보다는 글이 주도하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저자가 글을 편하고 잘 썼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리스로마 신화의 그 수많은 이야기들을 한 편 한 편 엮어가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신화의 내용이 그렇듯 사람 사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어갈 수 있다. 사랑, 질투, 미움 등 인간이 느끼는 감정들을 신이라고 해서 별수 없이 저지르는 묘한 쾌감이 있다.

 

특히 사랑 이야기가 많이 있다. 사랑 이야기 중에 아폴론과 다프네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아폴론에게 무시를 당한 에로스가 아폴론에게는 사랑에 빠지는 화살을 쏘고, 상대인 다프네에게는 사랑을 거부하는 화살을 쏘아버렸다. 이로 인해 아폴론은 다프네를 쫓아다니고, 다프네는 아폴론을 피하는 비극이 벌어진다. 그러다 아폴론이 다프네를 만지려는 순간 다프네는 월계수로 변하게 된다. 그 후 아폴론의 약속에 따라 개선장군의 머리에 쓰는 것이 월계수가 되었다는 이야기다.

 

또 클리티에의 사랑 이야기도 비극이기는 마찬가지다. 여기에도 아폴론이 나오는데 여기서는 클리티에의 사랑을 받는 처지다. 그런데 이번에는 반대로 그녀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는다. 결국 그녀는 해바라기가 되어 아폴론을 늘 쳐다보는 식물이 되고 말았단다.

 

부록은 출판사의 노력인 듯싶은데, 책을 읽을 때 많은 도움이 된다. 올림포스 신족과 티탄 신족, 페르세우스의 계보 등 여러 계보들을 정리해 놓았다. 그리고 친절하게도 작은 썸네일 사진도 포함되어 있어 답답하지 않았다. 여담이지만 여기저기 끼어 있는 제우스는 뭔가 싶다. 도대체 몇 명과 관계를 맺은 것인지 세다가 잊어버릴 정도다. 세상 최초의 바람둥이라고 표현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인덱스도 요긴하다. 하긴 방대한 책 속의 그 많은 신들과 인간, 작품들이 있는데 인덱스가 없다는 것도 아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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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함께 걷는 마음
이방주 지음 / 북레시피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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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주 지음, 북레시피, 2019.

 

를 읽고, 시를 외우고, 시를 읊조리며 사는 삶을 꿈꾼다. 물론 현실을 핑계 삼고 싶지는 않다. 다 게으름의 결과이니깐. 이 책을 만난 것은 그래서 의도적인 노력의 산물이었다. 많은 시들이 익히 알고 있던 것들이다. 학교에서 배웠던 것도 많고, 유명한 것들도 많다. 그런 시들에 저자만의 경험과 지혜를 담아 풀어냈다. 글도 쉽게 쓰시고 부드럽게 진행하여 읽기 편했다.

 

다만 몇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게 있었다. 우선 저자가 덧붙이는 말에 했듯, 이 책은 원래 시와 함께 걷는 세상에 대한 증보판이다. 15수를 더 넣었다고 했다. 아무리 더 넣어도 이름을 바꾸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적어도 먼저 이름을 밝히고, 증보판이라는 이름을 넣었어야 한다고 본다.) 만약 이런 정보 없이 먼저 책을 산분이 아무것도 모르고 이 책을 산다고 할 때 실망하지 않을까? 차라리 비슷한 포맷으로 새로운 책을 내셨으면 어떠했을까? 3년의 시간이 지난 후고, 아니면 좀 더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렇게 했으면 좋았겠다.

 

또 하나, 글을 읽다가 멈 짓 하게 만드는 게 있었다. 바로 대부분 ‘~이다로 끝나다가 어쩌다 ‘~로 끝나는 부분을 읽을 때면 그 이질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국문법적 표현은 잘 모르겠지만 3인 층으로 쓰다가 1인칭으로 쓰였다고나 할까?) 처음부터 ‘~로 썼다면 아무렇지도 않았을 것을 이렇게 중간중간 들어가니 편하지는 않았다. 이런 것들은 이 책에 대해 옥에 티정도이니 큰 흠은 아닐 것이다.

 

나는 아직 를 모른다. 하지만 알고 싶다.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삶을 성찰하게 하는 데는 성서나 불경 같은 경전, 두꺼운 철학 책보다 때로는 짧은 시 한 수가 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53) 지은이의 시 예찬에 동의한다. 시 한 수가 아니라 그중의 일부인 한두 구절이라도 읊조리고 있노라면 큰 울림이 있기도 한다. 시를 읊는 것은 시인의 높은 의식 수준에 동조화된다.’(8)는 의미이기도 하다. ‘좋은 시를 암송하면 여러모로 좋다. 치매 예상에도 좋고, 암송하는 시의 시계에 동화가 되어 자신의 식견과 정서도 함께 올라간다. 그뿐만 아니라 이런 정신적 건강과 더불어 육체적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145) 시를 사랑한다는 것은 나의 정신과 육체를 위한 일이다. 당장 시를 외자!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시는 참나무’(123)이다. ‘나력(naked strength)’을 설명하는 저자의 글이 더 좋았다고 표현해야겠다. ‘내면의 힘을 키운 사람은 시간이 지나 부와 권력을 내려놓고 자신의 자리를 떠날지라도 변함없이 때로는 더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게 된다. 이것이 바로 시인이 노래하는 나력의 힘이다.’(125) 쉽지 않다. 나올 때 멋진 사람보다 물러날 때 멋진 사람이 나력을 가진 사람이다. 나도 그런 삶을 꿈꾼다. 그런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자신의 지위에 목에 힘주고, 알량한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은 결코 나력이 없는 사람이다. 저자에 대해 잘 모르겠지만 글 속에 느껴지는 나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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