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함께 걷는 마음
이방주 지음 / 북레시피 / 201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방주 지음, 북레시피, 2019.

 

를 읽고, 시를 외우고, 시를 읊조리며 사는 삶을 꿈꾼다. 물론 현실을 핑계 삼고 싶지는 않다. 다 게으름의 결과이니깐. 이 책을 만난 것은 그래서 의도적인 노력의 산물이었다. 많은 시들이 익히 알고 있던 것들이다. 학교에서 배웠던 것도 많고, 유명한 것들도 많다. 그런 시들에 저자만의 경험과 지혜를 담아 풀어냈다. 글도 쉽게 쓰시고 부드럽게 진행하여 읽기 편했다.

 

다만 몇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게 있었다. 우선 저자가 덧붙이는 말에 했듯, 이 책은 원래 시와 함께 걷는 세상에 대한 증보판이다. 15수를 더 넣었다고 했다. 아무리 더 넣어도 이름을 바꾸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적어도 먼저 이름을 밝히고, 증보판이라는 이름을 넣었어야 한다고 본다.) 만약 이런 정보 없이 먼저 책을 산분이 아무것도 모르고 이 책을 산다고 할 때 실망하지 않을까? 차라리 비슷한 포맷으로 새로운 책을 내셨으면 어떠했을까? 3년의 시간이 지난 후고, 아니면 좀 더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렇게 했으면 좋았겠다.

 

또 하나, 글을 읽다가 멈 짓 하게 만드는 게 있었다. 바로 대부분 ‘~이다로 끝나다가 어쩌다 ‘~로 끝나는 부분을 읽을 때면 그 이질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국문법적 표현은 잘 모르겠지만 3인 층으로 쓰다가 1인칭으로 쓰였다고나 할까?) 처음부터 ‘~로 썼다면 아무렇지도 않았을 것을 이렇게 중간중간 들어가니 편하지는 않았다. 이런 것들은 이 책에 대해 옥에 티정도이니 큰 흠은 아닐 것이다.

 

나는 아직 를 모른다. 하지만 알고 싶다.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삶을 성찰하게 하는 데는 성서나 불경 같은 경전, 두꺼운 철학 책보다 때로는 짧은 시 한 수가 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53) 지은이의 시 예찬에 동의한다. 시 한 수가 아니라 그중의 일부인 한두 구절이라도 읊조리고 있노라면 큰 울림이 있기도 한다. 시를 읊는 것은 시인의 높은 의식 수준에 동조화된다.’(8)는 의미이기도 하다. ‘좋은 시를 암송하면 여러모로 좋다. 치매 예상에도 좋고, 암송하는 시의 시계에 동화가 되어 자신의 식견과 정서도 함께 올라간다. 그뿐만 아니라 이런 정신적 건강과 더불어 육체적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145) 시를 사랑한다는 것은 나의 정신과 육체를 위한 일이다. 당장 시를 외자!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시는 참나무’(123)이다. ‘나력(naked strength)’을 설명하는 저자의 글이 더 좋았다고 표현해야겠다. ‘내면의 힘을 키운 사람은 시간이 지나 부와 권력을 내려놓고 자신의 자리를 떠날지라도 변함없이 때로는 더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게 된다. 이것이 바로 시인이 노래하는 나력의 힘이다.’(125) 쉽지 않다. 나올 때 멋진 사람보다 물러날 때 멋진 사람이 나력을 가진 사람이다. 나도 그런 삶을 꿈꾼다. 그런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자신의 지위에 목에 힘주고, 알량한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은 결코 나력이 없는 사람이다. 저자에 대해 잘 모르겠지만 글 속에 느껴지는 나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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