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터면 돈 모르고 어른 될 뻔했다! - 부모와 아이의 운명을 바꿀 돈공부
하수정 지음 / 어바웃어북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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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에게 돈을 가르치는 건 부모의 의무’(4)이다. 머리말 첫 글귀가 이 책의 전부이다. 세상에 돈을 초월하여 사는 사람이 몇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 때문에 일하고, 번 돈을 쓰면서 살아가고 있다. 돈을 떠나서는 세상을 살아가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저자는 돈을 벌고, 쓰고, 관리하는 것이 삶의 팔 할이다.’(36)라고 주장한다. 정말 그럴지 모르겠다. 이렇게 중요한 돈을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는지, 그리고 그 중요한 돈을 우리 아이에게 제대로 가르쳤는지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 보았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대한민국 학부모들은 스스로는 희생만 하고 아이들에게 공부만 하라고 시켰다. 저자는 이를 통렬하게 비판하고 있다. 아이들을 영원히 책임질 수도 없는데, 제대로 된 경제교육도 시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흡사 아낌없는 나무와 소년의 관계와도 같다고 말한다.(32) 나무는 행복했는지 모르지만 소년은 행복하다고 말하지 않았다. 뭔가 잘못되었다는 게 명확하다.

 

돈이 좋은 것이 확실하지만 양날의 검이다. 돈을 숭상하는 순간 우리는 비참해진다. ‘10억 주면 감옥 갈 수 있다’(70)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이 우울한 현실이다. 더 우울한 것은 다른 나라와 확연히 밝힌다는 것이다. 고등학생의 56퍼센트, 중학생의 39퍼센트가 가능하다고 한 반면 외국에서는 24명 중 단 한 명만이 가능하다고 했단다.(71) 잘 못된 돈 숭상의 사례이다.

 

저자는 이 책이 부자가 되기 위한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돈 공부의 목표는 부자 되기가 아니다. 독립적이고 합리적인 경제인으로 키우는 것이다.’(7) 현명하게 돈을 쓰는 것은 똑똑한 것과 상관관계가 낮은 것 같다.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현명하게 쓰는 것이다. 똑똑해서 많은 돈을 벌어도 현명하지 못하다면 그 돈은 남아나지 않는다. 그래서 3장이 의미 있게 다가온다. ‘현명한 부모는 국영수보다 돈을 가르친다.’(110) 대학이 모든 것을 결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어른이 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그런데 왜 아이들에게는 대학만을 강요하고 있을까? ‘오로지 대학이라는 획일화된 목표 하나만 보고 달리도록 아이들에게 눈가리개를 씌운 결과, 아이들은 어떤 꿈도 꾸지 않게 되었다.’(82) 돈 걱정하지 말고 공부만 열심히 하라고!(112) 아이를 위한다는 이런 부모의 신념은 의도지 않게 아이들을 망치는 결과로 이어진다.

 

4절약과 투자보다 노동이 먼저다에서도 나를 무한히 반성하게 한다. 데이브 램지는 아이들에게 돈 버는 일의 고귀함을 가르치자”, “자녀에게 노동하는 법을 가르치지 않는 부모는 다정하고 너그러운 것이 아니라 무책임한 부모다”(148)라고 주장한다. 당장 초등학교 2학년 아이인 우리 아이에게 적용해 보려고 한다. 용돈은 금지하거나 최소한으로 하고, 집안일을 통한 수고비를 주는 것이다. 외부에서 받는 돈은 꼭 미래를 위한 통장에 저축을 하고, 아이가 쓸 돈은 벌어서 쓰게 하겠다.

 

이 책의 장점. 산뜻하고 재미있는 사진 및 일러스트를 사용하고 시각적으로 기분이 좋다. 함께 요약된 글이 있어 이해도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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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공에 빠지다 - 이런 체험 활동은 어때요?
전국창의목공교사모임 지음 / 원교재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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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창의목공교사모임, 원교재사, 2019.

 

책을 통해 창의목공교사모임을 알게 되었고, 바로 카페에도 가입했다. 연수 기회가 있다면 꼭 참여하고 싶다. 책은 목공의 핵심인 나무이야기부터 시작한다. 나무이야기에 상당히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었다. 처음 읽을 때는 핵심으로 바로 들어가지 않는 것이 약간 답답했다. 그러나 다 읽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다. 목공을 하기 위해서는 나무를 알고 나무를 사랑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물론 목공을 하는 데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파트 11, 2장이 그렇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조차도 나무를 이해하는데, 나무를 사랑하는데 작은 도움이 되었다.

 

3장의 나무이야기는 나이테부터 여러 나무의 종류를 다루고 있어 나무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나무를 어떻게 자르는지도 알려주고 있고, 생활 속에 사용되는 목재들도 알려주고 있다. 이번에 확실히 정리된 것은 침엽수와 활엽수 목재의 구분이다. 침엽수나무는 색이 밝고 특유의 향이 나며, 구하기 쉬워서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단다. 또 표면이 단단하지 않아서 소프트우드라고 부른다. 반대로 활엽수 목재는 색이 어둡고 무늬가 아름다워서 고급 가구를 만드는 데 사용하는데 침엽수 목재보다 가격이 비싸단다. 또 단단하여 하드우드라고 부른다.(61) 매일 나무 물건을 사용하고, 우리 곁에 있어 소중하기에 이정도의 상식은 꼭 기억해두어야 할 것이다.

 

목공을 하려면 도구가 만만치 않다. 목공을 제대로 하려면 도구욕심이 안날 수가 없다. 작업실에 목공 도구를 잔뜩 사놓고 작품을 만드는 것이 나의 로망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참 힘들다. 대신 할 수 있는 것이 주위에 있는 목공 공방을 찾아가면 된다. 또 하나의 방법은 반제품을 구입하는 것이다. 친절하게도 이 책에 나와 있는 작품들은 목재를 모두 구입할 수 있다고 한다. 목공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에 이렇게 반제품으로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나는 우드스피커를 만들어 봤다. 벌써 재단이 되어있었기 때문에 드릴 프레스나, 포스너 비트나, 클램프 같은 장비가 없어도 됐다(138). 물론 이렇게 재단하는 맛이 진정으로 목공하는 것이지만 초보자의 아쉬움으로 돌렸다. 나무 재료들이 몇 개 되지 않았기 때문에 책에 나온 대로 목공 본드로 쉽게 붙일 수 있었다. 책에서는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 걸린다(96)고 했지만 이번엔 하루를 묵히니 단단히 고정되어 있었다. 그리고 성능 테스트!!! 스마트폰을 올려놓고 음악을 들으니 소리가 달랐다. 웅장한 맛이라고나 할까! 너무 쉽게 만들었는데, 효과 만점의 작품이 되었다. 마감재를 바르지 않았지만 그대로 사용해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대신 무늬를 넣고, 예쁘게 색칠을 할 생각이다.

 

 

초등학교 교사로서 모든 초등학교에 실과실을 만들고 목공을 배우게 하는 그날을 꿈꿔본다. 어찌보면 수학, 영어보다 더 가치로운지도 모른다. 무언가 자신이 직접 재단하고 만들고 하는 과정 속에 성취감을 느끼게 되고 저절로 인성이 바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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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그림자 아이 - 나를 더 아끼고 더 이상 상처받지 않기 위한 자기 존중의 심리학
슈테파니 슈탈 지음, 오공훈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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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당신이 반드시 찾아야 할 내면의 아이:(거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라고 한다. 내면의 아이는 한국어판 제목에 나온 ‘그림자 아이’와 제목에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햇빛 아이’도 있다. 이 책을 보니 그림자 아이 부분을 좀 더 강조하고 있지만, 햇빛 아이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내용으로 보면 원제의 제목이 더 와닿는다.

 

이 책에서는 ‘자각, 스스로 인정하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44) 우리에게 있는 어두운 면이나 밝은 면 모두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다면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우선 우리에게 이런 두 면이 공존하고 있다는 점을 아는 것부터 출발해야 한다. 그리고 이들이 어떤 존재이고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어떤 사람이건 살면서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그때 자신을 제대로 인식하고 현명하게 해결해야 한다. 만약 어떤 문제에 어려움을 느끼거나, 혹은 괴로워하고 있다면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또 어두운 면의 해결을 떠나 ‘밝은 나’를 기대하기 위한 방법을 알고 싶다고 해도 역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내면의 아이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무의식’이다.(24쪽 설명에서는 현대 심리학에서는 ‘내면의 아이’로, 프로이트는 ‘그것’이라고 불렀으며, 영어로는 ‘이드’로 변역된단다.) 이 무의식중에 부정적인 영역을 그림자 아이(상처 입은 내면의 아이)라고 표현하고, 밝고 긍정적인 부분을 햇빛 아이(기뻐하는 내면의 아이)라고 명명한 것이다. 이 ‘내면의 아이란 어린 시절에 각인된 것을 전부 합친 개념이다.’(15) 어린 시절 경험한 다양한 것들 중에 어떤 것은 그림자 아이가 되고, 어떤 것은 햇빛 아이가 된다. 완벽한 어린 시절이란 존재하지 않는다.(18) 누구나 이 양면성을 갖고 있게 된다. 그리고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 의식의 밑바닥에서 영향력을 발휘한다.’(15) 현재의 문제나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이 내면의 아이를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살다 보면 딱히 이유도 없이 좋거나, 이유도 없이 싫거나 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또 내가 생각해도 이성적으로 왜 그랬을까 하는 행동을 하는 것도 이 ‘내면의 아이’ 때문이다. ‘문제의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대부분 어린 시절에 뿌리’(50)를 두고 있다고 한다. 그렇고 보면 내면의 아이는 참 위험한 존재이기도 하고, 참 조심스러운 존재이기도 하다. 잘 못 표현되면 나 자신이 위험에 질 수도 있다. 하지만 ‘햇빛 아이’가 있는 것처럼 잘 표현되면 나에게도 행복한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그림자 아이’보다 ‘햇빛 아이’에 관심이 갔다. 그리고, 행복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들이 눈에 들어왔다. 부정적 신조(123)를 알기보다는 긍정적 신조(268)를 외우는 것이 더 맘에 든다. 강점 목록(272)을 확인하고 밑천 목록(273)을 점검하는 것도 유익하다.

 

중요한 가르침 중 하나. ‘우리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은 우리 자신뿐이기 때문이다.’(96)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 남을 탓하거나, 남을 바꾸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부질없는가는 우리가 잘 알고 있다. 남을 탓하면 문제가 결코 해결되지 않는다. 남을 바꾸려고 해도 바뀌어 지질 않는다. 그것은 참으로 요원한 일이다. 어쩔 수 없다. 아쉽지만 내가 바뀌는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가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단 한 가지 사실은, 우리 스스로 자신의 인식, 생각, 느낌을 자유롭게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219) 그렇다. 내가 먼저 바뀌는 것이다.

 

둘, ‘바깥세상이 생각만큼 그렇게 사악하지는 않다.’(177) 저자는 과잉된 행동을 ‘참새를 맞추려고 대포를 쏜다’고 표현했다. 그렇게까지 흥분할 필요는 없는데, 그렇게까지 화낼 필요는 없었는데 하는 후회는 이제 그만하고 싶다. 너무 쉽게 상황을 오판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일단 잠시 멈추기가 필요하다. 하루, 한 시간을 묵힌다. 그게 길다면 10분이나 10초도 좋겠다.

 

셋, ‘행복은 훈련을 통해 습득되며, 근본적으로 우리가 삶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크게 좌우된다.’(283)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으니 행복하다는 말과 같다. 행복을 기다리지 말고, 차라리 훈련으로 익히자. 도덕 교과서에 ‘절제 근육’이 제시된 것처럼, 이제 ‘행복 근육’(284)을 키워야 할 것이다. 행복하면 할수록 더 행복해진다면 그보다 좋은 일이 어디 있으랴! 이에 대한 하나의 방법으로 ‘삶을 향유’(333) 하라고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가능한 한 자주 기분 좋은 상태에 빠지고 삶을 향유하는 것이, 바로 당신이 해야 할 의무다.’(334) 구체적인 방법은 여기를 확인해 보시기를 권한다. 아주 사소한 것이다. ‘산책’을 하거나 맛있는 것을 먹는 것 같은 행위를 하는 것이다. 행복이 저 멀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여기에 있는 것임을 깨닫고, 자신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선물하는 것이다.

 

넷, 이렇게 화끈한 말이 있을까! 나에게 문제 있는 사람을 이렇게 부른다. ‘개자식 같은 천사’(300) 원문이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맛깔지다. 사람이야 좋아할 수는 없지만, 그런 사람조차 나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일단 진하게 욕하고서 찬찬히 생각해보면 나에게 가르침을 주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하기야 공자님도 세 사람이 지나가면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고 하지 않았나!

 

마지막은 이렇게 끝나고 있다. ‘당신은 지금 모습 그대로고, 지금 그 모습이 당신의 전부다. 그리고 당신은 그런 모습으로 충분히 잘 살아갈 수 있다!’(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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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의 그림자 철학하는 아이 14
크리스티앙 브뤼엘 지음, 안 보즐렉 그림, 박재연 옮김 / 이마주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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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의 그림자는 줄리의 마음의 그림자이다. 겉모습은 부모님과 주위의 강요로 여자답게 하고 있지만, 마음속에서는 그것을 싫어하고 남자답게 하고 싶어 한다. 이 글에서 여자답게, 남자답게라고 표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여자답게, 남자답게의 기준은 남이 만들어 놓은 굴레이다. 어린 줄리는 이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지만 그렇지 못한다. 어린아이가 부모님을 비롯한 주위의 압력에서 쉽게 벗어나는 것은 어렵다. 그리고 어린아이기 때문에 자신의 정체성을 확정 짓기에도 어려움이 있다.

 

부모님의 위치에서 아이를 바르게 양육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아이가 때를 부리고, 막무가내 면 예의를 가르쳐야 한다. 그런데 그것에도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산책 가기 전 그림 4컷을 보자(쪽수가 표시되어 있지 않아 이렇게 진술한다. 그림책이라서 쪽수를 뺀 듯싶다.) 헝클어진 머리를 빗으라고 한 것은 당연하다. 헝클어진 머리를 빗는 것은 기본적인 예의다. 물론 이것조차 개인의 자유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구멍 난 옷을 입은 것은 어떤가? 그 정도는 허용해 줘야 하는 것 아닌가? 남에게 피해를 준 것도 아니고, 인상을 찌푸리게 하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 그림에서 아이는 엄마의 말에 순종한다. 결국 단정한 여자다운 옷을 입는다. 이 그림의 포인트는 옷에 있지 않다. 바로 아이의 표정은 점점 변해가는 데 있다. 행복한 웃음을 가진 얼굴에서 무표정한 얼굴로 변해가고 있다. 엄마는 말한다. “봐, 이렇게 예쁘잖니. 이제야 우리 딸 같네.” 엄마는 만족해하지만 아이는 전혀 만족스럽지 않다. 남의 시선을 만족시키기 위해 나의 마음에 상처를 주어도 될까?

 

줄리의 그림자는 줄리의 마음을 드러낸 것이다. 그림자가 온전히 자신을 드러낸 것이라면 줄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책 속의 줄리는 그림자를 떼어 놓기 위해서 갖은 노력을 한다. 어떻게 보면 자기 자신을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본 모습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오히려 줄리는 그 그림자를 밀쳐내지 말고 살펴보고, 인정하고 어루만져 주어야 한다. 결국 마지막 장면에서 줄리는 깨달음을 얻는다. “나에게는 나다울 권리가 있어. 그럴 권리가.” 그런 후 줄리의 그림자는 온전히 자신의 그림자가 된다.

 

자신의 정체성을 확신하고, 온전히 드러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글을 읽으면서 나의 그림자는 어떤가 생각해 보았다. 다시 말해 나는 누구이고, 지금의 삶이 나다움을 온전히 누리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단 말이다. 혹시 나는 다른 사람의 시선에 나를 구속하고 있지는 않은지도 살펴보았다. 마지막 글은 ‘줄리는 줄리’로 끝난다. 나에게는 ‘나는 나’로 규정할 수 있다. 주인공 줄리는 아마 힘든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자신 스스로에게도 버거울지도 모른다. ‘나부대는 줄리. 말 안 듣는 줄리’를 응원하지는 않겠다. 자신다운 것도 남에게 피해를 주시 않는 선에서 가능한 일이다. 나다움도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 선에서 모든 사람은 자신의 ‘다움’을 펼쳐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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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모험 - 인간과 나무가 걸어온 지적이고 아름다운 여정
맥스 애덤스 지음, 김희정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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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 애덤스 지음, 김희정 옮김, 웅진 지식하우스, 2019.

 

지은이가 나무와 숲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절절히 표현되어 있는 책이다. 영국 위주의 나무와 숲에 대한 진술이 중심이지만 우리나라에 적용한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다.(거의 우리나라에도 있는 나무들이다.) 대신 내가 한국판 나무의 모험을 집필하고 싶은 생각이다. 원제는 나무의 지혜이다. 개인적으로 이게 더 맘에 든다. 그런데 더 근본적으로 본다면 나무에 대한 인간의 지혜이다. 이 좋은 나무와 숲을 어리석은 인간들이 얼마나 망쳤는지, 또 지은이와 같은 이가 나무와 숲을 어떻게 살렸는지 구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인간이 지혜롭다면 지은이와 같이 할지어다! 우리나라도 영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나라 숲 중에 방치된 곳이 많다. 이런 숲을 조금이나마 사는 것은 어떨까?(346) 우리나라에서 이런 숲은 산림녹화가 한창이던 60~70년대에 조성된 곳이다. 그곳은 분명 영국처럼 나무들 아래 흙은 이제 다 죽고 산성화되어서 거의 아무것도 자라지 않는다.(중략) 너무 늦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제는 솎아줄 가치도 없다.’(347) 이런 숲을 사서 수종개량을 하는 거다. ‘트리하우스를 짓고, 오두막을 짓고, 숲을 굽고’(348) 하는 일은 아마 못할 것이다.(물론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언젠가 도전을 해볼 생각이다.) 하지만 그렇게 한다면 숲에 활기가 돌아올 것이고, 땅이 고마워할 것이다. 그리고 자손들도 고마워할 것이다.’(349)

 

나무를 심기에 가장 좋은 시기는 20년 전이었다. 그다음으로 좋은 시기는 지금이다.’(168)라는 말은 중국 속담이지만 지금 우리에게도 적용되는 말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이기 때문이다. 뭐 꼭 엄청나게 큰 숲만 가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한 그루의 나무라도 심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어느 소설책에 있다는 다음의 대사는 짧지만 강렬하다. “자크,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때면 나무라도 한 그루 땅에 심어 보거라. 네가 잘 때도 그 나무는 자랄 테니.”(39) 나는 은퇴 후 만인에게 공언했듯 시골로 내려갈 것이다. 그리고 황폐화된 나의 숲에 활기를 불어 넣을 것이다. 다른 많은 은퇴자들에게 적극 권하고 싶다. “할 일이 없다면 숲으로 가세요. 그리고 나무 한 그루라도 좋으니 잘 키워보세요!” 혹시 알겠는가! 어느 책에 쓰인 대로 나무 한 그루라도 심은 사람은 인드라의 극락에서 적어도 3만 년을 머무를 수 있을 것이다.”(39)가 사실일지.

 

그런데 아무리 심어도 심기만 해서는 거의소용이 없다. 진짜 중요한 것은 가꾸는 것이다. 물을 주고, 지탱해주고, 추위에 보호해 주고, 과실수에는 거름도 줘야 한다.(104) 그렇다면 분명 나무는 자라 날 것이고, 그렇다면 분명 나무는 우리에게 많은 이로움을 줄 것이다. 나는 나의 숲에 백합나무를 심고 싶다. 묘목으로도 심고, 씨로도 심을 생각이다. 아마 20년은 지나야 제대로 된 꽃을 피우겠지? 그럼 저자처럼 벌도 치고 싶다. 잘하면 내가 죽기 전에 나무를 베어 팔 수도 있을 것이다. 생각만 해도 설렌다.(이 책에서는 백합나무가 소개되어 있지 않다!)

 

총평: 이 책은 나무와 숲에 대한 따뜻한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과학적 사실의 소개나 인문학적 소개도 그리 막히지 않는 걸 보면 번역도 편안하게 잘 되었다. 몇몇 낯선 낱말은 피할 수 없지만 친절한 각주로 읽을 수도 있다. 12개의 깊이 있는 나무 이야기도 좋았고, 간간이 넣어진 나무 그림과 소개도 좋았다. 나무와 숲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유익한 책임에 틀림없다!

 

기타: 이 책의 알 수 없는 특징은 지면 구성이 꽉 차면서도 위쪽으로 치우쳐있다는 것이다. 좌우는 좁고, 위도 자리가 없다. 그런데 아래는 광활하다. 왜일까? 궁금하다.

 

참나무의 번식에 어치가 공헌을 했다는 점이 의문시된다.(90) 어치가 도토리를 먹는 것은 확실하다. 그런데 어치가 도토리를 조금씩 모아 무더기로 땅에 묻어두기까지 할까? 이런 행동은 다람쥐가 한다. 사실이라면 신기한 일이다. 어치도 다람쥐와 함께 참나무 번식의 일등공신들이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가을에 나무 심기를 권하고 있다.(102) 그런데 우리나라는 식목일이 봄이다. 왜 차이가 나는지 궁금하다.

 

옥에 티:

107쪽 청산가리 성분에 -> 청산가리 성분이

 

좋은 표현:

꽃과 함께하면 행복을 배운다. 나무와 함께하면 사유를 배운다. - 존 스투어트 콜리스(138)

나무 공예는 일종의 치유다. - 지미 카터(207)

그렇게 갈이틀과 시간을 보내다 보면, 왜 이제껏 텔레비전이나 보면서 허송세월했나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232)

우리가 멍청한 짓을 하지 않는 한, 지구에서 나무가 동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278)

나무는 우리를 세 번 따뜻하게 해준다. 나무를 벨 때, 나무를 쌓아 올릴 때, 그리고 나무를 태울 때. 이 사실에 숲 사람들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294, 나도 숲 사람이 되고 싶다!!!)

나는 종이를 더 많이 소비하라고 권하고 싶다.(중략) 그러니 이 책을 보며 펄프가 괸 나무를 위해 눈물 흘리지 말자. 책 한 권을 더 사는 것이 숲을 구하는 길이다.(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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