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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터면 돈 모르고 어른 될 뻔했다! - 부모와 아이의 운명을 바꿀 돈공부
하수정 지음 / 어바웃어북 / 2019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자녀에게 돈을 가르치는 건 부모의 의무’(4)이다. 머리말 첫 글귀가 이 책의 전부이다. 세상에 돈을 초월하여 사는 사람이 몇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 때문에 일하고, 번 돈을 쓰면서 살아가고 있다. 돈을 떠나서는 세상을 살아가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저자는 ‘돈을 벌고, 쓰고, 관리하는 것이 삶의 팔 할이다.’(36)라고 주장한다. 정말 그럴지 모르겠다. 이렇게 중요한 돈을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는지, 그리고 그 중요한 돈을 우리 아이에게 제대로 가르쳤는지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 보았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대한민국 학부모들은 스스로는 희생만 하고 아이들에게 공부만 하라고 시켰다. 저자는 이를 통렬하게 비판하고 있다. 아이들을 영원히 책임질 수도 없는데, 제대로 된 경제교육도 시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흡사 아낌없는 나무와 소년의 관계와도 같다고 말한다.(32) 나무는 행복했는지 모르지만 소년은 행복하다고 말하지 않았다. 뭔가 잘못되었다는 게 명확하다.
돈이 좋은 것이 확실하지만 양날의 검이다. 돈을 숭상하는 순간 우리는 비참해진다. ‘10억 주면 감옥 갈 수 있다’(70)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이 우울한 현실이다. 더 우울한 것은 다른 나라와 확연히 밝힌다는 것이다. 고등학생의 56퍼센트, 중학생의 39퍼센트가 가능하다고 한 반면 외국에서는 24명 중 단 한 명만이 가능하다고 했단다.(71) 잘 못된 돈 숭상의 사례이다.
저자는 이 책이 ‘부자가 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돈 공부의 목표는 부자 되기가 아니다. 독립적이고 합리적인 경제인으로 키우는 것이다.’(7) 현명하게 돈을 쓰는 것은 똑똑한 것과 상관관계가 낮은 것 같다.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현명하게 쓰는 것이다. 똑똑해서 많은 돈을 벌어도 현명하지 못하다면 그 돈은 남아나지 않는다. 그래서 3장이 의미 있게 다가온다. ‘현명한 부모는 국영수보다 돈을 가르친다.’(110) 대학이 모든 것을 결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어른이 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그런데 왜 아이들에게는 대학만을 강요하고 있을까? ‘오로지 대학이라는 획일화된 목표 하나만 보고 달리도록 아이들에게 눈가리개를 씌운 결과, 아이들은 어떤 꿈도 꾸지 않게 되었다.’(82) 돈 걱정하지 말고 공부만 열심히 하라고!(112) 아이를 위한다는 이런 부모의 신념은 의도지 않게 아이들을 망치는 결과로 이어진다.
4장 ‘절약과 투자보다 노동이 먼저다’에서도 나를 무한히 반성하게 한다. 데이브 램지는 “아이들에게 돈 버는 일의 고귀함을 가르치자”, “자녀에게 노동하는 법을 가르치지 않는 부모는 다정하고 너그러운 것이 아니라 무책임한 부모다”(148)라고 주장한다. 당장 초등학교 2학년 아이인 우리 아이에게 적용해 보려고 한다. 용돈은 금지하거나 최소한으로 하고, 집안일을 통한 ‘수고비’를 주는 것이다. 외부에서 받는 돈은 꼭 미래를 위한 통장에 저축을 하고, 아이가 쓸 돈은 벌어서 쓰게 하겠다.
이 책의 장점. 산뜻하고 재미있는 사진 및 일러스트를 사용하고 시각적으로 기분이 좋다. 함께 요약된 글이 있어 이해도를 높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