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극우의 탄생 : 메이지 유신 이야기 - 요시다 쇼인부터 아베 신조까지
서현섭 지음 / 라의눈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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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이름만 알고 막연히 알고 있던 메이지유신에 대해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혔다. 인물 중심으로 살펴보는 메이지유신이었기에 사상적인 면이나 상황적인 면에서 더 살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소한 이름들을 읽고 있으려니 읽으면서는 좀 헷갈렸지만 주요 인물들은 이제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유신 3걸의 3명에 대해서는 다른 자료까지 살펴보면서 얼굴을 익혔다.

 

책의 시작은 ‘왜’라는 나라 이름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때는 우리가 삼국시대였다. 국사시간에 ‘야마토 정권’에 대해 배웠는데, 야마토가 바로 ‘왜’란 한자의 훈독이란다. 7세기에 일본으로 이름을 바꾸었는데 이는 중국을 기준으로 동쪽에 있는 나라라는 의미(17)란다. 재미있는 것은 일본 이란 한자를 ‘니혼’, 혹은 ‘니폰’으로 읽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기 나라의 이름을 통일해서 부르지도 못한다는 사실이 조금은 이상하다. 여하튼 저자의 주장처럼(21) 일본은 ‘왜’라고 하는 것은 지양해야 할 것 같다. 아무리 미워도 지켜줄 것은 지켜주어야 한다.

 

저자는 여러 번 일본과 우리를 비교하고 있다. 우리가 모두 알고 있듯 일본이 개국하고 메이지 유신을 거쳐 간 시기에 우리는 쇄국을 하고 있었다. 어찌 아쉽지 않겠는가! 1871년 우리가 척화비를 세울 때 일본은 막부의 유학생이 새뮤얼 스마일스의 자조론이 번역되었다.(50) 미국이 우리를 먼저 개국시켰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상상을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일본이 개국을 하고 메이지유신까지 성공시킨 이면에서는 막부시대에 여러 가지 성공 요인이 있었다고 보았다. 완전한 쇄국이 아니라 네덜란드와는 교역을 하고 있었고, 교육열 또한 대단했던 모양이다.

 

요시다 쇼인이란 인물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정한론의 선봉이었다. 쇼인은 1857년 사설 학당 ‘쇼카손주쿠’를 세웠는데 2년도 채 못 되는 기간 동안 300여 명이나 교육했다고 한다. 이 중에 그 유명한 이토 히로부미가 있다. 쇼인은 현재 아베 신조 수상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라고 한다. 우리의 입장에서는 눈에 가시 같은 존재이지만 일본에서는 정반대일 것이다. 쇼인은 정한론의 선봉이라는데 이런 쇼인을 가장 존경한다는 아베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경계하고 경계해야 할 일이다. 요즘 같은 때에 이런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본의 내면을 제대로 봐야 하기 때문이다. 무조건 일본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잘못을 살펴보고, 그들이 변할 수 있게 반대해야 하는 것이다.

 

인물을 정리해보자.

유신의 설계자, 사카모토 료마(148)

뺑소니의 명수, 기도 다카요시(159)

유신의 원훈, 이와쿠라 도모미(184)

사이고 다카모리의 영광과 좌절(201)

근대 일본의 건설자, 오쿠보 도시미치(213)

(이중 기도, 사이고, 오쿠보가 유신 3걸이다)

영어통, 이토 히로부미의 대박(224)

 

모리 아리노리라는 사람 이야기가 있다. 그는 일본어를 폐지하고 영어를 도입해야 인간이 개조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모리가 문교장관이 되자 한자투성이의 일본어를 폐지하고 영어를 공용어로 쓰자는 말을 했는데 이에 어느 과격분자에 의에 죽었단다. 그런데 조선의 북학파 학자 박제가는 지독한 중국어 공용론자였다고 한다. 북학의에서도 우리말을 버려야 오랑캐의 글자라는 모욕을 피할 수 있다는 주장을 했단다. 정말 황당하다. 우리가 존경해 마지않았단 박제가가 그런 주장을 했다니...

 

책은 메이지 유신에서 폐망으로 인한 천황의 인간 선언까지 이어지고, 현재의 아베 신조의 무역 규제까지 다루고 있다. 역사를 알지 못하면 지금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일본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꼭 일본의 역사, 그것도 메이지유신의 상황을 알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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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명의 파블로 - 세상의 한가운데서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63
호르헤 루한 지음, 키아라 카레르 그림, 유 아가다 옮김 / 지양어린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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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헤 루한 글, 키아라 카레르 그림, 유아가다 옮김, 지양어린이, 2019.

 

옛날에 ‘하세가와 요시후미’의 ‘내가 라면을 먹을 때’를 읽었다. 어떤 아이는 문명의 혜택을 받고 살아가지만 지구의 어느 아이는 비참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옛날과 오늘처럼 시간의 차가 있는 게 아니라 이런 상황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었다. 지금 현재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우리나라 작가가 ‘강경수’가 지은 ‘거짓말 같은 이야기’도 같은 흐름이다. 정말 외국 어느 아이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가난 속에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거짓말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거짓말이 아니다.

 

일곱 명의 파블로도 거짓말 같은 이야기다. 첫 번째 파블로는 8살이다. 엄마의 존재는 모르겠으나 아빠는 광부의 일을 끝내고 집에 돌아와 ‘닥치는 대로 아무것이나 급히 먹은 후’ 침대로 가서 곯아떨어진다. 삶의 고단함과 인간답지 못한 삶이 느껴지는 말이다. 닥치는 대로 먹는 것도, 아무거나 먹는 것도 마음이 아픈데 그마저도 급히 먹어야 하는 아빠는 어떤 삶을 사는 것이지. 아빠도 불쌍하지만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파블로가 더 걱정이다. 아빠의 그럼 모습을 보고 살아가는 파블로는 무엇을 느끼고 배울까? 그리고 미래의 파블로는 어떻게 될까?

 

세 번째 파블로는 ‘난민’이다. 아르헨티나가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옛날에는 군사정권인 적이 있었나 보다. 난민에 대한 이야기는 지금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시리아, 베네수엘라, 미국에서의 이야기가 바로 얼마 전이다.

 

네 번째 파블로는 이민자이지만 난민이나 별다를 게 없다. 꿈의 나라(?) 미국에 살지만 두 가족이 번갈아 가며 12시간씩 단칸방에서 살아간다. 인간다운 삶이라고 말할 수 없다.

 

여섯 번째 파블로는 브라질에 산다. 그의 삶은 쓰레기장을 뒤지며 사는 것이다. 이 아이에게 신문기자라는 자가 나타나 말을 건다. 가진 게 아무것도 없는 아이에게 “학교에 가고 싶지 않아?”라고 묻는다. “가고 싶어요.” “그런데 왜 안 가?” 어리석은 질문에 현명하게 답하기는 쉽지 않다. 물론 의도된 질문일 수 있다. 그러길 바란다. 우리가 경험해 보지 못한 다른 사람들의 삶을 온전히 이해하기는 불가능하다. 이 아이를 통해 복지의 중요성에 대해 조금이나 생각을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마지막 파블로도 난민이다. 얼마 전 일어났던 난민과 비슷하다. 미국의 국경을 넘지 못해 고통스러워하는 난민의 사례가 있었다. 미국 대통령은 그들을 철저히 막았다. 그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우린 미국을 욕할 자격이 없다. 작년 우리도 예멘 난민 때문에 한동안 홍역을 앓아야 했다. 우린 난민에 대해 매우 인색한 나라다. 난민 인정 비율은 형편없이 낮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제력이나 국력을 생각한다면 앞으로 어떻게 변해야 할지 명확하다. 난민에 대하는 유럽의 사례를 보면 ‘국격’을 엿볼 수 있다.

 

이런 이야기를 읽고서 슬퍼하거나, 가슴 아파하는 데서 끝나면 안 된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행동이 필요하다. 기부를 하거나, 봉사를 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 그리고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할 수 있는 호응을 해주어야 한다.

 

책의 분위기는 내용에 흐름처럼 어둡고 무겁다. 작자는 문제를 던지고 해결해 주지 않았다. 그 몫은 독자에게 있다. 그냥 한 번 읽고 던지지 말기를. 그리고 책을 읽은 아이들이 파블로와 같은 아이들에게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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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 - 세상에서 가장 나이 많고 지혜로운 철학자, 나무로부터 배우는 단단한 삶의 태도들
우종영 지음, 한성수 엮음 / 메이븐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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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종영 지음, 한성수 엮음, 메이븐, 2019.

 

오랜만에 좋은 책을 읽었다. 책 속에는 따뜻하고 뜻깊은 이야기로 가득하다. 나무 의사의 나무 사랑이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나무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좀 더 많아졌다. 나무에서 비롯된 생각들이지만 인간의 삶과 연결 지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철학자의 책이라고 해도 빈말은 아니다. 글도 쉽게 쓰여, 전문 작가의 글이라고 해도 역시 무방하다. 천천히 사색하면서 읽으면 좋은 책이다. 좋은 글이 너무 많아 밑줄 그은 게 너무 많다. 외우고 싶은 글도 많다. 누구나 읽을 수 있고, 누구도 후회하지 않을 책이라고 장담한다. 저자에게 무한 감사를 드리고 싶다. 언젠가 나도 나무를 키우고 돌보면서 저자의 마음을 느껴보고 싶다.

 

저자 가지고 있는 나무에 대한 기본적인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래서 지금 나는 생각한다. 남은 날들을 꼭 나무처럼만 살아가자고,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살다가 미련 없이 흙으로 돌아가는 나무처럼, 주어진 하루하루 후회 없이 즐겁고 행복하게 살다가 편안하게 눈 감을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7)

 

나도 그러고 싶다. ‘나무처럼’이란 말에는 굉장히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아낌없이 나누는 삶, 과거에 연연해하지 않고, 미래를 걱정하지 않는 삶, 기다릴 줄 아는 삶 등등등. 나도 나무처럼 살다가고 싶다.

 

지은이의 우직함을 알 수 있는 글이 있었다. 모두가 돈을 벌 목적으로 조경을 할 때 조경 대신 나무를 돌보는 직업을 택한 것이다. 스스로 말했듯 그 일은 그리 돈이 될 리가 없다. 하지만 오히려 그 일이 지금의 저자를 있게 했다. 저자의 이런 삶을 보고, 나 자신의 삶도 뒤돌아보았다. 나는 지금 하는 이 일이 돈 때문에 하는 것인가? 아니면 그것을 뛰어넘는 무엇이 있어서인가? 무엇이건 간에 나중 나를 다시 한 번 뒤돌아보았을 때 ‘돈’ 때문만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다른 사람을 판단할 때 우리는 그 사람의 보이는 것에 집중한다. 그리고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해 보이는 것에 역시 집중한다. 하지만 나무는 흙 위의 보이는 부분을 잘 키우기 위해 흙 아래 보이지 않는 부분을 더 신경 쓴다. ‘나무를 키울 때 정말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건 눈에 보이는 줄기가 아니라 흙 속의 뿌리란다.’(31) 만약 보이는 부분만 신경 쓰고, 보이지 않는 부분을 관리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특히 옮겨 심은 나무라고 가정해보자. 뿌리가 제대로 내리지 않은 나무는 바람에 쉽게 흔들리고, 뿌리째 뽑히게 될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보이지 않는 부분을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보이는 것에만 연연하지 말자. 그리고 보이지 않는 것에 더 신경을 쓰자. 특이 어린 시절이라면 더욱 그렇다. ‘어떤 고난이 닥쳐도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을 비축하는 시기, 뿌리에 온 힘을 쏟는 어린 시절을 유형기라고 한다.’(32)

 

어느 노스님의 말씀을 읽고 나는 연명치료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우리 젊은 스님이 연락을 드린 모양인데 그냥 두시지요. 살 운명이면 그냥 둬도 살 것이고, 죽을 운명이면 아무리 애를 써도 죽지 않겠소. 죽어서 흙으로 돌아가려는 나무를 억지로 살려 내는 것도 순리는 아니지요.”(48) 식물도 그러한데, 사람이라고 다를 게 있는가!

 

좋은 글이 많지만 다음 글을 소개하고 싶다. <침묵의 봄>의 저자 레이첼 카슨은 “아이에게나 아이를 인도해야 할 어른에게나 자연을 아는 것은 자연을 느끼는 것의 절반만큼도 중요하지 않다.”(177)고 했다. 자연 대신에 수많은 공부를 대입해 보자. 수학을 아는 것은 수학을 느끼는 것의 절반만큼도 중요하지 않다. 영어, 국어, 사회도 마찬가지다. 사람에 대해서도 그렇다. 누구를 아는 것은 누구를 느끼는 것의 절반만큼도 중요하지 않다.

 

좋은 글 모음

 

-나이를 먹을수록 제 속을 비우고 작은 생명들을 품는 나무를 보며 가진 것을 스스럼없이 나누는 삶, 비움으로서 채우는 생의 묘리를 깨닫곤 한다.(7)

-나무는 평화의 기술자다. 세상 그 무엇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고 존재 자체로 휴식이 되고 작은 평안을 가져다준다.(8)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24)

-지금도 나는 크고 작은 어려움에 맞닥뜨릴 때마다 이렇게 되뇌곤 한다. 못한다고 말하기 전에 딱 한 걸음만 나아가 보자고, 때론 그 작은 한 걸음이 답일 때가 있다고.(28)

-그냥 이 공간에 오로지 머물러 보자.(40)

-나무에게 있어 버틴다는 것은 주어진 삶을 적극적으로 살아 내는 것이고, 어떤 시련에도 결코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56)

-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며 끈기 있게 기다리는 자세는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기다림 그 자체만으로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96)

-내게 있어 산은 기를 쓰고 오르는 곳이 아니라 오히려 멈춰 서서 머무르는 곳이었다.(104)

-볼품없는 겉모습만 보고 함부로 판단하지 말 것. 세상에 함부로 대해도 좋을 존재란 없다.(126)

-나는 사람들이 너무 열심히 사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한다.(166, 그냥 열심히 살면 되는데, 너무 열심히 살면 한계를 넘게 된다.)

-한때 나는 쓰러진 나무의 밑동을 얇게 켜 레코드 음반처럼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상상을 했다. 그 먼 옛날의 바람 소리와 새소리, 인간이 일으킨 전쟁의 소리, 나무 앞에서 간절히 전하는 누군가의 기도 소리…. 그렇게 매 순간이 나이테에 기록되어 그 주위에서 발생한 모든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그것 또한 소중한 역사이지 않을까.(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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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기가 죽기보다 싫을 때 읽는 책 - 지루함을 못 참는 이들을 위한 맞춤형 공부법
권혁진 지음 / 다연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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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진 글, 다연, 2019.

 

‘지루하지 않게 공부하는 법은 있다.’ 정말 있을까? 이 책에 소개되어 있는 몇 가지가 도움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수험생이나 학생처럼 공부하고 있지는 않지만, 사람은 누구나 어느 정도의 공부는 필요하다. 세상을 제대로 살아가기 위해서 알아야 할 것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꼭 알지 않아도 살아지기는 한다. 살아지기는 하지만 온전한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완전히 배움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그러기에 이 책은 그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공부는 재미있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고통스러운 것도 아니다. 저자의 제언대로 충분히 즐기면서 할 수 있다. ‘인생에 아무리 중요한 일이라도 내 몸을 고문하고 혹사하면서까지 이뤄낼 것은 없다고 믿었다.’(17) 그렇다. 공부하기가 죽기보다 싫으면 그 공부는 제대로 된 공부가 아니다. 기분 좋게 할 수는 없다고 해도 기분 나쁘게 할 필요까지는 없다. 왜냐하면 그렇게 한 공부는 공부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하기 때문이다. 공부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된다면 ‘나중에는 공부 생각만 해도 하기 싫고 미루고 싶은 것’(18)이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아이가 어리다면 억지로 공부를 시킬 수 있고, 성적도 어느 정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자율성이 결여된 공부는 어느 순간 한계를 드러낸다. 중학교쯤 올라가면 어느 순간 부모님의 말이 먹히지 않고, 억지로 공부시키는 것도 잘 안된다. 그런데 사실 입시를 목표로 두고 있는 집이라면 이때가 가장 공부해야 할 때이다. 그런데 공부에 부정적인 감정만 가득하다면 스스로 공부할 리가 없고, 그런 아이는 결국 공부를 접게 된다. 차라리 어릴 적 공부는 공부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을 갖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공부에 대한 관점 전환하기 3단계(19)

1단계: 공부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 기억 버리기

2단계: 공부하면서도 하지 않는다고 뇌를 속이기

3단계: 공부하는 과정 자체를 즐기기

 

서울대생도 제대로 된 꿈을 갖고 있는 이가 적다는데 좀 놀랐다.(24) 그런데 그렇게 만든 게 기성세대다. 다양한 것을 접할 기회를 주지도 않고 꿈이 없다고 탓할 수 없다.(24) ‘결국, 꿈을 만들고 그 꿈을 위해 동기부여를 하고 열심히 노력하라는 것은 주로 집과 학교만 오가는 10대 청소년들에게는 매우 가혹한 요구이다.’(25) 오히려 꿈이 있는 아이들이 별종이란 말이다. 공부만 시킨다고 해서 아이들이 제대로 성장하는 것이 아니다. 차라리 공부는 덜하더라도 자신의 꿈을 갖고 노력하는 아이들이 더 성공한다. 자식 잘 되라고 공부하는 데 쓴 돈과 노력은 사실 거의 쓸데없는 일이다. 차라리 경험과 꿈에 투자하자.

 

저자는 보통의 상식에 반하는 주장을 여럿하고 있다.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공부에 대한 것은 ‘고리타분한 고정관념’일지도 모르겠다.(101)

 

-책상이 싫으면 책상 앞에 앉지 마라.(63)

-벼락치기는 마약보다 위험하다.(78)

-쉬운 과목만 공부해도 된다.(87)

-집중력이 약하거나 아직 공부하는 데 익숙하지 않은 사람일수록 장소를 바꿔주는 것이 효과적이다.(91)

-공부하면서 음악을 들으면 공부에 도움이 된다.(104) 집중력은 떨어져도 공부시간이 는다면 오히려 이익이다.(108)

-공부라는 것은 간식처럼 가볍게 생각해야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115)

-내 몸이 원하는 대로 따르라, 공부를 잘하는 방법은 역설적으로 들리겠으나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132)

 

저자가 말하는 공부 방법은 쉽지 않다. 힘들더라도 익숙해질 때까지 연습하라고 한다. 내일 오십을 바라보는 나이에 외워서 시험 볼 일은 아마 없을 것 같다. 참고로만 읽었다. 저자가 마지막에 했던 말이 인상 깊다. 반 고흐의 말이라고 한다. “무엇을 시도할 만한 용기도 없으면서 멋진 삶을 바란단 말인가?”(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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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승의 인간 탐구 보고서 1 : 인간은 외모에 집착한다 (50만 부 기념 리커버 에디션) - 어린이를 위한 뇌과학 프로젝트 정재승의 인간 탐구 보고서
정재승 기획, 정재은.이고은 글, 김현민 그림 / 아울북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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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승 기획, 정재은 이고은 글, 김현민 그림, 북이십일 아울북, 2019.

 

인간의 뇌는 아직도 미지의 영역이다. 아는 것보다 모르는 부분이 더 많다고 한다. 누구는 사람의 뇌를 ‘작은 우주’라고 표현한다. 뇌의 크기는 잴 수 있지만 그 속은 모두 알 수 없는 신비 가득한 존재다. 이렇게 자그마한 뇌가 바로 인간의 문명을 창조해 냈다. 모든 사람은 뇌를 가지고 있으니 이런 신비로움과 위대함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인간의 뇌를 초등학생 눈높이에서 탐구할 수 있도록 집필한 책이 나왔다. 초등학생들도 자신의 존재가 얼마나 신비롭고 위대한지 좀 더 깨닫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 책의 특징이 몇 가지 있다. 언뜻 보면 만화책인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만화와 줄글이 반반 정도의 비율인 듯싶다. 만화와 줄글의 스토리가 전체를 이끌어가지만 그렇다고 스토리만 있는 것도 아니다. 각 장마다 한 장 반에 걸쳐 과학적인 지식을 우주인이 쓴 보고서란 형태로 쉽고, 재미있게 제시하고 있다. 이야기책이면서 과학 책이기도 하다.

 

첫 번째 보고서에는 ‘지구인들은 외모의 작은 차이를 구분한다.’(61)이다. 어찌 보면 같은 위치에 눈코입이 있는데, 우리는 이를 보고 사람과 사람의 차이를 기가 막히게 알아낸다. 한마디로 인간의 시각기능이 뛰어나다는 소리다.

 

이 이야기에서 재미있는 물건이 있다. 바로 ‘하라하라’라는 물건이다. 이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아우린들이 가져온 외계물건으로 원하는 것을 스캔하면 똑같이 만들어 낼 수 있단다.’(25) 이 기계로 지구인처럼 변장할 수 있는 물건도 만들지만, 가장 부러운 것은 ‘돈’을 만들어내는 능력이다. 70쪽에서 마구마구 돈을 찍어내는 장면이 나온다. 오~~ , 나중에 이걸 잃어버리는 바람에 등장인물 중 ‘오로라’가 필요한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해야 했다. 두 번째 보고서는 바로 ‘돈’에 대한 이야기다. 그중에 이런 구절이 있다. ‘숨을 쉬는 데 필요한 공기는 공짜. 이게 진짜 소중한 건데! 이건 공짜라서 지구인들은 소중함을 모르고 함부로 더럽히고 있음. 물도 예전에는 공짜였다가 이제는 깨끗한 물을 돈 주고 사 먹는 듯.’(86) 나도 걱정이다. 우리가 이렇게 공기를 더럽히고 있는데, 언젠가 돈 주고도 깨끗한 공기를 못 구하면 어쩌나.

 

다섯 번째 보고서는 ‘유행’에 관한 것이다. 10대의 유행은 어쩔 수 없는 인간 발달 과정의 현상이라고 말하면서도(148) ‘이들에게는 또래 집단과 비슷하다는 소속감이 훨씬 더 중요. 나약한 지구인들의 모습을 보게 됨’(148)이라고 하면서 이를 비꼬고 있다. 인간의 뇌를 탐구하는 이유 중에 인간의 이런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에 대해 과학적으로 탐구하고 이해하기 위한 것도 있다. 동시에 이를 극복해야 하는 이유도 있지 않을까?

 

2권에 대해 친절하게 예고편을 넣어 놨다. 솔직히 1권으로는 아쉬운 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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