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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극우의 탄생 : 메이지 유신 이야기 - 요시다 쇼인부터 아베 신조까지
서현섭 지음 / 라의눈 / 2019년 10월
평점 :
정말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이름만 알고 막연히 알고 있던 메이지유신에 대해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혔다. 인물 중심으로 살펴보는 메이지유신이었기에 사상적인 면이나 상황적인 면에서 더 살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소한 이름들을 읽고 있으려니 읽으면서는 좀 헷갈렸지만 주요 인물들은 이제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유신 3걸의 3명에 대해서는 다른 자료까지 살펴보면서 얼굴을 익혔다.
책의 시작은 ‘왜’라는 나라 이름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때는 우리가 삼국시대였다. 국사시간에 ‘야마토 정권’에 대해 배웠는데, 야마토가 바로 ‘왜’란 한자의 훈독이란다. 7세기에 일본으로 이름을 바꾸었는데 이는 중국을 기준으로 동쪽에 있는 나라라는 의미(17)란다. 재미있는 것은 일본 이란 한자를 ‘니혼’, 혹은 ‘니폰’으로 읽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기 나라의 이름을 통일해서 부르지도 못한다는 사실이 조금은 이상하다. 여하튼 저자의 주장처럼(21) 일본은 ‘왜’라고 하는 것은 지양해야 할 것 같다. 아무리 미워도 지켜줄 것은 지켜주어야 한다.
저자는 여러 번 일본과 우리를 비교하고 있다. 우리가 모두 알고 있듯 일본이 개국하고 메이지 유신을 거쳐 간 시기에 우리는 쇄국을 하고 있었다. 어찌 아쉽지 않겠는가! 1871년 우리가 척화비를 세울 때 일본은 막부의 유학생이 새뮤얼 스마일스의 자조론이 번역되었다.(50) 미국이 우리를 먼저 개국시켰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상상을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일본이 개국을 하고 메이지유신까지 성공시킨 이면에서는 막부시대에 여러 가지 성공 요인이 있었다고 보았다. 완전한 쇄국이 아니라 네덜란드와는 교역을 하고 있었고, 교육열 또한 대단했던 모양이다.
요시다 쇼인이란 인물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정한론의 선봉이었다. 쇼인은 1857년 사설 학당 ‘쇼카손주쿠’를 세웠는데 2년도 채 못 되는 기간 동안 300여 명이나 교육했다고 한다. 이 중에 그 유명한 이토 히로부미가 있다. 쇼인은 현재 아베 신조 수상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라고 한다. 우리의 입장에서는 눈에 가시 같은 존재이지만 일본에서는 정반대일 것이다. 쇼인은 정한론의 선봉이라는데 이런 쇼인을 가장 존경한다는 아베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경계하고 경계해야 할 일이다. 요즘 같은 때에 이런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본의 내면을 제대로 봐야 하기 때문이다. 무조건 일본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잘못을 살펴보고, 그들이 변할 수 있게 반대해야 하는 것이다.
인물을 정리해보자.
유신의 설계자, 사카모토 료마(148)
뺑소니의 명수, 기도 다카요시(159)
유신의 원훈, 이와쿠라 도모미(184)
사이고 다카모리의 영광과 좌절(201)
근대 일본의 건설자, 오쿠보 도시미치(213)
(이중 기도, 사이고, 오쿠보가 유신 3걸이다)
영어통, 이토 히로부미의 대박(224)
모리 아리노리라는 사람 이야기가 있다. 그는 일본어를 폐지하고 영어를 도입해야 인간이 개조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모리가 문교장관이 되자 한자투성이의 일본어를 폐지하고 영어를 공용어로 쓰자는 말을 했는데 이에 어느 과격분자에 의에 죽었단다. 그런데 조선의 북학파 학자 박제가는 지독한 중국어 공용론자였다고 한다. 북학의에서도 우리말을 버려야 오랑캐의 글자라는 모욕을 피할 수 있다는 주장을 했단다. 정말 황당하다. 우리가 존경해 마지않았단 박제가가 그런 주장을 했다니...
책은 메이지 유신에서 폐망으로 인한 천황의 인간 선언까지 이어지고, 현재의 아베 신조의 무역 규제까지 다루고 있다. 역사를 알지 못하면 지금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일본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꼭 일본의 역사, 그것도 메이지유신의 상황을 알고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