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은 3부로 이루어졌다.1부의 이야기는 열일곱, 열여섯 소년과 소녀인 ‘나’와 ‘너’가 고등학교 에세이 대회 시상식장에서 처음 만나 친해지는 것으로 시작한다.조금 떨어진 곳에 살았던 나와 너는 한달에 한 두번 정도 만나고 편지를 주고 받는다.너는 높은 벽에 둘러싸인 도시에 대해 이야기하고 나는 그 도시에서 진짜 너와 만나는 상상을 한다.나와 너의 사랑이 깊어가던 어느 날 실제 세계에서 너는 자취를 감추고 나는 너를 찾아 긴 시간을 보낸다.30년의 세월이 흐른 후 나는 평범한 직장 생활을 하고 있지만 독신으로 너를 잊지 못하고 있다.그리고 어느 날 이유도 없이 너와 이야기했던 벽으로 둘러싸인 도시로 가게 되고 그 곳에서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여전히 열여섯인 너를 만나게 된다.2부는 그림자와 분리되어야만 하는 도시에서 나는 그림자만을 본래의 세상으로 보내게 되는 데 알 수 없는 이유로 나도 본래의 세상으로 돌아오게 된다.나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오지의 도서관장으로 취직해 그 곳으로 거쳐를 옮기게 된다.그 곳에서 전 도서관장과 옐로 서브마린 파커를 입은 신비한 소년을 만나게 되고 나는 그 곳에서 작은 카페의 여주인과 가까워진다.3부는 다시 벽으로 둘러싸인 도시 속의 나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옐로 서브마린 파커를 소년과 만나게 되고 그는 이해할 수 없는 부탁을 한다.하루키와의 인연은 #상실의시대 부터 시작했다.결혼도 하고 꽤 나이가 들어서 처음 읽은 하루키의 소설은 퇴폐적이면서도 놀라웠고 지나가버린 청춘에 대한 그리움으로 작가의 다른 이야기도 궁금해 그의 책을 읽었고 하루키의 팬이 되었다.#기사단장죽이기 후 6년만의 신작 소식에 한참을 망설였다.지금까지 읽어온 그의 장편소설은 알 수 없는 공간과 어린 소년과 소녀, 실종 등 비슷한 괘를 그리는 이야기들의 연속이라 어느 순간 식상해지기도 했고 더 이상 하루키의 이야기에 감흥이 없어 망설였다.읽은 후의 소감은 그래도 읽기를 잘 했다다.작가는 여전히 소년처럼 아름다운 글을 썼고 순수한 사랑을 꿈꾸고 자신의 존재에 대해 고민하고 나를 이루고 있는 세계의 진짜 모습을 찾아 헤메고 있다.무라카미 하루키는 하루키다운 글을 썼고 나는 하루키의 뻔함에 실망도 했다가 그의 건재함에 감명받기도 하며 책장을 넘겼다.이미 하루키의 작품들을 읽어온 터라 더 이상 놀랍지않은 독자가 돼버린 나는 이 소설로 처음 하루키를 만나는 이들의 느낌이 궁금해진다.700페이지가 넘는 소설은 느리게 구비져 흐르는 강물을 바라볼 때 느끼는 멍함과 차분함을 느낄 수 있었다.43년을 지나 완성한 그의 이야기에 박수를 보내며 나는 여전히 그의 글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이번 기회에 구입해 두고 아직 읽기 않은 #세계의끝과하드보일드원더랜드 나 읽어야 겠다.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가 말한 것처럼 한 작가가 일생 동안 진지하게 쓸 수 있는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그 수가 제한되어 있다. 우리는 그 제한된 수의 모티프를 갖은 수단을 사용해 여러 가지 형태로 바꿔나갈 뿐이다ㅡ라고 단언할 수 있는지 도 모른다.<작가의 후기 중>부디 하루키가 일생 동안 진지하게 쓸 수 있는 이야기의 수가 남아있기를 바란다.♥️
전재산을 비트코인에 보유하고 있던 우리 가족은 FTX가 파산하면서 우리 가족도 파산하고 만다.아내 진진은 직장인 경주로 떠나고 나와 주동은 유치원때문에 서울에 남게 되면서 우리는 주말부부가 된다.나도 일자리를 찾아 헤메지만 마음에 드는 일자리는 없고 진진은 취업 대신 주동이나 신경 써 달라고 한다.지역지에 글을 쓰던 나는 스스로 눈먼 돈을 뿌리는 역할을 한다는 고용주에게 괴담 창작을 의뢰받게 되고 어느 날 500장의 사인을 해야할 일이 생기자 심부름꾼 소년,sb를 고용하게 된다.sb는 그를 도와 괴담을 만들고 주동의 베이비시터가 되고 진진과도 가까워지며 나의 자리를 점점 잠식해 간다.소설을 읽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 들어가 작가의 저서 “산책하기 좋은 날”의 100자평에서 sb라는 닉네임을 찾아봤다.그리고 정지돈 작가와 이상우 작가와 소설 속 ‘나’와의 친분이 궁금해졌다.읽는 내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느 부분이 허구인지 고민하게 되지만 소설은 재미있다.점점 자신의 자신의 자리를 잠식해 가는 sb를 보면서도 sb를 최저임금으로 부리는 달콤함을 버리지 못한다.죽어라 일하는 ‘나’의 모습이 소설가라는 외피를 썼지만 우리 중 누구도 될 수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알량한 돈 몇 푼에 영혼을 팔 수 없다고 하면서 그 돈이 없으면 살 수 없는 게 우리니 어찌 사는 게 맞는 지 고민하게 된다.고백하건데 나는 오한기 작가의 소설을 2016년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에서 “새해”로 먼저 만났지만 잊고 있었다.기억하지 못하고 있던 작가의 작품을 다시 읽었다.그리고 ‘단 한 편의 이야기’를 담은 위픽 시리즈의 최대 장점이 작품집에 속의 여러 명의 작가 중 한 명의 작가가 아니라 오롯이 한 작가의 작품에 몰두할 수 있다는 사실임을 새삼 느꼈다.작가의 다른 소설을 더 찾아 읽을 것 같다.<위즈덤하우스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이런, 우리 엄마가 우주선에 유괴됐어요가 아니라 우리 엄마가 우주선을 유괴했다니 과연 어떤 이야기인지 궁금하다.나의 어머니 김영미 교수는 캐나다에서 잘나가던 우주선 공학자였다.15년 전 새로 당선된 대통령이 좀 미래지향적인 지도자로 보이기 위해 우주 탐사선을 쏘아 올릴 계획을 세우고 엄마를 고국으로 불러들인다.엄마의 주도하에 미르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나는 외국인 학교가 아닌 일반 학교에 다니게 되면서 까만 피부색과 어눌한 한국어때문에 지옥 같은 학교 생활을 하게 된다.나에게 위안이 되는 건 반려견 코멧과 책뿐이었다.엄마는 우주선 미르를 우주로 보내는 데 성공하고 국가적 영웅이 되지만 나와 엄마의 사이는 걷잡을 수 없게 되고 엄마에 대한 반발로 미대에 들어간 나와 엄마의 사이는 점점 멀어진다.미르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대통령이 퇴임하면서 우주로 향하던 계획은 흐지무지되고 마침내 우주선 미르의 원격 통신 기능을 정지하고 연구소를 폐쇄한다는 소식이 들리고 어느날 엄마가 구속됐다는 연락을 받게 된다.머지않은 미래에 아버지 없이 검은 피부로 태어난 나의 이야기는 지금의 우리의 모습과 변반 다르지 않다.사람들은 낯선 것에 대해 편견없이 받아들이기보다는 잔인하게 밀어내는 걸 택하고 부모는 자식이 겪는 어려움을 이해하기보다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 노력하고 자식은 그런 부모를 원망하고 엇나간다.온 국민의 추앙을 받으며 우주로 날아간 미르는 사실 꿈같은 존재로 당장 우리 삶에 하등에 상관이 없는 존재다.엄마는 그런 존재에게 모든 걸 쏟은 탓에 아들의 지옥같은 삶을 이해하지 못한다.우리는 실체없는 무엇가를 위해 눈 앞에 존재하는 가족을 챙기지 못해 가족이 해체되는 불행을 겪게되기도 한다.길지않은 이야기는 놓치면 안되는 소중한 것들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한다. <위즈덤하우스에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저와 야구의 인연은 제가 국민학교 다니던 시절 고등학교를 다니던 사촌오빠로 부터 시작합니다.프로야구가 있기전이니 중계도 라디오에서 해 주는 걸 듣는 게 전부였습니다.실제로 야구장을 간 적도 없고 주말에나 중계 해 주던 게 다인 시대에 라디오로 야구 중계 듣기는 고도의 상상력(?)을 발휘해야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사촌 오빠는 자꾸만 묻는 제가 귀찮기도 했을텐데 엄청 친절하게 야구 규칙을 알려줬고 저는 그 시절 야구를 꽤 잘 아는 소녀가 되었더랍니다.그리고 중학생 시절 우리나라에도 프로야구가 생겼고 야구 중계가 있을때마다 tv앞을 떠날 수 없었지요.저는 20년간 9번 한국시리즈에 올라가 9번 우승한 해태 타이거즈 팬이었습니다.물론 그 당시 엄청난 인기를 구가한 OB베어스의 박철순 선수의 여러 명의 부인 중 한 명이라 해태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등판한 박철순 선수를 마음껏 응원할 수도 없는 딜레마를 겪곤 했답니다.이렇듯 오랜 야구 인연을 갖고 있는 저지만 #대충봐도머리에남는어린이야구상식 을 읽는 순간 저의 무지에 절망하고 말았네요.야구뿐 아니라 모든 스포츠가 좋아 스포츠 기자가 된 김양희 기자의 글에 어릴 때부터 그림만 그렸다는 나인완님이 그림을 그린 야구상식책은 이제 막 야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사람은 물론 저처럼 오랜 기간 야구 팬이라고 자처하면서도 구체적인 규칙이나 용어를 자신있게 설명할 수 없었던 독자에게 도움을 줄 도서입니다.아마도 다 읽고 나면 자신 있게 야구의 규칙은 물론 역사까지 이야기할 수 있을 겁니다.(잘난 척하기 참 좋은 책입니다^^지금의 볼넷은 9개였다가 1880년에 8개, 1884년에 6개, 1889년에야 4개가 됩답니다. )1.야구에 관한 기본 정보2.야구장 구석구석 알기 3.야구를 즐기기 의해 꼭 알아야 할 것들4.야구 조금 더 깊이 알기5.알아 두면 쓸모 있는 야구 잡학 상식으로 모두 다섯 파트로 나누어졌습니다.독자가 궁금한 내용을 일문일답식으로 소개한 책은 야구의 역사를 시작으로 야구장의 모든 것은 물론 가장 기초적인 용어와 알아두면 쓸모있을 야구 잡학 상식까지 아우르고 있습니다.이 책은 차례차례 순서대로 읽어도 좋습니다.아니면 사전처럼 순서없이 궁금한 내용을 찾아읽어봐도 좋습니다.다 읽고 나서는 아이와 문제를 내보고 맞춰보는 놀이를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귀여운 그림에 알기 쉬운 설명은 특히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있어 어른이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하기에 충분합니다.제목 그대로 대충 보다 보면 어느 새 야구 박사가 될 수 있는 책이라 야구를 제대로 즐기고 싶은 팬이라면 강추할 만한 책입니다.<블루무스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로 자유롭게 읽고 느낌 그래로 적었습니다>
히가 자매 시리즈를 처음 읽은 건 첫 책이 출간된 이듬해 2019년 2월이었다.강렬한 표지와 #보기왕이온다 라는 특이한 제목에 끌려 읽은 책은 너무 무서웠고 시리즈의 다음 이야기인 #즈우노메인형 도 찾아 읽었다.그 뒤에 나온 #시시리바의집 과 #나도라키의머리 는 인연이 닿지않아 읽지 못하고 시리즈의 다섯 번째 이야기 #젠슈의발소리 를 읽게 됐다.역시나 강렬한 표지의 소설집은 모두 다섯 편의 이야기가 실려있다.시리즈의 전편을 모두 읽으면 좋겠지만 읽지않아도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 별 어려움은 없을 듯하다.#거울 은 ‘보기왕이 온다’에 등장했던 히데키의 이야기다.거래처 지인의 결혼식에 간 히데키가 이상한 거울을 보다 경험한 공포는 현실인지 미래를 보여주는 지 구별하기 어렵게 해 더 공포스럽게 한다.#우리마을의레이코씨 는 도심괴담으로 넘길 수 있는 이야기의 실체를 마주한 순간 누가 레이지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는 지 깨달게 된다.#요괴는요괴를낳는다 는 히가 자매의 동생인 마코토의 남편인 노자키의 지인인 기요코가 찾아와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남편의 실직과 시어머니의 치매로 어려움을 겪던 기요코는 30년 전 실종됐던 남편의 쌍둥이 형이 돌아오고 생활의 변화가 일어난다.과연 그들에게 찾아온 이는 진짜 형이 맞을까? 왜 기요코는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을까하는 의문을 던지게 한다.#빨간학생복의소녀 슌스케는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그와 함께 307호에 입원한 환자들은 한 명씩 사망하는 데 모두 빨간 학생복의 소녀를 만나러 간다는 말을 남긴다.현실인지 꿈인지 모를 예매한 곳을 헤메는 슌스케의 모습이 안타깝다.표제작인 #젠슈의발소리 에는 히가 자매와 노자키의 활약이 돋보인다.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가 주는 공포와 그 것을 쫒는 고토코와 노자키가 옛이야기와 속에서 해답을 찾아 해결하지만 애증으로 묶인 형제의 이야기는 마음을 아프게 한다.현실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호러 이야기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모두 현실의 이야기다.외모만으로 사람 전체를 평가하고 피해자를 감싸안기보다는 부끄러워하는 현실과 여성이 가정에서 겪는 어려움 등은 어떤 공포물보다 더 공포스럽다.오랜만에 읽은 히가 자매의 이야기는 오싹함은 물론 긴 여운을 준다.미처 못 읽은 시리즈도 마저 읽어봐야겠다.<아르테에서 제공 받은 도서로 주관적인 느낌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