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록 밖으로 나온 세종의 비밀 일기
송영심 지음, 윤정주 그림, 정연식 감수 / 가나출판사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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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조선 시대 임금님 중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임금을 말하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종대왕을 말할 것이다.
나 역시 백성을 사랑하고 한글을 창제하고 골고루 인재를 등용하여 그 재능을 펼치게 했던 세종대왕이 떠오른다.
세종대왕은 지금으로부터 550여 년 전 조선의 임금이지만 역사 속에 머문 임금이 아닌 현재의 우리 생활에까지 큰 영향을 주고 있는 분이다.

그런 임금의 일상을 신하들의 기록이 아닌 임금이 직접 쓴 일기로 볼 수만 있다면 훨씬 더 자세히 임금의 생각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모두 스무 편의 비밀일기는 태종의 셋째 아들로 조선의 4대 임금이 된 세종의 즉위식을 시작으로 해서 고려의 역사를 정리하라는 명을 내리는 것으로 끝을 맺고 있다.
비밀일기라는 독특한 형식의 역사 이야기는 일기 뒤에 실린 ‘역사 깊이 알기’로 일기에 나온 내용을 더 자세히 설명하여 재미는 물론 그 시대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세종대왕은 일일이 열거하기도 번거로울 정도의 많은 업적을 남겼다.
집현전을 설치해 젊은 인재들을 키웠고 가난한 백성들을 위해 조세 제도를 정비했고 농사직설을 비롯해 삼강행실도, 향약집성방들의 수많은 서적을 편찬하였다.
또한 천민신분이었던 장영실을 등용하여 앙부일구, 자격루 등을 만들기도 했다.
그리고 세계 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된 한글을 창제하여 한자를 몰라 불이익을 받던 백성을 구제하기도 했다.

이렇듯 비밀일기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업적뿐만이 아니라 ‘역사 상식 다지기’를 통해 잘 모르고 있던 왕의 장례 절차나 세종 시대 개발되었던 무기를 비롯해 세종대왕의 체구와 앓았던 질병까지 소상히 다루고 있다.
또 ‘역사 돋보기’를 통해 지금의 인기스타보다 더 바쁜 하루를 보냈던 임금의 하루 일과와 세종시대의 여론 조사 등을 소개하고 있어 색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비밀 일기가 존재했다는 가정 하에 세종의 업적을 읽으며 또 다른 느낌의 역사를 대면하게 된다.
무작정 외워야하는 역사가 아닌 직접 임금이 쓴 일기를 통해 이해해가는 역사는 훨씬 쉽게 다가온다.
쉼 없이 공부하고 열린 마음으로 백성을 사랑했던 임금이었기에 지금까지도 위대한 임금으로 존경받고 있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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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16 18: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할아버지의 비밀] 서평단 알림
할아버지의 비밀 작은거인 15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 지음, 한미희 옮김 / 국민서관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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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도서입니다}
친할아버지, 외할아버지 두 분 다 내가 태어나기 오래전에 돌아가셔서 나는 불행하게도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없다.
기억이 없기에 그립다거나 나에게도 할아버지가 있었더라면 참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도 없다.
그런데 ‘할아버지의 비밀’을 읽으며 문득 추억할 수 있는 할아버지가 있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키가 크고 별로 뚱뚱하지 않으면서 배는 올챙이배처럼 불룩한 할아버지는 흔히 상상할 수 있는 그런 할아버지가 아니다.
아무에게도 들킨 적 없는 비밀 오토바이를 타고 밤마다 외출을 하고 불행에 처한 아이들을 구해 비밀 골짜기로 데려다 준다.
그리고 비밀 방송이 나오는 라디오도 갖고 있어 방송을 통해 마을의 비밀을 낱낱이 알고 있다.
더군다나 할아버지에게는 율리쉬카라는 비밀 여자 친구가 있고 개의 말을 알아듣는 재주가 있다.
또한 짧은 미래를 볼 수 있는 서진을 갖고 있어 새로운 친구를 사귀게도 해 준다.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사실처럼, 때론 꾸며낸 이야기처럼 들린다.
하지만 이야기에 등장하는 손녀는 엉뚱하기만 할아버지 이야기를 그대로 믿고 자신도 할아버지와 같은 재주가 있었으면 바라기도 하고 할아버지의 여자 친구를 찾아 길을 나서기도 한다.
단순히 상상력이 풍부한 할아버지와 그 이야기를 들어주는 손녀의 이야기였다면 그저 웃고 말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야기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오스트리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아버지는 전쟁에 나가 소식이 없고 공습과 폭격의 불안에 살아야 하고 나라에게 주는 배급표만으로 버터야 했던 암울한 시대였다.

만약 할아버지의 이야기가 없었다면 과연 손녀는 전쟁을 어떻게 기억했을까 싶다.
엉뚱하지만 언제나 멋진 할아버지와의 즐거운 기억이 아닌 너무나 두려운 죽음의 공포와 싸워야 했던 기억만으로 가득했을 것이다.
전쟁이 끝나고 할아버지와 놀 시간이 줄어들었고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더 이상 믿지 않지만 할아버지를 여전히 사랑하는 손녀를 보며 행복해 진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건강하게 살아 계서 아이들에게 추억을 남겨 줄 수 있음에 감사드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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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흐린 날엔 그림책을 펴세요
야나기다 구니오 지음, 한명희 옮김 / 수희재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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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이가 올 해 12살이니 내가 그림책을 봐 온 게 10년이 넘은 듯하다.
처음 갖게 된 그림책은 내가 고른 게 아닌 출판사 영업 사원이던 남편 친구가 권해 준 전집이었다.
특별히 태교로 그림책을 읽어주어야겠다는 생각도 없이 그저 샀으니 읽어보자는 식으로 읽기 시작한 그림책은 다른 책에서와는 다른 재미를 느끼게 해 주었다.
다행히 아이도 그림책을 읽어주면 반응을 보였고 두 돌 무렵부터 본격적인 그림책 보기가 시작되었다.

그러면서 이 세상에는 수많은 그림책이 있고 그 중에 좋은 그림책도, 그렇지 않은 책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될 수 있으면 아이에게 좋은 책을 읽어주고 싶은 마음에 공부하듯 그림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나중엔 그림책만이 가진 매력에 빠져들게 되었다.
아들 둘을 키우면서 힘들고 짜증스러울 때도 많았지만 두 녀석을 앞 옆에 두고 그림책을 읽어주다 보면 이게 행복이다 싶었다.
그림에 빠져 들어 읽어주는 엄마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아들들이 나중에 작가가 되는 게 아닌가하는 착각에 빠지기도 했으니.......

‘어른이 읽어야 할 그림책’ 프로젝트를 펼치는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며 그림책이 주는 즐거움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된다.
저자 본인이 그림책을 다시 접하게 되는 사연도 가슴 아프게 전해짐은 물론 그림책과 함께 소개되는 사연들도 가슴 찡하게 한다.
특히 우리나라에도 소개된 ‘수호의 하얀말’이 주는 감동과 단순히 책 읽기로 끝나는 것이 아닌 그림자극에 대한 이야기와 제자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신 선생님의 모습은 더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또한 일본에서 실제로 전개되고 있는 어른들의 그림책 읽기 운동과 함께한 독자들의 엽서가 실려 있어 그림책이 어른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 가를 생생하게 느끼게 된다.
거기다 실제 캠페인에서 어른에게 권했던 그림책들이 표지와 함께 소개되어 많은 도움이 된다.
다만 우리나라의 그림책 중 어른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 줄 그림책들도 소개되었더라면 하는 바람이다.

작가는 그림책을 인생에 있어 세 번 읽어야 한다고 했지만 나는 아쉽게도 첫 번째 기회는 갖지 못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아이를 키우면서 두 번째 기회를 즐겁게 누리고 있다.
그리고 가끔씩 이지만 이젠 나만을 위한 그림책을 고르기도 한다.
마음에 짐을 덜어버리고 이제는 나름 그림책보기에는 너무 커 버렸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을 옆에 끼고 목소리를 다듬어 읽다보면 세상 고민은 잠시 잊게 된다.
이것이 어른이 그림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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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한국사 생생 교과서 - 외우지 않아도 쏙쏙 들어오는 초등 생생 교과서 시리즈 3
이정범 지음, 유남영 그림, 김용만 감수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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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국사는 손에 잡힐 듯 말듯 하다 나중에는 모든 것이 뒤죽박죽 돼버리는 과목이었다.
아마도 국사를 총괄적으로 이해하기보다는 시대별로 단순하게 암기하다보니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었나 싶다.
“외우지 않아도 쏙쏙 들어오는”이라는 제목이 붙은 초등 한국사 생생 교과서는 단순한 암기의 역사가 아닌 시대의 흐름을 읽으며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처음 ‘한눈에 보는 한국사’는 단 두 페이지로 간추린 내용이지만 고조선에서 대한민국까지의 오천년 한국 역사의 큰 줄기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짧지만 꼭 알아야할 내용을 소개하고 있어 이제 막 역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어린이들이 알아두면 한국사를 이해하는데 특히 유용할 듯하다.

책은 우리나라 역사를 크게 단군신화로 더 익숙한 고조선을 시작으로 고구려, 백제, 신라, 고려, 조선, 개화기, 일제 강점기, 대한민국으로 구분하고 있다.
그리고 그 시대들을 ‘건국과 변천 과정’ ‘정치와 지도’ ‘산업과 경제’ ‘문화와 예술’ ‘풍속과 신앙’ ‘주요 인물’ ‘연표’로 나누어 정리하고 있다.
또한 분명히 우리 역사지만 덜 알려진 발해나 후삼국시대는 물론 북한에 대한 핵심 내용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다.

역사를 어려워했던 이유 중에는 수많은 역사 속 인물들과 익숙하지 않은 관제등도 한몫을 했던 것 같다.
드라마 주몽을 통해 고구려의 건국과 시대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던 것처럼 어린이들에게 역사를 자주 접하게 해준다면 훨씬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나눈 한 시대를 골라 총괄적으로 공부한 뒤 그 시대에 대해 더 깊이 있게 공부하고 그 시대의 위인들의 이야기를 찾아 읽는 방법도 좋을 것 같고 국어사전이나 영어 사전처럼 늘 가까이 두고 필요할 때 꺼내 봐도 좋을 것 같다.
그러다보면 작가의 말처럼 한국사 공부에 흥미를 느끼고 나아가서는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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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사냥 보림문학선 7
레이 에스페르 안데르센 지음, 매스 스태에 그림, 김경연 옮김 / 보림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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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는 광고 중에 모두가 “예”라고 말할 때 혼자 “아니요”라고 대답하는 직장인이 등장하는 광고가 있다.
아무리 자신의 생각이 옳다하더라도 다수의 의견과 반대되는 의견을 내기는 쉽지 않다.
그냥 다수의 편에 서서 묻어가는 것이 가장 쉽고 편하게 인생을 사는 방법임을 누구도 부정할 수는 없다.

집단 광기에 어머니가 마녀로 몰리면서 겪는 소년 에스벤의 이야기는 과거 서구에서 행해졌던 잔인한 마녀 사냥을 다루고 있지만 기실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다른 사람을 치료하는 일을 하며 살고 있던 에스벤의 어머니는 마녀로 몰리게 되어 화형을 당하게 된다.
그런 어머니에게 어떤 도움도 줄 수 없었던 에스벤은 도망치다 어머니와 같은 일을 하는 한스 아저씨를 만나게 된다.

에스벤은 서둘러 묻거나 억지로 말하기를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이야기를 묵묵히 들어주는 한스 아저씨에게 자신과 어머니에게 일어났던 일을 털어 놓게 된다.
광활한 자연과 한스 아저씨의 보살핌 속에서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찾게 되지만 그 평화도 오래가지 못한다.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을 수 있는 짧은 분량의 이야기지만 천천히 생각하고 그 생각들을 곱씹어 보게 된다.
한스 아저씨의 한마디 한마디는 중세 유럽의 은둔자의 목소리가 아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삶의 방식을 제시하는 듯 느껴진다.
자신의 도움을 받았던 환자가 자신의 화형대의 장작더미에 불을 붙일 사람이 될 수도 있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 사람이 괴로워하거나 죽어가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지 않느냐고 담담히 말하는 한스 아저씨의 목소리가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우리는 나와 다름이 틀림이 아닌 각자의 개성이고 특징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의 우리는 간혹 나와 다른 사람을 인정하기보다는 옳지 않은 사람으로 간주하곤 한다.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왕따만 보더라도 그냥 나와 다른 네가 싫어서, 그리고 내가 너보다 더 많은 사람을 규합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서 한 사람을 따돌리게 된다.
처음에는 장난으로, 그냥 시작했던 왕따는 왕따를 시킨 사람 쪽의 수가 많아질수록 그 힘은 커져 한 사람을 최악의 상황으로 몰아넣기도 한다.

한 마음으로 똘똘 뭉친 집단은 한 없이 좋은 쪽으로 그 힘을 발휘할 수도 있고 그 반대로 더 이상 악랄해 질 수 없을 정도의 무시무시한 악행을 저지를 수도 있다.
한 잡단이 선한 쪽으로 힘을 쏟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을 인정하고 사랑하는 연민의 정을 갖는데서 부터 시작한다.
누구나 마녀 사냥꾼이 될 수도 있고 한 순간 마녀로 몰릴 수도 있음을 잊지 않는다면 다른 이에게 돌을 던지는 따위의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부디 자라는 아이들 마음에는 더 이상 마녀 사냥꾼의 싹이 자라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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