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어떻게 쓸 것인가 - 기자·PD·아나운서가 되기 위한 글쓰기의 모든 것
김창석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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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을 꿈꾸고 있다면 글쓰기 공부는 가장 중요한 준비 과정중 하나일 것이다.
본도서는 한겨레신문사에 취재기자로 입사해 현재는 ‘언론사 입사를 위한 김창석 아카데미’ 강좌를 맡고 있는 저자가 단순한 이론이 아닌 글쓰기 실전 노하우를 알려주고 있다.
 
‘기자,PD,아나운서가 되기 위한 글쓰기의 모든 것’이라는 부제가 붙은 책은 모두 3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마지막에는 역대 한터 온라인 백일장 논술, 작문 부문의 당선작 사례가 부록으로 실려 있다.
 
1장 ‘저널리즘 글쓰기의 기초’에서는 왜 언론인이 되려면 글쓰기를 해야 하는 지 설명하고 있다.
무조건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는 다독, 다작, 다상량의 상관관계는 꼭 언론인의 글쓰기가 아니라도 기억해둘만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2장과 3장에서는 ‘논술, 설득하는 글쓰기’와 ‘작문, 뇌를 깨우는 글쓰기’를 통해 설득하기 위해 주장하는 글인 ‘논술’과 문학적 글쓰기와 저널리즘 글쓰기의 성격이 혼합된 글인 ‘작문’ 쓰기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나는 ‘언론사 입사 시험’을 치룰 일도 없고 이 한 권의 책을 읽는다고 해서 글 솜씨가 일취월장하길 기대하지도 않지만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 극어사전을 곁에 두고 읽고 난 뒤 늘 기록해야 한다는 점 등은 다른 글을 쓸 때도 도움이 될 것 같다.
 
글을 잘 쓰기 위해 필요한 단순한 이론서가 아닌 학생이 쓴 글을 첨삭지도를 해주는 선생님 버전의 글이라 관련 분야를 준비하는 독자에게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물론 글쓰기에 관심이 있는 일반 독자에게도 자신의 생각을 잘 나타내는 글쓰기에 도움이 될 것이다.
 
<본 도서는 한겨레출판서포터즈인 하니포터 9기 활동 중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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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정원 - 제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개정판
심윤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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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몹시도 구박하고 동구에게도 매타작을 가하는 할머니와 가부장적인데다 엄마에게 폭력을 휘두르기도 하는 아버지와 여섯 살 터울의 동생 영주가 함께 사는 동구네 집은 인왕산 허리 부근, 화강암 바위로 이루어진 산줄기의 조그만 달동네 한가운데 있다.

동구는 3학년이 되도록 글을 읽지 못해 엄마가 학교에 불려가기도하고 집에서도 천덕꾸러기에 지진아 소리를 듣고 산다.
더군다나 세 돌이 안 된 영주가 글을 읽기 시작하자 할머니의 구박은 더 심해지고 모든 잘못은 엄마에게 돌아간다.

3학년 2학기 새 담임이 된 박영은 선생생님은 동구의 ’난독증‘을 눈치채고 방과 후 학습을 시작하고 동구의 착한 심성과 동생을 사랑하고 가족이 화목하게 지내기를 바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박영은 선생님 덕분에 난독증은 점점 나아지고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었던 이야기를 함께 하며 동구는 점점 더 많이 선생님을 좋아하게 된다.

영주가 태어난 1977년에 시작된 이야기는 동구에게 큰 불행이 닥치는 1981년에 끝을 맺는다.
소설은 대한민국 현대사에 굵직하게 기록되는 12.12군사반란과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루고 있지만 산동네 아이에게는 탱크를 구경하러 간 날이거나 박영은 선생님이 사라져버린 날로 기억되기에더더욱 마음이 아프다.

너무나 극악스러운 할머니와 엄마를 지켜주지못하고 할머니에게 동조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그 시절엔 다 그렇게 살았다고 눙치기는 어렵다.
동구의 선택이 원하던 대로 끝까지 엄마를 지킬 수 있을 지 장담할 수 없기에 더 마음이 아파온다.

2002년 제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인 작품을 출간 22년 만에 읽었다.
오랜만에 새벽까지 책을 읽었고 동구의 마음을 몰라주는 어른들이 미워 울었고 착하기만 한 동구가 너무 일찍 아름다운 정원을 떠나는 게 속상해 울었다.

어린아이를 어린아이답게 살 수 없게 하는 현실이 여전히 존재하기에 동구에 이야기가 현재진행형처럼 느껴져 마음이 아프다.
어른이 된 동구는 그 착한 마음으로 행복하게 살고 있을 거라 믿으며 아픈 마음을 달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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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른 날들 위픽
차현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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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이는 죽은 새를 밟은 날, 오래된 연인 선우와 잠시 헤어져 있기로 한다.
엄마는 돌아온 준이를 보고도 특별한 말이 없다.
엄마 집에 온 지도 보름이 지나고 외할머니의 부음을 듣게 된다.
구정 당일을 하루 앞둔 연휴 첫날이라 순천까지의 먼길을 돌아가신 아버지의 차를 타고 출발한다.

소설에는 두 개의 죽음이 등장한다.
준이의 아버지와 외할머니의 죽음이다.
아버지는 엄마와 헤어졌지만 돌아가시기 전까지 엄마의 돌봄을 받았고 할머니는 요양병원에 계시다 운명하신다.

누구나 끝은 죽음이라는 것을 다 알지만 그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은 쉽지가 않다.
집에서 함께 해도 시설에서 지내게 해도 곁을 지키는 가족은 괴롭고 힘든 일이다.
나 역시 얼마전 엄마를 요양병원에 보낼 수 밖에 없었던 딸이라 남의 일같지 않은 할머니의 부음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

그래도 할머니의 장례를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엄마의 배려(?)가 준이와 선우가 일단은 두 사람이 함께 살던 집으로 가게 한다.
우리가 살면서 ‘진짜’ 얘기를 나눌 기회를 잡기란 쉬운 일이 아님을 알기에 괜히 외할머니가 남긴 선물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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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의 봄 가노 라이타 시리즈 1
후루타 덴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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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추리 소설은 사건이 일어나고 탐정이나 형사가 범인을 찾는 과정의 이야기라면 도서 추리(도치 서술 추리)는 범인이 소설의 첫머리부터 자신의 존재를 밝히며 등장하고 독자는 이미 범인의 정보를 알고 있지만 수사진이 범인을 어떻게 특정하게 되는지 즐기는 방식의 소설이다.

<봉인된 빨강>
오랫동안 비어있는 할아버지집을 관리하던 ‘나’는 소중한 열쇠를 잃어버린다.
열쇠수리공을 부를 수도 없고 그렇다고 문을 부술 수도 없다.
방법은 단 하나 분실물로 신고 됐을지도 모른다는 한가닥 희망으로 경찰서를 찾는다.

<거짓의 봄>
’나‘는 노인들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 사기 그룹의 리더다.
그런데 함께 범죄를 저지르던 두 명이 사라지고 누군가 큰 돈을 요구하며 협박한다.
그래, 이번이 마지막이다.

<이름 없는 장미>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물으면 자영업자나 기술직 프리랜서라고 하지만 ’나‘는 도둑이다.
어머니가 사고로 입원한 병원의 간호사와 가까워지기 시작하자 나에 대해 사실대로 이야기하지만 도무지 믿지 않는다.
그녀는 진짜 내가 도둑이라면 장미를 훔쳐달라고 한다.

<낯선 친구>
’나‘는 어려운 가정 형편에 온갖 아르바이트를 하며 미대를 다니고 있다.
어느 날 유흥업소 아르바이트를 하고 나오는 길에 같은 학교에 다니는 나쓰키에게 들키고 만다.
내 어려운 형편을 알고 된 나쓰키와 살게 되지만 ’나‘를 조종하고 나를 마치 하인처럼 부려먹기까지 한다.

<살로메의 유언>
’나‘는 유명한 작가다.
한때 연인이었던 ’에밀리‘의 죽음에 관련돼 수사를 받고 있다.
하지만 진짜 내 목표는 내가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고 세상이 시끄러워지기만을 바라고 있다.

모두 5편의 단편이 실린 <거짓의 봄>은 도서 추리의 묘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범인을 이미 알고 있으니 재미가 떨어질 것이라는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다.
한때는 ‘자백 전문 가노’라고 불리던 가노 라이타가 파출소 순경이 돼 어딘지 모르게 허술해 보이지만
매서운 눈썰미로 범인을 지목할 때의 쾌감은 범인을 알고 있어도 짜릿하다.

나는 이 소설을 이미 3년 전에 한번 읽었지만 이번에 <아침과 저녁의 범죄>를 읽고 ‘자백 전문 가노’가 왜 파출소 순경으로 근무하게 됐는 지 기억나지 않아 재독하게 됐다.
처음 읽었을때보다 휠씬 더 재미있게 읽었고 도서 추리의 재미에 푹 빠지게 됐다.

범죄자지만 어린 시절 겪은 일의 트라우마로 자신도 어찔 수 없이 범죄자가 된 청년의 이야기는 불쾌하지만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진심은 언젠가는 통하게 돼 있다는 사실과 나는 혹시 누군가 베푸는 친절을 자격지심을 가지고 곡해하지 않았나 되짚어보게 된다.
작가들의 다른 책 <그녀는 돌아오지 않는다>도 읽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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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꾼들의 모국어
권여선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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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4차선 도로가 마을 앞에 생겼지만 어린 시절 우리 마을은 먼지 풀풀 날리는 신작로를 걸어 학교를 다니고 간식이라고 해봐야 감자, 고구마, 옥수수가 다였던지라 어린 시절 먹거리는 특별할 것이 없었다.
성인이 되고 대처에 나오면서 짜장면도 처음 먹어보고 식당에서 삼겹살도 처음 먹어봤으니 모든 것이 새롭고 놀라움에 연속이었다.
 
그러니 처음 마셔보는 술과 안주는 뭐라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맛있었고 모든 음식은 술과 통하던 시절을 거치기도 했다.
주량을 몰라 인사불성이 되기도 하고 먹은 것을 확인하는 것은 물론 안주를 먹기 위해 술을 먹는지 술을 먹기 위해 안주를 고르는 지 모호한 시절도 있었다.
지금도 맛있는 음식을 보면 어울리는 술이 생각나지만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인지 숙취가 하루의 일정에 영향을 주는 것을 넘어 회복하기까지 여러 날이 걸리는지라 기분 좋은 반주정도로 음주 생활을 즐기고 있다.
 
‘주류(酒類)문학의 마에스트로’ 권여선 작가의 글을 읽으며 여러 번 입맛을 다시고 순간순간 시원한 소주 한잔이 간절해졌다.
경북 안동에서 태어나 부산과 서울에서 산 작가와 살았던 곳의 접점이 없는 탓인지 소개된 음식들에 대한 향수가 많이 겹치지는 않았다.
하지만 된장찌개에 땡초를 넣는 것도 두려워하는 맵찔이지만 땡초를 무섭게 난도질해 넣은 깡장과 고추장물이 만들고 싶어졌다.
 
거기다 작가와 나는 같은 재료지만 전혀 다른 요리법으로 음식을 떠올렸다.
나에게 꼬막이란 살짝 삶아 피주머니가 달린 그런 꼬막이나 깐 꼬막위에 양념장을 살포시 올리는 게 전부인데 들어본 적도 없는 꼬막조림을 설명하고 있다.
보들보들 짭조름한 꼬막이 아니라 “층층이 양념된 고막 냄비를 불에 얹어 처음엔 센불로, 다음엔 중불로 바특하게 조린다.”(p173)니 그 맛은 상상하기 어렵다.
더군다나 작가의 맛깔스러운 글 솜씨는 생전 먹어보지 못한 가죽 장아찌와 나물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그 맛이 궁금해 미칠 지경이었다.
 
어린 시절 간순이로 살았던 작가의 음식 이야기는 누가 만들어주는 음식을 먹는데 그치지 않고 스스로 시레기를 삶고 젓갈을 담그고 그것들을 소분하여 갈무리하는 모습은 음식 만들기에 젬병인 나에게는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작가의 글이라고는 소설 “레몬”을 읽은 것이 전부라 감히 논할 수는 없지만 글에서 맛이 느껴지는 기분이었다.
아무것도 먹지 않은 빈속에 시원한 소주 한잔 털어 넣고 펄펄 끊는 감자탕 국물을 후후 불어 먹고 싶어진다.
 
나는 첫애를 임신하고 감자를 밑에 깔고 짠듯하게 조린 갈치와 둥글둥글한 조선호박을 채치고 장에서 사온 맛조개를 듬뿍 넣어 호박 채수만으로 바특한 국물에 말아먹는 국수가 먹고 싶어 엄마를 찾아갔던 적이 있다.
이제는 갈치는 조려먹을 수 있는 실력이지만 우리엄마만 만들 수 있던 국수는 맛조개 구하기도 쉽지 않은 탓에 영원히 먹을 수 없는 음식이 돼버렸다.
작가의 글솜씨, 맛솜씨에 잊고 있던 지난 시절과 추억을 되짚어본다.
 
거기다 초판 한정 짧은 소설 <자전거, 캔맥주, 그리고 곰>은 젊은 시절 서툴렀던 만남들을 떠오르게 한다.
25도 소주의 도수를 확 떨어뜨린 라이트가 막 나오던 시절 학생회관 뒷골목에서 개가 된 나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재워주고 아침에 엄마가 끓여준 해장국까지 대접했지만 그 은혜도 모르고 친구를 까맣게 잊고 살았던 나를 깊이 반성하며 맛있었던 책을 덮는다.
 
 
 
<본 도서는 한겨레출판 서포터즈 하니포터 9기 활동 중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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