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3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3
마치다 소노코 지음, 황국영 옮김 / 모모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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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 맨션의 1층에 자리한 편의점 텐더니스 모지항 고가네무라점을 배경으로 한 소설은 팬클럽이 있을 정도로 매력적인 점장 시바와 직원들을 비롯 편의점을 오가는 손님들의 이야기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표지가 눈길을 사로잡는 3편은 모두 세 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있다.

첫 번째 ‘‘최애’가 모지항을 뜨겁게 하다’는 온라인 사이트에 만화를 연재하는 파트타임 직원 미쓰리의 최애 아이돌 아루 군이 모지항 관광 대사로 왔다가 시바 점장의 도움을 받게 된다.
감사함을 전하기 위해 편의점을 찾은 아루 군은 시바의 동생 쓰기에게 조언을 듣고 자신의 장점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헬로, 프렌즈’에서는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신혼 생활을 하게 된 가오리는 지독한 향수병에 시달린다.
남편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 없었던 가오리는 바닷가에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남자 친구와 막 헤어진 다카라와 친해진다.
그리고 우연히 만난 시바 형제의 여동생 주에루까지 합세해 자신들의 고민을 풀어나간다.

세번 째 이야기는 2권에서도 등장한 다로의 이야기로 편의점으로 쓰기를 찾아온 미모의 여성이 다로에게 아르바이트를 제안한다.
얼떨결에 그녀 언니의 결혼식에 참석한 다로는 쓰기와 얽힌 자매의 비밀을 듣게 되고 혼란에 빠지게 된다.

전편을 읽어 온 독자라면 익히 짐작할 수 있는 에페소드들로 특별한 악인이 등장하지 않은 탓에 소설을 읽고 나면 힐링이 된다.
전편보다는 시바의 활약이 부진하지만 주변인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색다른 재미를 준다.

여전히 시바 점장의 인기는 변함이 없지만 그의 주위를 알 수 없는 존재가 맴돌고 있어 위험에 처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되는 한편 다로가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 과연 그 마음이 상대에게도 통할 수 있을 지 궁금해진다.

시리즈가 3권까지 이어지고 내년엔 4권이 출간된다니 그 재미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악인인 줄 알았던 인물들까지 그 속내는 더 없이 따듯한 탓에 강하고 매운 맛 소설을 읽다 말랑말랑한 소설이 읽고 싶을 때 안성맞춤인 상냥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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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게 될 것
최진영 지음 / 안온북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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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쓴 단편 소설 여덟 편이 실려 있는 소설집이다.
전쟁이 진행 중인 어느 시절의 이야기를 비롯 근미래를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포함된 소설은 시대는 달라도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의 모습을 닮아 있다.

표제작인 “쓰게 될 것”에서는 전쟁의 한 복판에 살고 있는 ‘나’의 모습이 먼 나라의 소녀가 현재 겪고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우리 할머니들이 겪었던 일이기도 하고 우리가 겪을 수도 있는 일이기에 소설로만 읽을 수 없었다.

친구를 통해 이십 대의 한 때를 함께 보낸 ‘유진 언니’의 죽음을 전해 들은 나는 언니와의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유진’ 속 인물들의 불완전한 이십 대를 보며 이미 지나버린 청춘의 한 시절을 후회하면서 그 시절을 함께 보냈던 누군가를 떠올리게 된다.

권태로운 일상에서 모르는 이와 주고 받는 비밀 문자 이야기인 ’ㅊㅅㄹ‘은 가까운 사람에게는 차마 하지 못한 말을 익명의 누군가에게는 털어 놓으며 위안을 받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나에 대해 선입견을 갖고 있는 주변인보다 아무것도 모르는 누군가에게 위안을 받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 한편으로 서럽다.

가장 끔직하지만 거기에서도 한 줄기 희망을 발견하게 해 준 ’인간의 쓸모‘는 근미래가 배경인 소설로 재력 등을 기준으로 사는 구역을 나누는 지구의 이야기다.
금액에 따라 유전자를 편집해 자녀를 갖는 것은 물론 사는 곳에 따라 생활 환경은 물론 교육 환경까지 철저히 구분되어 있다.
근미래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인간을 재력을 기준으로 분류하고 판단하는 우리의 현재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아 슬프기도 하다.

마지막 이야기 ’홈 스위트 홈‘은 자신의 마지막을 정할 수 없지만 끝까지 자신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시골행을 택한 ’나‘의 이야기가 눈에 그려지듯 펼쳐진다.
오래된 집을 고치고 거기서 나온 물건들을 소중히 다루는 주인공의 삶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길 바라본다.

소설 속 주인공들의 모습은 썩 유쾌하지도 특별히 행복하지도 않지만 그들의 이야기가 끝나고도 계속될 삶이 특별히 불행하지만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ㅊㅅㄹ‘속 서진과 은율은 만나지 않아도 서로의 비밀을 공유하는 친구가 될 것이고 ’썸머의 마술과학‘의 자매도 그렇게 의지하며 생을 살아갈 것이고 ’인간의 쓸모‘ 의 안나는 더 넓은 세상을 보게 될 것 같다.

사랑과 그 속에 희망이 있어 최진영작가의 이야기가 좋다.
그래서 계속될 작가의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게 된다.


<안온북스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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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 죽은 밤에
아마네 료 지음, 고은하 옮김 / 모로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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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 열네 살 여중생 ‘도노 네가’가 빈 집에서 같은 반 ‘가스가이 노조미’를 살해한 협의로 체포된다.
’네가‘는 순순히 살인은 인정하지만 살해 동기에 대해서는 입을 다문다.
48시간 이내에 신병과 사건기록을 검찰해 송치해야 하는 경찰은 형사부 수사1과의 마케베와 생활안전과 소년계 소속 나카타가 한 조가 되어 사건을 조사해 나간다.

용의자인 ’네가‘와 피해자인 ’노조미‘는 같은 반이기는 하지만 함께 어울릴만한 접점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엄마와 살고 있는 ’네가‘는 가난하고 학업 성적도 뒤쳐지는 반면 아버지와 살고 있는 ‘노조미’는 학업 성적도 좋은 플루트를 부는 인기많은 부잣집 아이다.
도통 살해 이유를 알 수 없던 형사의 눈에 작은 균열이 보이기 시작하고 사건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사회파 미스터리인 소설은 살인용의자는 이미 체포됐고 그 동기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야기는 두 갈래로 전개되는 데 나카타와 마케베의 수사과정과 ‘도노 네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들려주는 형식이다.
부모는 물론 사회에서도 어떤 도움을 받지 못한 미성년자가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은 경험해 보지 못한 삶이지만 직접 경험한 듯 가슴이 아프다.

어쩌다보니 경제적으로 어려워졌고 한 번 수렁에 빠진 부모는 쉽게 빠져나오지 못할 뿐이지 처음부터 가난을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소설 속 어른들은 자신의 고통만 들여다볼 뿐 자식들이 겪고 있는 고통은 안중에도 없다.
‘네가’의 엄마는 어린 딸을 돈벌이에 이용할 생각만 할 뿐 자식을 돌보지 않는다.
선생님 역시 학교 생활에 충실하지 못한 ‘네가’에게 엉뚱한 아프리카 사람들 이야기로 진실을 호도한다.

아무리 좋은 복지 혜택이 있다해도 접근성이 좋지못하거나 그 혜택을 이용하는 순간 낙인이 찍힌다면 소용없는 제도일 것이다.
일본이라는 나라에만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라 더 마음이 아프다.
희망이 사라져버린 순간 두 아이의 선택이 남의 나라 먼 이야기같지않아 더더욱 마음이 아프다.
아이들은 어떠한 경우에도 보호 받아야 하고 사랑받아야 하는 존재들인데 어른들의 무관심으로 위험에 내몰린 아이들이 소설 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에 더 슬프다.



<도서는 모로출판사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어른들은 물론 청소년에게도 강력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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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 죽은 밤에
아마네 료 지음, 고은하 옮김 / 모로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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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 열네 살 여중생 ‘도노 네가’가 빈 집에서 같은 반 ‘가스가이 노조미’를 살해한 협의로 체포된다.
’네가‘는 순순히 살인은 인정하지만 살해 동기에 대해서는 입을 다문다.
48시간 이내에 신병과 사건기록을 검찰해 송치해야 하는 경찰은 형사부 수사1과의 마케베와 생활안전과 소년계 소속 나카타가 한 조가 되어 사건을 조사해 나간다.

용의자인 ’네가‘와 피해자인 ’노조미‘는 같은 반이기는 하지만 함께 어울릴만한 접점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엄마와 살고 있는 ’네가‘는 가난하고 학업 성적도 뒤쳐지는 반면 아버지와 살고 있는 ‘노조미’는 학업 성적도 좋은 플루트를 부는 인기많은 부잣집 아이다.
도통 살해 이유를 알 수 없던 형사의 눈에 작은 균열이 보이기 시작하고 사건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사회파 미스터리인 소설은 살인용의자는 이미 체포됐고 그 동기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야기는 두 갈래로 전개되는 데 나카타와 마케베의 수사과정과 ‘도노 네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들려주는 형식이다.
부모는 물론 사회에서도 어떤 도움을 받지 못한 미성년자가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은 경험해 보지 못한 삶이지만 직접 경험한 듯 가슴이 아프다.

어쩌다보니 경제적으로 어려워졌고 한 번 수렁에 빠진 부모는 쉽게 빠져나오지 못할 뿐이지 처음부터 가난을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소설 속 어른들은 자신의 고통만 들여다볼 뿐 자식들이 겪고 있는 고통은 안중에도 없다.
‘네가’의 엄마는 어린 딸을 돈벌이에 이용할 생각만 할 뿐 자식을 돌보지 않는다.
선생님 역시 학교 생활에 충실하지 못한 ‘네가’에게 엉뚱한 아프리카 사람들 이야기로 진실을 호도한다.

아무리 좋은 복지 혜택이 있다해도 접근성이 좋지못하거나 그 혜택을 이용하는 순간 낙인이 찍힌다면 소용없는 제도일 것이다.
일본이라는 나라에만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라 더 마음이 아프다.
희망이 사라져버린 순간 두 아이의 선택이 남의 나라 먼 이야기같지않아 더더욱 마음이 아프다.
아이들은 어떠한 경우에도 보호 받아야 하고 사랑받아야 하는 존재들인데 어른들의 무관심으로 위험에 내몰린 아이들이 소설 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에 더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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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강아지똥 작품 해설과 함께 읽는 작가앨범
권정생 지음, 정승각 그림, 이기영 해설 / 길벗어린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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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은 물론 애니메이션, 뮤지컬로 제작돼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그림책 ’강아지똥‘이 원작 그대로의 ’동화 강아지똥‘으로 새롭게 출간되었습니다.
’강아지똥‘은 기독교아동문학상 공모할 당시 동화 부분은 200자 원고지 30장 안팎이라는 제한이 있어 50장의 원고를 줄여서 제출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감나무 가랑잎 이야기와 마지막 장면 5장을 덜어냈다고 합니다.

추운 겨울, 돌이네 흰둥이가 누고 간 강아지똥은 참새에게 더러운 똥이라는 소리를 듣고 속이 상했습니다.
자신이 아무쓸모없는 존재라는 사실에 슬퍼하고 있을때 밭에서 옮겨지다 떨어진 흙덩이를 만나 위로받게 됩니다.
그리고 겨울 바람에 이리저리 굴러다니던 감나무 가랑잎을 만나게 됩니다.
긴긴 겨울이 지나고 깨어난 강아지똥은 비로소 자신의 쓸모를 알게 됩니다.

‘동화 강아지똥’은 자연의 섭리와 함께 세상에 쓸모없는 존재는 없다는 진리를 하찮은 강아지똥을 통해 보여줍니다.
다시 달구지에 실려 밭으로 가게 된 흙덩이가 남긴 말은 큰 울림으로 오랫동안 기억하게 합니다.

“하느님은 쓸데없는 물건은 하나도 만드지 않으셨어. 너도 꼭 무엇엔가 귀하게 쓰일 거야”

감나무 가랑잎은 죽음이라는 더 큰 담론과 함께 희생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감나무의 가랑잎이 가을이 되고도 엄마 나무에서 떨어지지않는다면 그 감나무는 살아갈 수 없을 겁니다.
감나무 가랑잎의 희생이 있었기에 새봄에 새잎을 틔울 수 있었고 생명을 이어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림책보다 더욱 풍성해진 이야기는 정승각 선생이 새롭게 그린 그림으로 더 빛을 발합니다.
거칠게 보이는 닥종이 느낌의 종이 위에 종이죽으로 그린 그림은 입체적인 느낌으로 하찮게만 보이던 것들을 더 생생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낮은 곳에서 살면서 작은 것까지 귀하게 여기던 마음 그대로 살다간 작가의 생이 그대로 녹아 있는 <동화 그림책>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우리에게 작은 경종을 울립니다.



<본 도서는 길벗어린이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출판사에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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