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강아지 애기 이야기 보물창고 9
로리 리스 지음, 프랭크 W. 도머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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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주위에서 가장 많이 기르고 가장 사랑받는 애완동물은 강아지다.
우리 집에서는 형편상 원해도 기를 수 없지만 아이들에게 강아지는 친해지고 싶은 친구 같은 존재다.
특히나 요 며칠 작은 아들이 친구 집에 강아지가 생긴 뒤로는 미안할 정도로 그 집을 들락거리다 이제는 저도 강아지를 기르고 싶다고 떼를 쓰고 있다.

처음 제목을 보고 애기라는 강아지 이름은 옮긴이가 우리 정서에 맞는 귀여운 이름으로 바꾼 줄 알았다.
그런데 원제 역시 "Aggie and Ben: Three Stories"다.
영어 그대로 옮겨도 어색하지 않은 게 더 귀엽고 사랑스러운데 아이들은 신기하기만 한 모양이다.
이야기는 벤이 아빠를 따라 애완동물 가게에 가는 것부터 시작된다.

모두 3편의 짧은 이야기는 강아지를 만나고 서로 닮아가고 그리고 서로 의지하며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담고 있다.
글을 아는 유아도 혼자 충분히 읽어낼 수 있는 분량의 글과 귀여운 만화형식의 그림이 글의 유쾌함을 배가시킨다.
어떤 동물을 골라야할지 망설이다 온갖 이유를 대며 퇴자 놓는 장면은 장난감 가게에서 찜해 놓은 물건이 아닌 다른 장난감의 트집을 잡는 아이의 모습이 생각나기도 한다.

드디어 산책을 나가 공놀이도 할 수 있고 침대에서 함께 잘 수도 있는 가장 좋은 친구가 될 것 같은 애기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둘은 꼭 닮은 뭐든지 따라하고 함께하는 친구가 된다.
친구란 서로 사랑하고 돕고 의지가 되는 존재인 것, 애기와 벤도 서로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간다.

어떤 기교도 부리지 않고 단번에 그려낸 것 같은 그림이지만 등장인물의 얼굴 표정이 그대로 살아있다.
네가 좋아죽겠다는 표정, 열심히 이 닦는 표정, 그림책을 물어뜯는 애기를 나무라는 표정까지 찾으면 찾을수록 곳곳에 벤과 애기의 살아있는 표정들을 만날 수 있다.
단순히 내가 필요하고 귀여워서 기르는 애완견이 아닌 평생을 함께 할 반려동물로 생각하는 벤과 애기의 우정이 행복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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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김진기 지음, 김재홍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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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오늘 같은 날인가 봅니다.
하늘은 어둑어둑하고 창문은 또르락또르락 소리를 내는 오늘처럼 비오는 날입니다.
아이는 창에 가만히 귀를 대고 빗소리를 듣고 엄마는 한참을 창가에 앉아 있습니다.
비오는 날의 평범한 모습이었지만 “엄마, 엄만 무지개가 뜨는 걸 잘 모르지?”라는 아이의 한마디에 애잔한 마음으로 보게 됩니다.

다른 아이들이 앞 못 보는 엄마를 놀릴 때면 속상해 한껏 달아오른 아이의 뺨은 빨강입니다.
엄마가 날마다 하나씩 켜는 초는 귤색 , 엄마가 좋아하는 민들레꽃은 노란 향기, 아이에게 좋은 일이 생기길 바라며 하나하나 아이의 책갈피에 끼워둔 네 잎 클로버는 초록이지요.
또 엄마가 아주 어렸을 적 앞을 볼 수 있었을 때 보았던 하늘은 파랑, 바다냄새가 나는 것 같은 엄마의 색안경은 남색이네요.
아이와 엄마의 꿈속은 행복한 보라색입니다.

앞 못 보는 엄마와 아이의 이야기 속의 무지개는 단순한 빨, 주, 노, 초, 파, 남, 보의 색깔이 아닌 하나하나 생명과 사연을 간직한 빛이 되어 다시 살아납니다.
언제나 멀리 있는 환상이나 꿈이던 무지개는 아이의 이야기를 듣고 나자 늘 가까이에 있는 사랑의 빛깔로 다가옵니다.
물감이나 크레파스로는 표현할 수 없는 사랑이 들어있는 마법 같은 무지개는 애잔하기만 하던 모녀가 아닌 이 세상 누구보다 서로를 이해하고 교감하는 사랑스러운 모녀의 모습이 되어 눈에 들어오게 합니다.


더 이상의 말이 필요 없는 김재홍 선생의 살아있는 그림과 그의 어울리는 글은 그림책이 꼭 어린이용이 아님을 새삼 느끼게 합니다.
한참을 들여다보고 쓰다듬게 되는 책은 무지개의 빛의 내가 사랑하는 이야기를 담아보게 됩니다.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새콤한 사과를 닮은 빨강, 추운 겨울 남편이 한 봉지 사온 귤은 주황, 나른한 봄날 언젠가 아이가 선물한 개나리는 노랑......... 하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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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경제사전 - 경제신문과 함께 읽는
김은경 지음 / 황금나침반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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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를 한 마디로 정의하여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그 뜻까지 모르고 있는 건 아니니 더더욱 답답하고 어렵기만 하다.
따로 경제신문을 보고 있지도 않고 일간지의 경제면까지 항상 건너뛰고 읽다보니 점점 경제는 어렵고 따분한 분야가 돼 버린 지 오래고 우리 생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경제가 멀게만 느껴진다.

‘경제신문과 함께 읽는 청소년 경제사전’이란 긴 제목의 책은 제목 그대로 경제 용어 풀이 사전이다.
모두 일곱 개의 단락은 경제이야기를 시작으로 우리집 경제, 기업과 경영, 돈 이야기 등으로 나누어 해당 단어를 설명하고 있다.
또 차례 뒤에는 ㄱ,ㄴ,ㄷ 순의 찾아보기가 있어 일반 사전처럼 찾기 편리하게 되어 있다.

청소년 경제사전은 사전의 의미를 제대로 살려 우리가 많이 들어봤고 또 그 뜻을 알고 있는 가격이나 공무원, 빚, 홈쇼핑은 물론 블루칩과 옐로칩, 방카슈랑스, 윔블던 효과 등 생소하고 어려운 단어까지 설명하고 있다.
단순한 단어 풀이뿐만이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봉이 김선달을 비롯하여 네덜란드 튤립 사건까지 재미난 경제 이야기까지 덤으로 있어 읽는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본디 사전이라는 게 동화나 소설과 달라 한번 읽고 마는 책이 아니다.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언제든지 찾아보는 국어사전이나 영어사전처럼 늘 가까이 두고 볼 때에 그 진정한 값어치를 다 한다고 할 수 있다.
한 번 읽고 책꽂이에 꽂아두는 책이 아닌 항상 곁에 두고 챙겨 볼 좋은 사전이 생겨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붙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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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 - 소아정신과 최고 명의가 들려주는 아이들의 심리와 인성발달 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 1
노경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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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되면 아이를 키울 수는 있으나 아이를 잘 키우기는 어렵다.
나 역시 두 살 터울의 형제를 키우면서 매 순간순간 내가 과연 아이들을 잘 키우고 있나 자문해 보곤 한다.
특히나 형 말이라면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던 작은 녀석이 요즘 들어 부쩍 제 의견을 말하고 형에게 반기를 들다 다툼이라도 벌어지면 어찌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크게 몸싸움이 벌어지지 않는 이상 간섭하지 말자는 원칙을 세워 놓기는 했지만 도저히 못 참고 소리를 지르고 나면 저희들도 기가 죽고 나는 나대로 참을 걸 하는 후회가 밀려오기도 한다.

‘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  부모라면 지상 최대의 목표 중 하나를 제목으로 달고 나온 책은 사실 획기적이거나 특별한 내용을 담고 있는 건 아니다.
아이의 교육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부모하면  누구나 이미 알고 있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기에 사실적이고 특별한 부모가 아닌 나도 좋은 부모, 내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부모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준다.

간혹 TV 속의 문제 행동을 하는 아이들이 등장하는 프로를 보면 그 원인은 대부분 부모로부터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부모가 무심코 했던 행동이 아이의 성격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책을 읽는 내내 어깨가 무거워졌다.
특히나 3장의 ‘아이는 이렇게 키워라’를 읽으며 내 아이에게 상처 줬던 말과 행동들을 반성하게 했다.
순간을 참지 못해 매를 들었던 기억들과 컴퓨터 하는 시간을 지키지 않는 아이와의 실랑이에서 마지막은 언제나 엄마의 독단으로 결론지어지는 우리 집 모습이 겹쳐졌다.
아이는 스스로 자란다는 말로 위안을 삼고 부모의 잘못을 덮으려 했던 내 자신이 여러 번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그동안 많은 발전을 거듭한 최신 두뇌과학의 성과를 기초로 자녀교육의 본질에 대해서 과학적으로 접근한 책’이라는 작가의 프롤로그를 읽는 순간 굉장히 딱딱하고 어려울 거라는 선입견을 가졌다.
하지만 소아정신과 의사로서 실제로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서술한 덕에 쉽고 현실감 있게 다가왔다.
‘행복한 아이로 키우기 위한 10가지 덕목’을 다시 한 번 읽으며 욕심내지 말고 내 아이에게 지금 당장 실천해 보는 것이야 말로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한 작은 걸음마의 시작임을 확신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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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내 아이를 위해서라면 꼭 읽어야할 필독서 "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
    from 風林火山 : 승부사의 이야기 2007-10-22 17:11 
    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 - 노경선 지음/예담Friend 아들을 데리고 백병원 소아정신과에 상담 받으러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에 담당 의사가 꼭 읽어라고 권해줬던 책이었지요. 이 책을 읽고 나름 내 방식대로의 교육이라는 저의 무지에서 비롯된 착각이 초래한 결과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반성하면서 책을 두번 꼽씹어서 읽었습니다. 아시는 분 아시겠지만 저는 책 다시 읽거나 하는 스타일이 아닌데도 너무 좋은 내용이 많아서 다시 봤던 거지요. 부모라면..
 
 
 
미생물의 신비, 발효 테마 사이언스 4
김정 지음, 장정오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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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게 익어 새콤한 배추김치, 시원한 열무김치는 물론 구수한 된장찌개는 생각만 해도 군침이 절로 난다.
더운 여름이면 온갖 푸성귀 넣고 짭짤한 멸치젓에 싹싹 비빈 보리밥을 시원한 오이냉국에 목 축여가며 먹고는 시원한 대자리에 누워 있으면 세상 그 누구도 부러울 것이 없었다.
또 온 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김장하는 날이나 메주를 만들기 위해 콩 삶는 날은 잔치 같았다.

이렇게 전통 발효 음식을 생각하면 온통 행복한 추억으로 기분이 좋아지는데 우리 아이들은 이런 기억이 없어선지 별로 발효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다.
김치는 매워서 싫고, 청국장은 냄새가 이상하고 젓갈은 짜고 맛이 이상하다고 한다.
옛날로 돌아가 김장하고 메주 쑤는 날은 경험할 수는 없고 차선책으로 고른 방법이 발효 음식에 관한 책읽기를 시도해 봤다.

음식은 뭐든 가리지 않고 잘 먹는 열매와 인스턴트 음식을 좋아하는 바람이 입이 짧아서 어떤 음식이든 두 번 이상 먹지 않는 강이와 아이들 말을 잘 들어 주고 자상한 유상균 선생님과 함께하는 발효 교실 수업을 통해 발효 음식의 모든 것을 알아 간다.
아이는 등장인물 중 한 아이와 닮아있는 자신의 모습을 찾아내고 더 쉽게 책 속으로 빠져든다.

특히 단순한 발효 음식의 장점만을 부각하지 않고 ‘이야기 속으로’ 코너를 통해 어른에게는 옛 추억을, 어린이에게는 부모 시대의 생활 모습은 물론 세계의 풍속과 문화까지 알려 주고 있다.
또한 ‘유상균 선생님과 떠나는 신기한  00의 세계’에서는 각장에 다룬 내용을 더 자세하게 보충하고 있어 각종 발효식품이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발효 음식의 우수성뿐만이 아니라 요구르트를 비롯해 치즈, 빵 등 세계 여러 나라의 발효 음식을 꼼꼼히 소개한 점도 마음에 든다.
거기다 한 번쯤 시도해 볼만한 요리 레시피는 만화와 함께 자세히 설명해 두어 따라 해보기 쉽게 돼 있다.

아이들이 이 책 한권을 읽고 단번에 잘 먹지 않던 발효 음식을 즐겨 먹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에 의해 놀라운 맛과 영양을 주고 때로는 병을 치료하기도 하는 발효 음식의 변신하는 과정을 기억할 것이다.
거기다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김치나, 젓갈, 장이 밥상에 오르면 한 번쯤은 먹기를 시도해 본다면 그 것만으로도 책의 가치는 높이 살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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