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동
홍영우 글.그림 / 보리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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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5월 어린이날을 전후로 해서 전라남도 장성에서는 홍길동 축제가 성대하게 치러지는 데 홍길동 생가와 황룡강 둔치에서는 홍길동 추모제와 홍길동 선발대회 등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고 있다.

이렇듯 조선 광해군 때의 문인이며 정치가인 허균이 지은 최초의 국문소설의 주인공인 홍길동은 지금도 책으로, 축제의 중심인물로, 우리 곁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


이번 보리에서 아이들이 이해하기 쉬운 그림책으로 탄생한 홍길동은 기존에 보아 오던 책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글은 위에서 아래로, 또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어가야 하고, 책표지는 왼편에서 열어 보는 모양을 하고 있다.

본디 한글은 세로쓰기 바탕으로 창제된 글이라고 하니 전혀 새로운 모습이지만 독특함과 함께 옛 정취를 느끼게 해준다.


우리나라를 ‘조선’이라고 하던 옛날, 서울 장안에 신기한 재주를 가진 홍길동이라는 아이가 살았다.

축지법에 둔갑술과, 분신술을 쓰고, 하늘은 훨훨 나는 재주까지 있었지만 서자로 태어나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는 엄격한 신분제 속에서 억울하고 분한 마음을 달래며 살아야 했다.

스스로 힘을 기르고 재주를 익히던 길동은 출가하여 여러 사람들은 규합하여 어려운 백성을 돕게 된다.


누구나 다 아는 홍길동이 재일 조선인 2세 작가인 “홍영우” 선생님의 손끝에서 좀 더 용감하고 진취적인 모습으로, 탐관오리들은 더욱 비굴한 모습으로 재탄생되었다.

세로로 쓰인 글이 낯설고 익숙하지 않아 불편하기도 하지만 세로쓰기 덕분에 전혀 방해 받지 않은 그림은 먹물의 번짐을 이용해 그 깊이를 더하고 있다.


홍길동하면 당시의 시대상을 잘 반영하면서 탐관오리를 벌하고 가난한 백성을 돕는 의적의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자신의 목숨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도 아버지와 형에게 해가 갈까 임금 앞에 나서는 모습은 유교국가인 우리나라에서 중히 여기던 효를 강조하는 모습을 찾아 볼 수 있다.


나라를 빼앗겨 어쩔 수 없이 일본에서 살아야 했던 작가는 어려서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 자주 이사를 다니고,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심한 차별 속에서 살았다고 한다.

작가는 차별 속에서 억울하게 살아야 했던 자신의 모습을 홍길동을 통해 풀려고 하지 않았을 까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처음 초판이 홍길동은 1982년 일본 도쿄의 조선청년사에서 출간되었고, 25년이 지난 다음 그 모습 그대로 우리 어린이들이 읽을 수 있게 되었다.

뒤숭숭한 요즘 작가의 말처럼 ‘갈라진 조국이 하나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활빈당의 깃발 아래 섰던 홍길동의 마음을 헤아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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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6-11-06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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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자,이벤트!!

그나저나 보리의 전래도 상당히 괜찮죠?

요새는 아주 떨어지는 곳 빼면 책이 기본 이상을 하니 고르기도 참 힘들어요.


초록콩 2006-11-06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제가 좋아하는 출판사 중 하나가 보리입니다용^^전래동화는 옛이야기 보따리 말씀하시죠???입말이라 잠자리에서 한가지씩 읽어주기도 좋고 아이 혼자 읽기도 좋던데요.

반딧불,, 2006-11-06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녜^^
옛이야기보따리 뿐만 아니라 전래그림책도요^^
어쨌든 요사이 책들 참 많이 좋아졌음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