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살소년과 신비의 개
케테 레하이스 지음, 미하엘 루펠 그림, 홍이정 옮김 / 푸른그림책 / 2006년 6월
평점 :
품절


 

어렸을 적 내가 아는 인디언들은 백인들을 잔인하고 죽이고 야만적인데다 주술을 부리는 악한의 이미지였다.

하지만 인디언의 땅에 무단으로 들어 와 그들을 죽이고 약탈했던 이는 바로 백인이었고 인디언들은 자신들의 터전을 목숨을 바쳐 지킨 것뿐이었다는 사실은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알게 되었다.


자신들을 자연의 일부라 생각했던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읽으며 자연과 호흡했던 그들의 모습을 들여다본다.

모두 5편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야기는 동물, 희생, 불, 생명, 자연의 대한 고마움을 테마로 이어나가고 있어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자연에 대한 사랑과 경외감을 함께 엿볼 수 있다.

사실적인 그림은 잘 알려지지 않는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이야기를 한층 더 신비롭게 해 준다.


오랜 옛날 인디언들의 땅에 말이 없던 시절,  모든 사람에게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아이라고 손가락질 받던 귀머거리 고아 소년 “화살소년”은 자신을 거두어 준 “저녁구름”추장을 위해 먼 길을 떠나 신비의 개(말)를 구해 오게 된다.

물총새와의 우정과 말을 몰고 초원으로 돌아오는 장면은 장엄함과 함께 가슴이 뭉클해 온다.

여자는 사냥을 할 수 없다는 명령을 가족을 위해 깬 “소녀사냥꾼”은 구름을 모아 비를 내리고 인간들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산신령 형제의 마음까지도 누그러뜨린다.


또한 붉은 여우의 도움으로 추위에 떨고 있는 부족을 위해 불을 찾아 용감하게 나선 소년의 이야기는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무시무시한 바위거인의 마음을 녹일 줄 아는 지혜를 가진 여동생과 사람들의 배고픔을 달래주는 연어에 대한 고마움을 새삼 느끼게 되는 연어소년의 이야기는 악을 누르는 게 더 큰 악이 아님을 알려주고 자연에서 얻는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일깨워 준다.


이야기 속의 소년소녀는 자신을 희생하여 부족을 구하고 가족을 구한다.

그렇다고 해서 자연을 크게 거스르거나 파괴하지는 않는다.

항상 감사하고 순응하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는다.

서구인들의 의해 자신들의 땅과 함께 모든 것을 빼앗겨야 했던 아메리카의 원래 주인인 인디언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미개인이 아닌 그들만의 눈부신 문화가 있는 인디언들의 모습을 발견한다.

 

인디언들의 자연관이 가장 잘 나타난 시애틀 추장의 연설문을 읽으며 인간과 자연은 하나라는 그들의 생각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된다.

“우리가 땅을 팔지 않으면 백인들은 총을 들고 와 빼앗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어떻게 하늘을 사고 팔 수 있단 말인가?

어떻게 대지의 온기를 사고 판 단 말인가?

신선한 공기와 재잘거리는 시냇물을 어떻게 소유할 수 있단 말인가?

소유하지 않은 것들을 어떻게 저들에게 팔 수 있단 말인가?

우리는 대지의 일부분이며 대지 또한 우리의 일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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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6-11-01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이런..눈이 번쩍 뜨이는걸요? 괜찮단말이죠?

초록콩 2006-11-01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큰 아들이 고른 건데 아주 반응이 좋네요. 제가 리뷰를 잘못 쓴 탓에 얼마나 좋아하는 지가 잘 안 나타났죠? 그림도 좋고, 내용도 좋고, 밤에 한 가지씩 읽어주면 작은 놈은 다음 이야기도 읽어 달라고 때를 썼던 책입니다. 큰 놈은 못 참고 혼자 읽었는데도 다시 읽어주면 열심히 듣는 이쁜 모습을 연출하는 책^^*

반딧불,, 2006-11-06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큰아이가 몇학년인가요? 예전 사진에서 보면 그리 크게 안느껴져서요.
울아들 요사이 책 안읽어서 제가 힘들거든요..ㅠㅠ;

초록콩 2006-11-06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딧불님 3학년이요~`

반딧불,, 2006-11-06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잘읽는군요. 부럽습니다.갈수록 책을 안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