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줌싸개가 정승 판서가 되었다네 - 제3권 홍성찬 할아버지와 함께 떠나는 민속.풍물화 기행 3
원동은 지음, 홍성찬 그림 / 재미마주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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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변 시인은 ‘귀천’이라는 시에서 죽음을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이라고 했다.

시인의 말처럼 인생이 언제나 즐거운 소풍길일 수는 없지만 소풍 끝나면 반드시 집으로 돌아오는 것처럼 마지막 종착지는 같을 것이다.

아무리 큰 부귀영화를 누리고 살았던 이라도 처음 태어나는 모습과 죽음을 맞이하는 모습은 다른 이와 같으니 세상은 그리 불공평하지만은 않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우리 조상들이 태어나 죽음을 맞을 때까지 모습을 옛 풍속과 곁들여 살펴 볼 수 있는 책 한권을 만났다.

삼신할머니가 점지해 준 귀한 자식이 일 년이 지나면 돌잔치를 하고오줌을 못 가려 소금 동냥을 다니기도 하지만  사내아이는 어느 덧 서당을 다니며 글공부를 시작한다.

곱고 고운 여자 아이는 봉선화 물들이고 나물 캐기를 하며 점점 자라난다.

어엿한 어른으로 자란 아이는 백년해로 서약하는 혼례식 치르고 신방 엿보기, 신랑 다루기로 이젠 진정한 어른의 길로 들어선다.


사내대장부 청운의 꿈을 안고 열심히 공부하여 장원급제하면 그때부턴 탄탄대로 벼슬길이 기다리고 있다.

양반이 자연을 벗 삼아 시회를 열고 탁족을 할 때 일반 백성들은 등목으로 여름 한철을 넘긴다.

현모양처가 꿈인 여인들은 방아를 찧고, 길쌈을 하며 고단한 여인네의 삶을 이러가고 평생 함께 행복하게 살았던 늙은 부부에 욕심 없이 살다 꽃상여 따고 이 세상 마지막 여정을 끝 마치게 된다.


우리 인간은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살아 왔다.

자식을 낳아 기뻐하고, 공부를 해서 출세하고 싶어 하고, 결혼을 하고, 그리고 자식을 낳고, 그리고 천수를 누리다 가길 소원한다.

이렇듯 언제나 누구나 똑 같은 일생이었지만 생활풍속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우리가 다 잊고 살았던 조상들의 생활모습과 함께 민요, 시조, 가사, 민담, 속담, 상식 등을 만날 수 있어 지식뿐만이 아닌 재미까지 선사하고 있다.


조선 후기엔 풍속화의 일종으로 사람이 때어나서 죽음을 맞을 때까지의 한평생을 그린 <평생도>가 있었다고 하는 데 이 책의 내용과 같지 않았을까 싶다.

우리 조상들이 과하게 욕심 부리지 않고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 했듯이 우리도 한 박자 쉬고 가는 여유를 부릴 줄 알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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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6-10-30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마주군요. 무조건 눈이 갑니다. 더구나 풍속에 관한거라니^^

초록콩 2006-10-30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딧불님도 재미마주 좋아하시는 군요^^믿을 만한 출판사라 저도 좋아합니다. 특히 이 시리즈는 정성이 많이 들어가서 더 좋구요.하긴 재미마주책은 다 정성을 많이 쏟지만요.ㅎㅎ

반딧불,, 2006-10-31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마주..제가 무슨 책이었더라..
여하튼 기억도 안나는 어떤 책을 보고 나서 그뒤로 무조건 품질에 대해선 걱정을 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