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식 만세! 더불어 사는 지구 5
실비 지라르데 지음, 퓌그 로사도 그림, 이효숙 옮김, 강지원 감수 / 초록개구리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린이에게 더불어 사는 삶을 알려주는 다섯 가지 이야기>라는 소제목을 단 친절함이 넘치는 책은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말이긴 하지만 설명하기 쉽지 않은 개념들을 재미있는 우화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그림으로 쉽고도 재미있게 설명해줍니다.

두 아이를 옆에 끼고 앉아 책 읽어주는 순간이 전쟁 같은 우리 집에 잠깐의 평화를 가져다주는 시간이라 이 아름다운 지구에 함께 더불어 사는 모든 생명체를 위해 건배하는 검은빛과 흰빛의 곰 두 마리처럼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조심스럽게 책장을 넘겨보았지요.

모두 다섯 개의 이야기와 국제연합이 만든 어린이 권리 헌장과 어린이 권리를 위한 단체들의 소개로 이루어진 책은 번역물임에도 불구하고 머리 노랗고 코 큰 제인이나 피터의 등장이 아닌 아이들에게 친숙한 동물들이 주인공이라 아이는 별 어려움 없이 내용을 받아들이더군요.


처음은 귀여운 병아리들을 통해 태어나 처음 만나는 사회인 가족에 대해 설명해줍니다.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인간들이 태어나 처음 만나는 사회인 가족의 여러 형태와 사는 모습이 다르고 언어가 다르고 생김새가 다르더라도 아이가 태어나 새로운 가족의 구성원이 되었을 때의 기쁨과 설렘을 통해 사랑과 행복을 느끼는 것을 아이 또한 흐뭇하게 바라보았습니다.

다음으로 서커스단의 코끼리와 생쥐이야기에서는 가족이 아닌 더 큰 사회 속에서 우리가 지켜야할 예절과 서로 도우며 사는 삶에 대해 이야기해주지요.

꿀꺽괴물들은 나무를 씹어서 걸쭉하게 만들어 내뱉었어요. 꿀꺽 괴물들은 그것으로 종이를 만들었어요.를 읽어 나갈 때의 꿀꺽괴물의 정체가 다름 아닌 우리 인간들이 모습임을 알고 아이는 놀라는 듯했습니다.

숲을 삼키고 공기와 물을 오염시키고 탐욕에 의해 점점 사라지는 생물들 이야기에서는 한숨을 폭 쉬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우리가 사는 하나밖에 없는 지구를 어린 꿀꺽괴물들이 함께 나무를 심고, 숲을 깨끗이 치우고, 쓰레기를 주워 종류별로 모으고, 몸도 씻고 이빨도 닦는 모습을 보며 안도했지요.

이 책에서 가장 친절한 부분은 바로 원숭이들의 나라인 “우스꽝”에서 벌어진 일들을 통해 어려운 개념들을 설명하는 대목입니다.

대통령을 뽑는 과정, 국무총리, 장관이 하는 일과 헌법이 필요한 이유와 행정 구역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또 아이들에게 다소 어려운 단어들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풀이해 주어 어렴풋하게 알고 있던 내용들을 명확하게 확인시켜주었지요.

인간이면 누구든지 누려야할 권리를 정리한 ‘세계 인권 헌장’을 읽으며 지구촌 어딘가에서 생김새가 다르고 생각이나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받고 학대 받고 심지어는 죽임까지 당한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했습니다.

아이와 목소리를 맞춰 어린이 권리 헌장을 읽으면서는 어른인 내가 과연 내 아이가 아닌 다른 아이에게 눈 돌려 살폈던가하는 반성이 일기도 해 아이나 저나 숙연한 기분으로 책장을 덮었습니다.


길지 않은 내용의 그림책을 상당히 긴 시간에 걸쳐 읽었습니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아이는 책 내용에 귀 기우렸고 마주이야기를 읽으면서는  질문과 이야기를 쉴 새 없이 조잘거렸습니다.

특히나 현대에 나타난 여러 형태의 가족이야기와 꿀꺽괴물편에서는 주변의 친구나 경험한 것들에 대해 길게 이야기하더군요.

아빠, 엄마, 아이들로 이루어진 보편적인 가족이 아닌 한 부모가족이나 입양 가족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색안경을 끼고 다시 뒤돌아 봤던 우리들의 모습을 반성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온 인류가 더불어 사는 지구를 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일일이 열거하고 저에게도 분리수거 철저, 세제 조그만 쓰기 등을 다짐 하게 했고요.

물론 아이 스스로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지구 사랑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여럿 꼽기도 했습니다.

말로만 떠드는 지구촌이 아닌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지구촌이야기는 내 주위의 작은 일뿐만 아니라 헐벗고 굶주리는 누군가를 생각하는 넓은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한층 어른스러운 눈빛이 된 아이는 이 얇은 그림책을 기억하며 나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아이가 아닌 세상에는 나만큼이나 소중한 다른 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며 신중하게 자라기를 바라고 또 바래봅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6-03-17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아이들에게도 꼭 읽혀주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