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옷이 더 예뻐
황유리 글 그림 / 길벗어린이 / 2004년 12월
평점 :
절판


벌써 일흔을 훌쩍 넘기신 우리 엄마 옷에 대한 기억은 흙 묻은 일복과 외출하실때 입으시던

한복이 전부입니다.

그러니 그 옷들을 탐내보지도 입어보지도 않았지요.

깡촌에서 농사 지으시던 엄마는 내가 국민학교를 졸업할때까지 쪽진 머리를 고수하셨으니

다른 젊은 엄마들처럼 뾰족구두도 빨간 립스틱도 욕심낼만한 예쁜 옷도 없었구요.

하지만 예준이를 보면서 아카시아로 파마하고 친구집에서 발라봤던 립스틱과

갓 시집온 언니의 신발을 몰래 신었던 내가 생각나 피식 웃음이 나왔습니다.

엄마가 외출한 사이 예준이는 엄마의 옷장에서 예쁜 옷을 꺼내 입고서 패션쇼를 해봅니다.

얼른 커서 엄마에 빨간 스웨터를 딱 맞게 입어보고도 싶고

하얀 드레스를 입고는 미스코리아가 돼보기도 하고

엄마의 코트는 예준이를 귀부인으로도 변신 시켜주기도 합니다.

예준이가 가장 좋아하는 빨강 바탕에 꽃과 나비가 알록달록 그려진 원피스를 입고

행복해하는 순간 초인종이 울리고 당황한 예준이는 허둥대다 치마를 찢어버리는

대형사고를 치고 맙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 온 할머니는 우는 예준이를 달래고는 이 어려운 난관을 어찌 해결할까

고민하시다 마술처럼 멋진 해결점을 찾으십니다.

마지막에 삼대가 한껏 멋을 내고 가는 외출길에 입고 있는 옷들이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군요.

선명한 그림과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잘 어울려 읽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책입니다.

더 이상 엄마 옷을 욕심 낼 예준이도 아니고 내 옷을 욕심낼 딸도 없는 엄마지만

훗날 내가 할머니가 돼서는 예준할머니처럼 지혜롭고도 멋진 할머니가 될 욕심을 부려봅니다.

우리집에서 벌어지는 일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지만 아이들은 참 재미있어 하네요.

딸을 가진 집에서 이 책을 읽는 다면 휠씬 더 유쾌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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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5-01-10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참 예쁜 동화책이네요. 제 딸은 엄마 옷 새로 산거 보면... "엄마 그 옷 예쁘네요. 저 크면 주세요" 한답니다.

초록콩 2005-01-10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이 아기자기 예쁘지는 않지만 읽고나면 미소가 번지는 책입니다.....이 책을 보며 딸 생각이 간절하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