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던이 우리들의 작문교실 2
이미륵 지음, 정규화 옮김, 윤문영 그림 / 계수나무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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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처럼 무던한 무던이는 열두살 때 어머니를 따라 간 지주의 집에서
아홉살 난 우물이를 만난다.
처음 본 우물에게서 사랑을 느끼지만 소작인과 지주의 관계인 두 사람은
이루어 질수 없는 사랑에 서러워 한다.
나이가 차 중매로 일봉이라는 총각에게 시집을 가게 되고
더 없이 인자한 시부모와 무던을 사랑하는 남편과 행복도 했으련만
무던은 홀로 남겨두고 온 어머니를 그리워 하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어느날 무던은 꿈속에서 우물을 만난 이야기와 그와 혼인하고 싶었다는 이야기를
일봉에게 숨김없이 말하게 되고 그 충격으로 일봉은 집을 나가 버린다.
화목하던 집안 분위기는 극도로 악화되고 모든 것이 다 자신의 탓으로 여긴
무던은 시집을 나오게 된다.
그 뒤 무던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처음 이 책표지의 그려진 무던이가 너무 곱고 예뻐서 그녀의 마음까지
그리 여리고 고울 것 같았다.
작가의 대한 사전시식이 없던터라 옮긴이가 따로 있다는 사실이 의아했다.
하지만 작가의 대해 읽으면서 왜 그의 작품에 번역가가 따로 있는 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가 왜 이리도 가슴시린 우리에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었는 가를 느낄수 있었다.
작가 이 미륵은 일제시대 독립운동을 하다 상하이로 망명하여 그 곳에서 독일로
유학을 가게 된다.
그는 조국이 독립된 후로도 돌아오지 않고 독일에서 작가로 활약하게 된다.
우리 작가이면서 한번도 우리말로 된 글을 낸 적이 없다는 사실이 더욱 가슴 아팠다.
무던이를 읽다보면 조국에 대한 향수가 그대로 녹아 있는 듯하다.
지금은 도저히 이해되지않는 삶이지만 그렇게 살아갈수 밖에 없었던
여인들의 삶을 볼 수있다.
"진정한 사랑은 결혼을 한 다음에야 오는 법이란다.신랑 얼굴 한번 보지 못하고
결혼하는 처녀들이 대부분이지만,그래도 모두들 나중에는 사랑을 느끼게 된단다."
무던의 어머니가 시집가는 딸에게 해 준 이 말이 그 시대의 여인들의 삶을
함축한 말일 것이다.
가장 한국적이여서 가장 세계적인 작가의 이야기에 생명을 불어 넣은 그림은
손에 잡힐 듯한 사실감을 느끼게 한다.
특히 눈오는 날에 혼례식은 그 자리에 있는 듯한 느낌이다.
너무나 착해 너무 슬픈 이야기 무던이는 우리네 할머니가 사시던 시절에
동네의 한두명쯤 있었음직한 순하고도 고운 여자 이야기여서
잊혀졌던 우리 할머니들의 삶을 보는 것 같아 더 가슴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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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설 2004-12-10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슬프네요.. 아니 가슴 아프네요..

초록콩 2004-12-10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도 무던이처럼 살아가야 한다면 어느 누구도 여자로 태어나길 원하지 않겠지요?그림이 정말 예쁜 책이네요.미설님 아직 안 주무시네.........

미설 2004-12-10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요.. 요즘 아들 재우면서 같이 자는게 보통인데 오늘은 일부러 일어났네요..

초록콩 2004-12-10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신랑이 아직 안 들어와서........조금 졸려오는 데 문 열어줘야 해서 이렇게 있습니다.애기가 한참 예쁠때죠?그때가 제일 좋았던 것 같아요.말귀도 다 알아 들었던 것 같고, 지 생각도 나타낼 줄도 알고요.제일 좋았던 건 엄마 밖에 모르는 게 제일 좋았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