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핀다 - 자연에서 찾은 우리 색 보림 창작 그림책
백지혜 글.그림 / 보림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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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바람 끝이 아침저녁으로 차갑긴 하지만 봄은 봄인가보다.

햇살은 사람을 나른하게 만들고 세상은 온통 봄빛으로 가득하다.

요즘 집 밖에 나갈 때면 전에 없던 버릇이 생겨 발걸음이 자꾸만 느려진다.

아파트 화단 잡풀 사이에 수줍은 듯 피어있는 작은 꽃들에 정신이 팔리고 하루하루 변해가는 연둣빛 나무에 자꾸만 눈길을 주게 된다.

노란 민들레는 말할 것도 없고 작은 바람에도 한들거리는 보랏빛 제비꽃도, 수줍은 듯 피어있는 꽃마리도 자꾸만 발걸음을 더디게 한다.

수없이 많은 봄을 맞고 또 보냈지만 올해처럼 하루하루 변하는 자연의 색에 넋을 놓아 본적이 없었다.

봄이 되도 한 번도 입 밖으로 내뱉지 않았던 말인 “꽃이 핀다.”라는 제목을 단 작은 그림책이 봄을 행복하고 넉넉하게 바꾸어 준다.


여리디 여린 찔레꽃 한 송이 덩그렇게 그려진 빨간 표지를 자꾸만 쓰다듬어 보다 가만히 책장을 넘기면 그야말로 꽃 세상이 펼쳐진다.

비단 위에 옛 어른들의 쓰던 천연 물감을 사용해 전통 채색 방법 그대로 그렸다는 그림은 책 속에 꽃이 피어난 듯 그 자태를 뽐내고 있다.

조상들이 즐겨 썼다는 13가지 색을 우리 산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과 열매를 이용해 소개하고 있어 친근하고 반갑기까지 하다.

왼쪽 면에 빨강, 동백꽃 핀다, 자주 모란꽃 핀다는 글 속에 색깔을 담고 아래로는 해설이 붙어 새롭고 오른쪽 면을 넉넉하게 사용해 꽃과 나무, 열매를 담은 것도 오롯이 그림만 볼 수 있어 좋다.


‘하양, 찔레꽃 핀다’에는 이런 해설이 붙어 있다.

하양은 빛을 상징하는 색으로 신성함, 깨끗함, 꾸밈없음을 뜻합니다. 하양도 오방색의 하나로 서쪽, 가을을 나타내요. 하양은 우리 옷에 가장 많이 쓰인 색으로 옛날 우리 조상들은 흰옷을 즐겨 입어 ‘백의민족’이라고 불렀대요. 찔레는 볕이 잘 드는 산기슭이나 개울가에서 많이 자라는 장미과의 떨기나무예요. 줄기는 활처럼 휘어져 덤불을 이루며 가시가 있고 꽃이 예뻐서 울타리로 많이 심었어요. 초여름에 향기로운 꽃이 피는데 주로 흰 꽃이 피고 더러 엷은 분홍색 꽃도 있어요.

딱딱하지 않은 해설 속에는 색상의 대한 설명과 함께 찔레의 대한 설명을 나란히 담고 있다.

하지만 꽃에 취해 색에 취해 책장을 넘기다보면 해설을 읽지 않고 건너뛰는 경우가 빈번해 진다.

다행인 건 해설을 읽지 않고 그냥 넘어 간다 해도 전혀 서운하지가 않다.

오방색과 오간색을 모르면 어떻고 꽃마리 이름의 유래를 모르면 어떠랴 싶다.

고유한 우리 색을 담고 있는 책은 봄과 잘 어울려 천천히 봄을 만끽하게 해줌은 물론 자연의 아름다움을 함께 느끼게 해 주는 건만으로도 충분히 박수 받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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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7-04-19 1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참 예쁠것같습니다